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율형 사립고, 연간 학비 600만원 넘을 듯

신청 학교 67% 자격 기준 미달 일반 고교가 자율형 사립고(자사고)로 전환되면 등록금이 500만원, 수익자 부담경비까지 포함하면 연간 학비가 600만원을 넘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16일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 등 67개 교육단체로 구성된 '자율형사립고 대응 공동행동'이 자사고 신청학교의 등록금과 교육청 지원금을 토대로 등록금 인상률을 예상한 결과다. 자사고는 교육청으로부터 재정 보조를 받지 않아 현재의 재정 규모를 유지하기 위해서 등록금 인상이 불가피하다. 학교별로 자사고로 전환돼 교육청 지원금이 없어질 경우 기존 재정구조를 유지하기 위한 등록금 인상률을 예측한 결과 서울지역 ㅂ고교는 7.6배, ㅈ고교 4.4배, ㄷ여고 3.8배 등 평균 2.9배를 인상해야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학생들은 등록금 외에 보충수업비 등 '수익자 부담경비'를 내야 하는데 2007년 기준으로 수익자부담경비는 등록금의 60% 수준이었다. 따라서 자사고가 됐을 경우 수익자 부담경비를 전혀 인상하지 않고 현재 수준으로 유지한다 하더라도 학부모가 학교에 납부해야 하는 부담금은 현재 등록금의 3.5배로 예상됐다. 이를 금액으로 환산하면 등록금은 500만원, 수익자부담금 포함은 600만원 수준이다. 또한 공동행동에 따르면 지난 10일 현재 서울 33개교 등 전국 11개 시·도지역 51개교가 자사고 전환을 신청한 가운데 35개교가 초·중등교육법이 지정한 자사고 설립 최저기준인 ‘등록금 대비 재단전입금’ 비율(3~5%)에 미달했다. 서울 이외 지역에서 지난해 현재 전입금 비율 기준을 충족한 학교는 부산 해운대고·대구 계성고·경기 일산 대진고 등 3곳 뿐이었다. 서울 지역에서도 기준을 충족한 고교는 33곳 중 39%인 13개교에 불과했다. 정부는 2012년까지 전국에 자사고 100곳을 설립할 계획이다. 그러나 인천 등 지방에서는 전환신청 고교가 거의 없고, 신청고교 가운데도 기준을 충족하는 곳이 많지 않아 계획에 차질을 빚을 것으로 보인다. 한편 교육시민단체들은 서울에서 자사고 입학조건을 중학교 내신 상위 50~100%로 제한하는 것을 추진하자, 학생의 지원 자체를 성적으로 제한하는 것은 고교 평준화를 해체하고 교육 양극화를 심화시키는 일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김보경 기자 bkkim@asiae.co.kr <ⓒ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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