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스터스 우승으로 '우즈 대타' 확실히 각인, 특유의 '아내 사랑'도 우즈의 연설편력과 대비
[아시아경제 김현준 골프전문기자] "우즈空山은 내가 접수한다"'넘버 2' 필 미켈슨(미국ㆍ사진)이 '꿈의 메이저' 마스터스 우승으로 드디어 '우즈 대타'의 면모를 갖추기 시작했다. 미켈슨은 '골프황제' 타이거 우즈(미국)가 지난해 11월 자택 앞에서 의문의 교통사고를 낸 이후 연이어 불거지는 '섹스스캔들'로 사면초가에 몰려 급기야 '선수 활동 중단'을 선언하면서 가장 유력한 '차세대 골프황제'로 부각됐던 선수다. 그 출발점이 바로 우즈의 '복귀전'인 마스터스가 됐다.올해 PGA투어는 세계적인 불황속에서도 일찌감치 46개 대회(총상금 2억7080만 달러ㆍ한화 약 2311억원)의 '돈 잔치'를 만드는데 성공했다. PGA투어는 그러나 우즈의 '섹스 스캔들'이라는 예상치 못한 '핵폭탄'을 얻어맞았다. 우즈가 코스를 떠나면서 곧바로 스폰서들이 투어를 외면하기 시작했고, TV시청률 저하와 갤러리의 급감 등 엄청난 파장이 일었다.이런 시점에서 미켈슨의 존재는 '흥행'에 절대적이었다. 오랜 세월 우즈의 그늘에 가려져 있던 미켈슨은 특히 아내 에이미의 유방암 투병을 위해 투어를 접고 병간호에 전념했던 가정적인 면모까지 더해 우즈의 '여성편력'과 대비됐다. PGA투어가 내심 '백인의 우상' 미켈슨이 마스터스에서 우승하면서 '세계랭킹 1위'에 오르기를 기원할 법도 했다. 미켈슨은 그러나 시즌 초반 예상외의 부진으로 실망감을 안겨줬다. 마스터스 이전까지 7개 대회에서 우승은 커녕 AT&T페블비치내셔날 공동 8위로 '톱 10' 진입이 딱 한차례 뿐이었다. 파머스인슈어런스오픈에서는 오히려 미국골프협회(USGA)가 올해부터 새로 적용한 그루브 규정에 맞서 20년 전 핑아이2웨지를 들고나와 논란만 일으켰다. 미켈슨은 이러다 스티브 스트리커(미국)가 노던트러스트오픈에서 우승한 지난달에는 세계랭킹 2위 자리마저 빼앗기며 '넘버 3'로 전락하는 수모까지 겪어야 했다. 미켈슨과 함께 '우즈방어군'의 주축이었던 '황태자' 어니 엘스(남아공)가 2승을 수확하자 PGA투어가 그나마 안도의 한숨을 몰아쉬었지만 사실 우즈의 명성을 이어가기는 역부족이었다. 미켈슨의 마스터스 우승에 PGA투어가 열광하는 것이 이때문이다. 미켈슨은 이번 마스터스에서 첫날부터 5언더파를 몰아치는 등 줄곧 선두권을 유지하면서 그동안 절치부심한 흔적을 내비쳤다. 미켈슨은 더욱이 3라운드 13~ 15번홀에서는 '이글- 이글- 이글성 버디'를 때리며 우즈 못지 않은 드라마틱한 장면도 연출했다.현지에서는 이번 대회 내내 미켈슨이 오히려 우즈 보다 많은 '구름갤러리'를 동원했다는 평가도 있다. 이번 우승으로 세계랭킹 2위에 복귀한 미켈슨의 행보가 더욱 주목되는 까닭이다. 우즈의 다음 대회 출전이 아직 확정되지 않았지만 올해 지구촌 골프계의 화두는 '우즈 vs 미켈슨'의 맞대결로 요약될 것이 분명하다.김현준 골프전문기자 golfkim@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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