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고전에 푹 빠진 김승호 회장

[아시아경제 신범수 기자, 박혜정 기자]"고전에 길을 묻다." 김승호 보령제약그룹 회장(사진)이 동양고전에 푹 빠졌다. 대학, 논어, 맹자, 중용, 손자병법, 도덕경…. 김 회장은 회사 전임원들과 함께 강의실에 앉아 동양고전 강의를 들으며 경영의 지혜를 구하고 있다.강의는 매달 1번씩 2시간 정도 진행되는데, 1월 첫 강의때는 '대학'을 통해 '평천하의 비전'을 배웠다. 2월에는 '논어'에서 군자론을, 이 달에는 '유교철학과 지식경영', '유교자본주의와 현대기업의 모습'에 대해 깊이 있는 대화를 나눴다.김 회장이 동양고전을 다시 들추는 이유는 뭘까. '공존공영(共存共榮) 더불어사는 세상'이란 창업정신을 다시 한번 가슴에 새기기 위해서란 게 보령제약 직원들의 전언이다.보령제약 관계자는 "김 회장은 세상을 살아가는 데 가장 중요한 것은 언제나 '사람'이라고 강조해왔다"며 "동양철학이 깃든 창업정신을 되새기고, 이를 전 임직원들에게 전파하려는 생각에서 김 회장이 '동양고전을 통해 바라본 경영철학 연구'라는 강의를 제안한 것"이라고 말했다.창업 54년째인 보령제약은 올 해 창사 이래 가장 중요한 시기를 맞았다. 지난해 판매허가를 받은 보령제약 최초의 신약 '카나브'를 시장에 안착시킬 수 있느냐가 올해 내 판가름난다. '은퇴 전 성공한 신약 한 번 만들고 싶다'는 것은 제약회사를 경영하는 모든 CEO의 꿈이다. 김 회장이 이 시점에서 '고전'을 꺼내든 것은 "중요한 시기일 수록 창업정신이란 초심으로 돌아가야 한다"는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읽힌다. 김 회장과 보령제약그룹 임원들이 공부하는 교재는 대학(자기경영), 논어(인간경영), 맹자(공존경영), 중용(철학경영), 도덕경(자율경영), 장자(혁신경영), 손자병법(전략경영) 등이다.강사는 민족문화콘텐츠연구원장인 박재희 교수가 맡았다. 동양고전의 지혜와 철학 속에서 자기관리, 조직관리, 성과 달성 등 경영의 새 길을 모색하고 급변하는 경영환경 속에서 기본을 돌아보는 시간을 갖는 것이 목표다.교육에 참여하고 있는 임원들의 만족도도 높다고 한다. 김지한 합성연구소 상무는 "자기관리는 물론 조직관리의 접근방법에 많은 도움이 되고 현업에 바로 적용할 수 있는 부분도 많아 수업 몰입도가 매우 높다"며 "경영기술서에서는 느낄 수 없는 깊이와 삶의 지혜는 업무뿐 아니라 개인적으로는 인생을 성찰하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신범수 기자 answer@박혜정 기자 parky@<ⓒ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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