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커피성숙기, 1년 새 판도 변화...원두 따지고 홈카페·디저트 문화로 확장

[아시아경제 오주연 기자] 한국 커피 시장 규모가 크게 성장하면서 한국 커피문화도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과거 커피전문점에서 만들어 주는 커피를 사서 마시던 소비자들이 직접 원두를 구매하고 로스팅을 하는 능동적 소비자로 진화하고, 집에서도 전문적인 수준의 커피를 즐기기를 원하고 있다. 또 커피전문점들은 이처럼 달라진 소비자들의 행동 패턴에 맞춰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는 새로운 전략을 모색하고 있다. ■요즘 소비자들, 원두 산지까지 따져먼저 소비자들의 커피 취향과 입맛이 고급화되고 있는 것이 가장 큰 특징이다. 커피 맛은 생두의 품질과 생두를 볶는 ‘로스팅’에 좌우되기 때문에 직접 생두를 볶아 내려주는 로스터리 카페를 찾거나 자신의 취향에 맞는 원두를 찾아 구매하는 능동적 소비자가 등장한 것이다. 오는 22일부터 코엑스에서 개최되는 ‘제 11회 서울카페쇼’에 온두라스, 페루, 케냐, 엘살바도르 등의 희소가치가 있는 다양한 커피 산지가 참가하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이들 국가들은 직접 부스를 차려 관람객들에게 자국 커피를 소개하고 현장에서 원두를 구입할 수 있도록 안내할 예정이다. 서울카페쇼에서는 커피 산지에 대한 한국 소비자들의 높은 관심을 반영한 ‘월드 커피 어드벤처 세미나’를 마련해 산지현황과 지역별 커피 특징 등 현지에서만 얻을 수 있는 생생한 정보도 제공한다.또 취미로 혹은 사업을 계획하기 위해 커피 지식을 갖추려는 1인 전문가가 늘어나면서 일반인도 쉽게 접하고 배울 수 있는 커피 강의에 대한 수요도 생겨났다. 서울카페쇼에서도 커피에 대한 기본적인 지식부터 커피 제조 과정, 전세계 커피 산업 트렌드까지 심도 있게 다루는 세미나를 강화해 전문적인 커피 지식에 관한 관람객들의 관심을 충족시키고 있다.■카페에서만 커피? 집에서 즐기는 ‘홈카페’ 문화 확산최근 불고 있는 ‘홈카페’ 문화 열풍도 변화한 커피문화 트렌드의 한 축을 형성하고 있다. 커피전문점에서 마시던 에스프레소와 카페라떼 혹은 홍차를 집에서도 그대로 즐기고 싶은 소비자들이 늘어나면서 가정용 커피머신과 명품 홍차를 개인에게 공급하는 업체들이 주목 받고 있는 것이다. 최근 가정용 커피 머신을 취급하는 업체가 크게 늘어나고 있다. 카파INT의 경우, 지난 9월 한국 최초 캡슐커피머신과 캡슐커피를 출시했다. 가정용 고급커피를 찾는 많은 소비자들에게 합리적인 가격의 캡슐커피를 공급해 홈카페를 대중화시키겠다는 의도에서다.또 호텔가를 중심으로 영국의 티타임 문화가 유행하면서 자연스럽게 집에서도 즐길 수 있는 홍차에 대한 수요도 늘어났다. 서울카페쇼에서는 이를 반영해 지난 10여년간 국내에 웨지우드(WEDGWOOD), 트와이닝(TWININGS) 등 다양한 홍차를 공급해온 에스앤피인터내셔널을 비롯한 여러 업체들이 특급호텔, 백화점 등에 공급되는 명품 홍차를 전시한다.■커피점, 수도권 외 출점 증가과거 서울,수도권 중심으로 문을 열던 커피전문점들이 수도권 외 지역에서 활발하게 출점하고 있는 것도 큰 변화다. 카페네스카페는 최근 한 달간 문을 연 6개 매장 중 4개 매장이 비수도권 매장이다. 지난 8월에는 부산에서 경남지역 예비창업자를 위한 사업설명회를 개최하는 등 비수도권 대상으로 더욱 적극적인 가맹사업을 펼치고 있다. 카페 드롭탑도 서울 7개 매장을 제외한 나머지 가맹점이 모두 부산을 비롯한 지방 중소도시에 위치해 있다.또 커피 외에 매장을 대표하는 사이드 메뉴를 구비한 특화매장의 증가도 눈에 띈다. 커피전문점이 단순한 만남의 장소를 넘어 아침식사와 단체회의 등 다양한 목적으로 이용되면서 디저트와 식사대용 메뉴를 찾는 소비자가 늘어났기 때문이다.스타벅스는 서울 시청 인근에 다양한 식사 메뉴를 제공하는 푸드 콘셉트 매장을 운영 중이며 카페네스카페는베이커리 메뉴를 강화한 특화매장을 선보였다. 또 망고식스, 투썸플레이스도 디저트 메뉴로 브랜드 경쟁력을 제고하고 있다.서울카페쇼 사무국 관계자는 "올해 서울카페쇼 참가업체와 전시 내용을 작년과 비교했을 때 1년 사이에 한국 커피문화가 또 다른 단계로 접어들었다고 판단할 만한 많은 변화를 보여주고 있다"며 "특히 올해 행사에는 역대 최다인 24개국이 참가해 한국 커피 시장과 커피문화가 해외에서도 주목할 만큼 성장했다는 사실을 보여준다"고 말했다.커피전문점 관계자는 "한국 커피 시장은 성장세가 가파른 만큼 트렌드도 역동적으로 변하고 있다"며 "한국 소비자들의 커피 입맛이 고급스러워지면서 일반인 커피 전문가가 탄생하고 대형 프랜차이즈들도 경쟁력을 갖추기 위한 방안을 마련하고 있는 것이 요즘 추세"라고 전했다. 오주연 기자 moon170@<ⓒ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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