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전 국가 '15% 일괄 관세'
영국 수출 기업 비용 5조원↑ 전망
"중국·인도 등 오히려 반사이익"
미국의 관세 번복에 오랜 동맹국인 영국이 최대 피해자가 될 위기에 처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상호 관세 10%에 합의하면서 타국보다 유리한 고지를 점했다고 평가받았으나, 미 연방대법원이 행정부의 관세 합의가 위법이라고 판결하면서 무효가 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이후 트럼프 대통령이 모든 국가에 15% 일괄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발표하면서 오히려 관세율이 높아지게 됐다.
블룸버그통신 등 주요 외신들은 무역 모니터링 기구 글로벌 트레이드 알럿의 분석 결과를 인용하며 이번 조치로 인해 관세 부담이 가장 크게 늘어나는 국가는 영국이라고 2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탈리아와 싱가포르도 부담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반면 기존에 고율 관세가 적용됐던 중국과 브라질, 인도는 오히려 이전보다 부담이 줄어들게 됐다고 봤다.
샘 로우 플린트 글로벌 무역 전문가는 "기존 관세 10% 합의가 유지될지 불투명한 상황"이라며 "미국 측의 명확한 가이드라인이 나오기 전까지 영국 기업들은 사실상 15% 관세를 기정사실로 받아들여야 한다"고 설명했다.
영국 상공회의소(BCC)는 이번 관세 인상이 현실화할 경우 대미 수출 비용이 최대 30억파운드(약 5조8500억원)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직접적인 타격을 입는 영국 기업만 4만여개에 달한다. 다만 영국과 미국이 사전에 합의한 철강과 의약품, 자동차 분야의 관세 면제 조치는 유지될 것으로 전망돼 영국의 핵심 산업은 최악의 상황은 면했다.
브리짓 필립슨 영국 내무부 장관은 선데이 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우리 국익이 미국 측에 충분히 전달되도록 최고위급 채널을 가동해 긴밀히 협의 중"이라며 "영국 기업들이 겪고 있는 극도의 불확실성을 해소하기 위해 총력을 다하고 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무역법 122조에 근거해 15% 관세를 밀어붙이고 있다. 무역법 122조는 미 의회의 연장이 없으면 최대 150일 동안만 적용될 수 있다.
크로퍼드 팔코너 영국 전 최고 무역 협상가는 "스코틀랜드 위스키나 장난감 등 다른 제품을 수출하는 기업들은 과거 유럽연합(EU)이 겪었던 것과 맞먹는 고율 관세에 직면하게 됐다"며 "사실상 영국과 호주가 이번 조치의 가장 큰 피해자"라고 지적했다.
지금 뜨는 뉴스
한편 미국 상호 관세 위법 판결로 관세 정책이 재조정되면서 미국과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한 한국 제품의 미국 시장 경쟁력이 강화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한국무역협회는 전날 보도 참고자료를 통해 "미국의 새로운 관세 구조로 한국이 한미 FTA로 인한 최혜국대우(MFN) 관세 면제 효과만큼 가격 경쟁력 우위를 일부 회복할 여지가 있다"며 "MFN 실행세율 면제는 한미 FTA 원산지 기준 충족 제품에 한정되는 만큼, 철저한 특혜 원산지 관리가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심성아 기자 heart@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