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 조직개편, 지방공기업 개혁서 초반 잡음...소통 활성화·기득권 세력 제압 과제
[아시아경제 김봉수 기자] 송영길 인천시장의 초반 시정 운영을 두고 말이 많다. 임기 시작 후 이제 17일이 지났지만, 인사ㆍ조직개편, 지방공기업 개혁 등에서 잡음이 일고 있다. 미숙한 초보 운영 탓도 있지만, 공무원ㆍ지방공기업 사장 등 기득권 세력이 야당 출신 시장의 시정 쇄신에 발목을 잡으려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 인사ㆍ조직 개편 '거센 반발'송 시장은 취임 후 첫 작품으로 고위직 공무원 중 개방형 임용직 숫자를 늘리고, 자신의 공약인 '경제수도 인천 건설'을 추진하기 위한 조직 개편안을 인천시의회에 제출했다. 하지만 이는 공무원들의 조직적인 저항과 일부 민간단체들의 반발에 부딪혔다.개방형 임용직 확대에 대해 공무원들은 "현 시장 임기 4년간 승진이 아예 없다는 얘기마저 돌고 있다"며 강력 반발하고 있다. 인천시 공무원노조는 이와관련 지난 13일 신동근 정무부시장, 14일 송 시장을 잇따라 만나 '공무원 사기'를 거론하며 개방형 임용직 확대 반대 입장을 전달했다. 주요 직위에 외부인 영입이 대거 늘어날 경우 하위직 공무원까지 연쇄적으로 승진이 늦어지는 문제점이 있다는 것으로 '기득권'을 지키겠다는 의미로 해석되고 있다. 또 경제수도추진본부 신설 등 조직 개편에 대해서도 일부에서 반발하고 있다.송 시장은 기존의 항만공항물류국을 없애는 대신 경제수도추진 본부를 신설해 그 산하에 항만공항물류국 산하 항공항물류과와 항만공항시설과, 경제통상국 산하 중소기업지원과를 옮겨 오는 조직개편을 추진 중이다.그러나 이에 대해 항만업계 일부에서선 "인천의 중심이 되는 항만과 공항 업무에 차질이 생길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송영길 인천시장. 사진제공=인천시
▲지방공기업 개혁에 '반란'송 시장은 인천시 산하 지방공기업이 그동안 본래의 설치 목적 보다는 인천세계도시축전 등 무리한 공약을 이행하기 위한 '도구'로 이용해 인천시의 부채를 늘려 왔다고 보고 강력한 개혁을 추진 중이다. 인천도시개발공사가 대표적 개혁대상으로 꼽히고 있다. 인천경제자유구역 등 각종 개발 사업에 무리하게 투자해 6조원대의 부채를 짊어져 결국 시민의 부담으로 돌아오게 됐기 때문이다. 송 시장은 특히 인수위원회를 인천도개공 사무실에다 차리는 한편 안상수 전 시장의 측근이 '부사장' 직위를 사칭하며 사실상 모든 업무를 지휘한 반면 어윤덕 사장은 허수아비 노릇만 했다는 사실을 공개하기도 했다. 또 인천교통공사의 경우 터미널관리라는 본래의 기능 외에 전 시장의 공약 사업인 800억원 짜리 월미은하레일을 건설했다가 사업성ㆍ안전성 등에 의심을 받고 있다. 인천관광공사도 인천도시축전을 위해 난데없이 호텔을 지었다가 손해를 봤다.이에 따라 송 시장은 최근 인천도개공에 대한 감사를 벌이는 등 지방공기업 개혁 작업에 착수했다.하지만 이같은 개혁 작업은 시작부터 '반란'에 직면했다. 어윤덕 인천도개공 사장은 부실 경영에 대한 책임을 지고 사퇴하라는 요구를 거부하고 있고, 오히려 송 시장이 퇴진 거부에 따른 보복성 감사를 하고 있다는 비난에 직면해 있다. 주객이 전도된 셈이다.▲ '소통'에 발목잡는 '시정 운영 미숙'이 문제, 기득권 세력 반발 잠재우기도 과제로이처럼 송 시장의 시정 쇄신 작업에 잡음이 일고 있는 것은 우선 '시정 운영 능력 미숙' 때문으로 분석되고 있다. 개방형 임용직 확대의 경우 공무원들의 반발과 시장 측근 인사 낙하산 임명설에 의해 발목이 잡힌 상태다. 그러나 인천시 공무원들의 경우 전국 1위 수준의 비리와 낮은 업무 능력 등으로 시민사회에서 개혁 대상으로 꼽히고 있다. 또 낙하산과 관련해선 송 시장은 "측근 낙하산은 없고 필요한 소수만 개방형으로 임명할 것"이라는 입장이다. 특히 인사 문제는 매우 민감하므로 보안 유지 및 신중한 접근이 필요했지만, 근거가 없는 '32세 측근 고위직 발탁설'이 나도는 등 송 시장과 측근들의 시정 운영 미숙이 그대로 노출된 사건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조직개편 과정에 대해서도 인수위에 참여했던 시민단체들과의 논의를 통해 준비됐던 사항인 만큼 부드럽게 풀어갈 수 있었다.하지만 공무원들에게만 맡겨 둔 나머지 관련 조례개편안을 시의회에 제출하고 직접 이해당사자들과 만나 설득하는 등 준비 과정에서 '소통 부족'이라는 문제가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면에서 현재 송 시장의 보좌진들이 지역 사정에 어둡고 정무적 보좌 기능에 심각한 문제가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또 지방공기업 개혁도 시민들이 충분히 필요성에 공감하고 있는 만큼 개별 사장들에게 사퇴를 종용하거나 감사를 벌이는 것 보다는 다른 접근 방법을 찾았어야 한다는 훈수도 나오고 있다. 무엇보다 송 시장에게는 공무원ㆍ지방공기업 및 SPC 사장 등 기득권 세력들의 저항을 '조용하지만 확실하게, 민주적으로' 제압해야 하는게 과제로 남았다는 분석이다. 이에 대해 인천 지역 시민단체 한 관계자는 "지방공기업 개혁이나 공무원 개방형 임용직 확대, 경제수도 추진 본부 건설 등 송 시장의 정책들은 시민단체들이 참여한 인수위원회 시절 논의됐던 것들이고 필요성이 인정된 것"이라며 "송 시장이 이들 현안을 잘 풀어가려면 시민들과의 소통 통로를 잘 활용하는 한편 기득권 세력들의 발목 잡기를 분쇄하기 위한 철저한 준비와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봉수 기자 bskim@<ⓒ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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