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여성지도자는..메르켈·클린턴 등 소프트리더십 맹위

獨총리, 유로존 위기해결 열쇠美국무, 차기 대선주자 거론라가르드, IMF 이끄는 홍일점호세프, 브라질 첫 女대통령[아시아경제 조목인 기자]미래학자 존 나이스비트는 21세기를 '3F의 시대'로 표현했다. 3F란 가상(Fiction), 감성(Feeling), 여성(Female)을 의미한다. 강인한 힘과 통솔력, 권위주의로 대변되는 남성 리더십의 시대가 가고 부드러움, 포용력, 배려와 공감을 특징으로 하는 여성 리더십 시대가 열렸다는 뜻이다.제18대 대한민국 대통령 선거에서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가 당선돼 우리나라도 여성 지도자의 시대를 맞았다. 1948년 국회의원 간접선거로 선출된 이승만 초대 대통령 이후 64년만에 사상 처음 여성 대통령이 탄생한 것이다. 이에 대해 미국의 유력 일간지 워싱턴포스트는 "신라의 진성여왕 이후 1000년 넘어 탄생한 한반도의 첫 여성 통치자"라고 보도했다.그렇다면 글로벌 여성 리더에 누가 있을까. 가장 먼저 특유의 지도력으로 침체에 빠진 유럽을 이끌고 있는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가 있다. 메르켈 총리는 미국 경제 격주간지 포브스가 선정한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여성' 리스트에서 1위를 차지한 인물이다. 남성까지 포함한 순위에서는 4위에 올랐다. 메르켈 총리는 2010년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의 부인인 미셸 오바마 여사에게 1위 자리를 한 차례 내준 것 말고는 2006년 이후 6년 동안 줄곧 1위에 올랐다.메르켈에게는 '최초'라는 단어가 항상 따라 다닌다. 독일 최초의 여성 총리, 동독 출신 첫 총리, 독일 최초의 과학자 출신 총리이기 때문이다. 유럽 재정위기 타개를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는 그는 사실상 유럽의 최고 지도자다. 그는 유럽 재정위기 속에서 그리스의 디폴트(채무 불이행)를 막는 데 가장 크게 활약하고 있다.미 국무장관 퇴임을 앞두고 있는 힐러리 클린턴은 벌써 2016년 대선 주자로 거론될만큼 영향력이 막강하다.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의 부인으로 뉴욕주 상원의원도 역임한 그는 2008년 민주당 대통령 후보 자리를 놓고 당시 버락 오바마 후보와 경합한 바 있다. 여성 리더십의 선두주자로 미국 위상을 높이고 있는 그는 포브스가 선정한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여성' 리스트 가운데 2년 연속 2위에 올랐다.재무장관 출신으로 프랑스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인물로 손꼽히는 크리스틴 라가르드 국제통화기금(IMF) 총재도 여성 리더십의 본보기다. 세계은행과 함께 글로벌 금융시장을 좌우하는 IMF 총재 자리에 여성이 앉은 것은 라가르드가 처음이다. 경제학자가 아닌 법조인이 IMF 수장 자리에 오른 것도 전례 없는 일이다.집행이사 등 모든 요직에 남성이 앉아 있는 IMF에서 여성 총재가 얼마나 리더십을 발휘할 수 있을지 회의감이 팽배했다. 그러나 라가르드는 미국계 글로벌 로펌인 베이커앤매킨지의 첫 여성 회장, 프랑스 재무장관을 역임했다. 그는 주요 8개국(G8) 최초의 여성 재무장관이기도 했다. 이때 갈고 닦은 특유의 협상력과 통솔력으로 글로벌 경제 문제의 '소방수' 역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중남미 여성 지도자로는 지우마 호세프 브라질 대통령과 크리스티나 페르난데스 아르헨티나 대통령이 있다. 룰라 다 실바 전 브라질 대통령 시절 에너지장관과 수석 장관(우리의 국무총리격)을 역임한 호세프는 2010년 브라질 최초의 여성 대통령이 됐다. 변호사와 교사인 부모 사이에서 태어난 호세프는 유복한 어린 시절을 보냈다. 그러나 학창 시절 사회주의에 심취했다. 1960년대 반(反) 군사독재 조직에 참여하면서 그의 정치생활은 시작됐다. 호세프는 대통령 취임 후 과감한 정치개혁과 경제정책을 단행해 '브라질의 대처'라는 별명까지 얻었다.아르헨티나의 페르난데스 대통령은 전 대통령 네스토르 키르치네르의 부인이다. 시의원과 상원의원을 거쳐 대통령에 당선된 페르난데스는 세계 최초의 부부 대통령이라는 기록도 남겼다. 그는 집권 이후 강력한 경제성장 정책으로 아르헨티나를 경기침체의 늪에서 끌어내고 있다. 호소력 있는 언변과 친화력으로 '아르헨티나의 힐러리'라는 별명을 얻은 그에게는 강한 카리스마도 있다. 결혼 후에도 남편의 성을 따르지 않아 독립심 강한 여성으로 평가 받는다.인도 최초의 여성 대통령으로 지난 7월 말 퇴임한 프라티바 파틸은 온화한 지도자로 정평이 나 있다. 인도는 의원 내각제를 택하고 있어 대통령 권한이 그리 크지 않다. 하지만 파틸은 아시아의 대표적인 여성 지도자로 꼽힐 만큼 정치 경력이 화려하다. 그는 젊은 시절 변호사로 빈곤 여성의 권익을 위해 애쓰다 1962년 주의회 의원 선거에서 국민회의당 후보로 당선됐다. 그의 나이 27세 때의 일이다. 이후 1985년까지 주의회 의원으로 5선에 성공한데다 20년 이상 장관직을 역임했다. 조목인 기자 cmi0724@<ⓒ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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