전-현직 회장 구설수…경총의 위기

통상임금·정리해고 등 현안 산적 잇단 돌발변수에 좌초 우려[아시아경제 최대열 기자, 임철영 기자]국내 대표 사용자단체인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 전·현직 회장의 처신이 도마 위에 올랐다. 통상임금 등 노사간 현안이 산적한 상황에서 잇단 돌발변수로 추진동력을 잃을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전임 회장을 지낸 이수영 OCI 회장은 과거 조세피난처에 부인과 함께 페이퍼컴퍼니를 설립한 사실이 22일 공개됐다. 이날 공개된 자료에 따르면 이 회장이 조세피난처에 계좌를 두고 거래를 한 시기는 2006년부터 2010년 사이로 경총 회장으로 있던 시기와 상당 부분 겹친다. 이 회장은 2004년부터 2009년 5월까지 4대 경총 회장을 지냈다.특히 이 회장의 경우 두 아들이 2007년께 미공개 정보를 이용해 부당이득을 챙긴 혐의로 유죄를 인정받은 일이 있어, 이번 페이퍼컴퍼니 설립이 오너 일가의 주식거래와 관련이 있는 게 아니냐는 의혹까지 추가로 받게 됐다.최근 자신이 몸담고 있던 회사에서 사의를 표명한 이희범 현 회장도 도의적인 책임에서 자유롭지 못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2009년 STX의 에너지부문 총괄회장으로 영입된 이 회장은 최근 회사의 구조조정을 앞둔 상황에서 돌연 그만두겠다는 뜻을 회사에 전했다. 향후 거취에 대해선 아직 알려진 게 없지만 이미 특정기업과 논의가 오가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이 회장은 입사 후 STX그룹의 중공업·에너지 총괄회장을 맡았지만 재직 시 한시적으로 STX에너지의 이사회부의장을 맡은 것을 제외하곤 등기이사로 이름을 올린 적이 없다. 전직 관료출신으로 대외업무를 주로 맡았기 때문으로 보인다.재계 한 고위 관계자는 "최고경영자가 상황에 따라 자신의 거취를 옮기는 건 당연한 일"이라면서도 "다만 경제단체장이 솔선해서 책임 있는 기업인으로써의 모습을 보여줄 필요는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두 회장 모두 소속 회사와 관련된 일이지만 전·현직 회장이 잇따라 도마 위에 오르면서 경총도 난처한 상황에 처했다. 특히 사용자단체로서 노동조합을 상대하는 까닭에 역대 경총 회장에게는 도덕성과 투명성이 요구돼 온 점을 감안하면 부정적 영향을 피하긴 힘들 것으로 보인다. 통상임금·정리해고 문제 등 현안을 제대로 챙길 수 있겠냐는 우려도 나온다.경제단체 한 관계자는 "경총 전·현직 회장들의 행적이 구설수에 오르고 있어 안타깝다"며 "다만 전직 회장에 대한 의혹의 경우 확정된 사안이 아니기 때문에 신중해야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최대열 기자 dychoi@임철영 기자 cylim@<ⓒ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산업부 최대열 기자 dychoi@산업부 임철영 기자 cylim@ⓒ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복사,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오늘의 주요 뉴스

헤드라인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