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매매가 관건..증권가도 엇갈린 전망
9월의 네 마녀의 날(쿼드러플위칭데이)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되면서 만기 후 증시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10일 쿼드러플위칭데이는 오히려 네 마녀가 선물을 안긴 하루였다. 외국인이 현ㆍ선물 시장에서 강한 매수세에 나서면서 수급적으로 안정을 되찾았고, 이 덕분에 코스피 지수는 장 중 1640선을 넘어서는 등 고공비행을 즐겼다. 코스피 지수가 1640선을 넘어선 것은 지난해 7월2일 이후 14개월여만이다. 연고점을 새로 쓰며 만기일을 무난히 넘겼지만 만기일 이후의 증시 전망은 그리 밝은 것만은 아니다. 무엇보다도 논란이 되고 있는 것은 바로 외국인의 매매 패턴이다. 외국인은 이날 현물시장에서 4300억원을 사들이며 오랫만에 매수세다운 매수세를 보여줬고, 이것이 많은 투자자들에게 안도감을 안겼다. 하지만 9월에 접어들기 시작하면서 외국인의 매수세가 눈에 띄게 둔화된 것은 사실이다. 이날 하루 4000억원이 넘는 매수세를 보이긴 했지만, 단 하루 강도높은 매수세를 보였다는 점에서 안심하기는 이르다. 최재식 대신증권 애널리스트는 "국내증시가 여타 글로벌 증시에 비해 더 많이 오른 만큼 차익욕구도 여전히 강하다"면서 "미 증시가 강하게 상승탄력을 회복하지 않는 이상 외국인이 강한 매수세를 보이기를 기대하기란 쉽지 않다"고 말했다. 선물시장에서도 7000계약의 매수세를 보였지만 그간의 매도 물량을 청산한 것으로 해석되는 만큼 의미를 부여하기가 쉽지 않다. 윤선일 동양종금증권 애널리스트는 "8월 이후 외국인은 선물시장에서 사고 팔고를 반복하며 뚜렷한 방향성을 보이지 않았는데 이는 시장에 대한 태도 자체가 관망세로 바뀌었음을 의미한다"며 "강한 매수세가 일단락된 상황인데다 중국증시 등의 부진한 흐름이 지속되고 있는 등 불안요인이 엿보이는 상황에서 외국인이 지속적으로 매수에 나설지 여부는 판단하기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 게다가 그동안 국내증시를 이끌어온 주도주의 탄력이 둔화된 점도 우려되는 부분이다. 최근의 달러약세 현상이 지속되면서 국내 대표 수출주들에 대한 실적 우려감이 제기되자 외국인들 역시 매도에 나서고 있고, 이것이 주도주의 주가 하락을 이끌고 있다. 시장의 흐름과 주도주의 흐름이 일치한다는 점에서 볼 때 최근 주도주의 약세는 시장의 탄력 둔화로 연결될 수 있는 부분이기도 하다. 글로벌 증시의 상승에 대한 불안한 시각이 늘어나고 있는 점도 짚어볼 필요가 있다. 실제로 투자의 귀재인 워런버핏은 주식 매입량을 줄이는 대신 안전자산인 채권의 비중을 늘리고 있다. 주식시장의 추가 하락을 우려하고 있다는 이야기도 된다. 뉴욕의 경우 증시가 상승세를 지속하고 있지만 채권 역시 강세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 2007년 10월 주식시장이 고점을 찍은 이후 큰 폭으로 주저앉았을 당시 채권시장은 무려 4개월 전부터 강세기조를 보이고 있었다. 불안한 외부환경에 채권시장이 먼저 반응하는 만큼, 최근의 채권강세 흐름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는 뜻이다. 뮤추얼펀드업체 TWC그룹의 제프리 건드라크 수석투자전략가는 "우리는 돈을 빌려오면서 그것을 '경제성장'이라고 부르고 있다"며 "이는 실질적인 경제활동이 아니다"고 지적했다. S&P500 지수가 1000선을 넘어서면 매도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해온 그는 "시장의 터닝포인트가 눈 앞으로 다가왔다"고 우려했다. 김지은 기자 jekim@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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