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주류업체가 태국을 두려워하는 이유

[아시아경제 박선미 기자]태국 정부가 자국 내에서 판매되는 모든 종류의 술에 음주의 유해성을 경고하는 사진 라벨 부착을 의무화 하는 법안을 추진하고 있어 글로벌 주류업체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17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태국 정부가 제안하고 있는 술병의 30% 표면에 음주의 유해성을 경고하는 비교적 사실적인 그래픽 라벨을 붙이는 것은 무서운 내용들을 담고 있다. 이를테면 와이셔츠를 입지 않은 한 남성이 여성의 머리채를 움켜잡고 주먹을 들고 있는 끔찍한 사진에 '알콜 소비는 당신, 아이들, 그리고 가족들에게 해가 될 수 있다'는 문구가 쓰여져 있다. 또 하나의 샘플 라벨은 자살을 시도한 한 사람의 맨발이 허공에 둥둥 뜬 모습을 담으며 '알콜 소비는 의식을 변화시켜 죽음을 이끌 수도 있다'는 메시지를 포함하고 있다. 국제알콜정책연구소(ICAP)의 브레트 비반스 부회장은 이에 대해 "이제까지 본 것 중에 가장 끔찍한 모습을 담은 라벨"이라고 평가했다.만약 태국 정부의 계획이 실행에 옮겨지게 되면 영국의 디아지오, 프랑스의 페르노리카 등 글로벌 주류업체들은 태국에서 판매되는 앱솔루트 보드카, 조니워커 위스키, 기네스 맥주 등에 사진 라벨을 적용해야 한다.주류업체들이 우려하고 있는 것은 태국의 이러한 선례가 다른 국가들에게 까지 적용돼 전체 글로벌 주류 판매가 타격을 입지 않을까 하는 점이다. 태국에서는 지난 2005년 흡연의 유해성을 경고하기 위해 담뱃갑에 흡연으로 인한 폐해 사진을 적나라하게 노출했으며 이러한 정책은 영국, 말레이시아 등 다른 국가로까지 확대됐다.한편 새 라벨이 적용되려면 두 단계의 절차를 밟아야 하는데 이미 알콜 관련 업무를 관장하는 정부기관의 승인은 떨어진 상태고, 태국 총리가 현재 새 법안을 검토하고 있다.태국 정부가 최근 집계한 조사 결과에 따르면 약 41%의 태국인이 일상에서 정기적으로 술을 마셔 그 비율이 1996년 37%에서 높아졌다. 또 음주로 인한 각종 질병으로 유발되는 경제적 손실은 글로벌 평균치의 두 배 가량 되는 것으로 집계됐다.박선미 기자 psm82@<ⓒ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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