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트라-중진공 밥그릇싸움에 수출인큐베이터사업 '삐걱'

[아시아경제 박민규 기자] 국내 중소기업의 해외 마케팅 및 진출을 지원하는 '수출인큐베이터'사업의 운영권을 놓고 코트라와 중소기업진흥공단(이하 중진공)이 밥그릇싸움을 벌이면서 사업이 삐걱거리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19일 국회 지식경제위원회 소속 정우택 새누리당 의원이 코트라와 중진공으로부터 제출받은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양 기관이 서로 수출인큐베이터사업을 일원화해 자신들이 운영해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불협화음을 내고 있다.중진공은 1998년도부터 국내 중소기업의 해외진출 조기정착을 지원하기 위해 저렴한 사무공간 마련과 비즈니스 편의 제공 등 수출인큐베이터사업을 시작했다. 중진공이 독자적으로 진행하던 이 사업은 2007년 입주 기업의 수가 217개로 입주율이 90%에 육박하고 7500만달러를 투입해 3억달러의 수출 실적을 기록하는 등 성공적이었다. 그러나 수출인큐베이터는 지식경제부의 '중소기업 해외마케팅 지원기관 일원화 조치'에 따라 2009년 1월부터 코트라가 입주 기업의 현지 지원을 맡고 중진공은 예산 지원 등 사업관리로 이원화돼 운영되기 시작했다. 중진공은 "이원화 운영 조치의 당초 목적은 중진공은 국내에서, 코트라는 해외에서 각 기관의 강점을 살려 중소기업에게 더욱 양질의 서비스를 제공하도록 하기 위한 취지였는데 지난 4년간 운영 결과 의도와는 달리 기관과 중소기업의 불편이 가중되고 있다"며 "해외 수출인큐베이터 운영권을 중진공이 회수해 입주기업 발굴부터 현지 운영·졸업 기업 사후관리까지 모든 절차를 중진공이 담당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주장했다.반면 코트라는 "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에도 불구하고 코트라가 사업을 운영한 이후 수출 계약 성사가 확대됐다"며 "수출인큐베이터사업을 해외 수출마케팅 전문기관인 코트라로 일원화해 마케팅 성과를 높여야 한다"고 반박했다.더 큰 문제는 사업운영 이원화 이후 4년 동안 제대로 예산배정이 이뤄지지 않았다는 것이다. 코트라는 마케팅 확장 등으로 2010년부터 중진공에 지속적으로 증액 요청을 해왔으나 증액은커녕 번번이 감액됐다고 밝혔다.주무 부처인 지식경제부도 이 같은 문제점을 인지하고 있다. 지식경제부 무역진흥과 관계자는 "예산 따로 운영 따로 가다 보니 이런 문제가 발생한다"고 말했다. 예산을 쥐고 있는 중진공이 사업을 회수하려고 힘쓰는 상황에서 마케팅 예산을 늘려주는 데 적극적일 리가 없다는 것이다.정우택 의원은 "현재 이원화돼 있는 체계에서 운영의 묘를 살리는 것이 중요하다"며 "예산 협의를 할 때 중진공하고만 하지 말고 지식경제부 장관과도 적극적으로 협의를 하는 등의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박민규 기자 yushin@<ⓒ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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