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친 '사탕' 선물 산 A씨가 열받은 이야기'

'어라, 딸랑 한개네' 사탕포장 뻥튀기에 소비자 분통

[아시아경제 이윤재 기자] 화이트데이를 맞아 유통업계가 대대적인 판매행사를 펼쳤지만 과대 포장된 선물상자와 길위를 점령한 매대는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편의점 등에서 판매되는 한 사탕 제품은 겹겹의 포장으로 '눈속임'이라는 지적을 받았다. 미국 허쉬에서 제조하고 ㈜미성패밀리가 수입·판매하는 '아이스 브레이커스'제품이다. 편의점에서 3500원(42g)에 판매되는 제품으로 화이트데이를 맞아 세일즈 프로모션에 들어가면서 제품 포장을 뻥튀기했다.

▲화이트데이를 맞아 판매된 사탕 제품들이 과도한 포장으로 소비자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사진은 '아이스브레이커스'제품으로 실제 내용물(사진 아래)보다 5~6배 부풀려진 종이포장(사진 위쪽)으로 소비자들의 눈을 속이고 있다.

이 제품은 내용물과 크기, 가격이 기존 제품과 똑같지만 두꺼운 종이 재질의 사탕모양 박스로 한번더 포장했다. 제품의 내용물이 '알약' 모양으로 생긴 탓에 '사탕'임을 강조하기 위해 포장을 추가한 것이다. 화이트데이 특수에 편승하기 위한 '상술'인 셈이다.이 제품을 본 한 남성도 "안에 여러 개가 들어있는 줄 알았는데 하나밖에 없네"라며 속았다는 표정을 지어보였다.이 사탕박스 외에도 편의점의 화이트데이 매대에 올라온 제품은 하나같이 포장이 부풀려져 있었다. 편의점 점원은 "여자 친구에게 선물로 주는 것인 만큼 회사 프로모션 비용을 이용해 따로 포장을 한 것"이라며 "지나칠 수도 있지만 '선물'이니까.."라며 말을 흐렸다.편의점에서 구매한 제품을 선물받은 주신영(31ㆍ여)씨는 "제품을 막상 뜯어보니 정말 내용물이 빈약하다"며 "특별한 날의 상술이란 점도 이해하고 예쁘게 포장하는 것도 좋지만 실속은 없다"고 꼬집었다.

▲14일 서울시내 한 편의점이 화이트데이를 맞아 인도에 가판대를 설치하고 사탕 등의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

과대포장과 함께 길 위를 점령한 임시 판매대도 행인들을 불편하게 했다. 14일 서울 시내 대부분의 편의점들은 매장 앞에 가판대를 설치하고 별도 인력까지 고용해 판촉행사를 진행했다.한 편의점 관계자는 "특별한 이벤트가 있는 날에만 진행하는 만큼 관례적으로 그렇게 해왔다"며 문제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또 다른 관계자는 "편의점 사업자들이 개인사업자이기 때문에 자체적으로 판단해 그런 사례가 생길수도 있다"고 전했다.그러나 행인들의 시각은 달랐다. 한 시민은 "오가는 사람들만으로도 인도가 꽉 차는데 판매대가 있으니 더 복잡하고 사고 위험도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서울시 도로행정과 가로환경개선팀 관계자는 "이런 매대는 법적인 절차를 따지자면 '점용허가'를 받아서 점용료를 부과하고 이용하는 것이 맞지만 시민들의 편의를 위해 단속은 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이윤재 기자 gal-run@<ⓒ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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