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병희 기자]18~19일(현지시간) 이틀간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릴 올해 네 번째 유럽연합(EU) 정상회의에서는 스페인 지원 문제가 최대 화두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애초 이번 회의는 은행 동맹과 단일화된 은행 감독 기구 설립 등 유로존 통합을 위한 좀더 장기적인 계획에 대해 논의하기 위해 마련된 것이다. 하지만 이번주 들어 스페인의 구제금융 공식 지원 요청이 임박했다는 관측이 제기되면서 당초 계획했던 논제들이 뒤로 밀릴 수도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로이터 통신이 17일(현지시간) 보도했다.통신은 은행 동맹, 단일화된 은행 감독 기구, 별도의 유로존 예산 마련 등 논의해야 할 현안이 산적해 있지만 스페인 지원 문제가 어떻게 결론이 나느냐에 따라 이들 문제들에 대해 논의할 시간이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이번 회의에서 유로존 정상들은 EU 차원의 정상 회의가 끝난 후 별도의 회의를 가질 가능성도 있다고 덧붙였다. 관계자들에 따르면 스페인은 이달 초부터 유로존에 지원을 요청할 준비를 해 왔으며 현재 그 방안으로 예방적 차원에서 500억유로 규모의 신용공여 한도 설정이 이뤄질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됐다. 하지만 스페인이 구제금융 지원 요청을 할 지는 여전히 불투명하다. 자칫 결론도 나지 않을 스페인 문제로 시간만 허비하다 은행 감독기구 설립 등 정작 중요한 화두에 대해서는 이렇다할 아무런 성과를 내지 못할 가능성도 있는 셈이다. 마리아노 라호이 스페인 총리는 신용공여 한도설이 제기된 후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와의 전화 회담에서 신용공여 한도 설정은 루머일 뿐이라며 믿지 말라고 당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독일도 스페인 구제금융에 대한 입장이 명확하게 정리되지 않은 상황이다. 볼프강 쇼이블레 독일 재무장관은 스페인에 대한 전면적인 구제금융은 필요없다고 말했지만 독일 집권 기독민주당 내에서는 구제금융펀드를 통한 스페인 지원이 이뤄져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이런 가운데 이날 스페인 국채 금리도 전일 대비 0.34%포인트나 급락하며 5.47%까지 하락해 스페인의 자금 조달 비용 부담이 크게 줄었다. 게다가 신용평가사 무디스는 전날 스페인의 신용등급을 강등하지 않고 투자 적격 등급 중 가장 낮은 Baa3로 유지한다고 밝혔다. 무디스가 스페인의 신용등급을 강등해 정크(투자 부적격 등급)으로 낮추면 스페인의 구제금융 신청이 빨라질 수도 있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스페인이 버티기를 할 수 있는 시간적 여유를 벌어준 셈이 됐다. 한 독일 관계자는 스페인이 언제 지원을 요청할 지에 대해서는 분명치 않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양 측이 이에 대한 사전 작업을 하고 있다고만 덧붙였다. 박병희 기자 nut@<ⓒ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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