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rong>김유정 교통전문 리포터 인터뷰</strong>
서울 서초구 반포로를 통해 올림픽대로에 진입하려던 회사원 박모씨가 서둘러 경로를 바꿔 강변북로로 향했다. 오후 2시 '57분', 라디오에서 "올림픽대로가 많이 막힌다"는 얘기를 들었기 때문이다.
박씨에게 유용한 정보를 준 사람은 김유정 교통 전문 리포터다. 그가 MBC라디오 '57분 교통정보'를 통해 시시각각 서울 도로상황을 알려준 지 어느덧 7년.
"서울 교통을 꿰고 있다"는 김 리포터는 15일 기자와의 인터뷰 때 스스로를 '교통 전문가'라고 소개했다. 그는 "이제는 차가 막히는 현상을 넘어 왜 막히는지, 어떤 일이 있을때 정체가 발생하는지도 알 수 있을 정도"라며 "심지어 '인간 내비게이션'이란 소리도 듣는다"고 말했다.
김 리포터는 "가령, 서울 시내 유명 백화점 세일 기간이 되면 근처 도로뿐 아니라 그 쪽으로 향하는 도로 곳곳이 평소와 달리 많이 막히는데 운전자들이 이를 당연하게 여기면서도 참고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며 "차가 막히는 데는 다 이유가 있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인간 내비게이션'인 김 리포터도 실제 내비게이션을 사용한다. 그러나 절대 의존하진 않는다. 그는 "내비게이션이 유용할 때도 있지만, 훨씬 빠른 길을 두고 막히는 길로 안내할 때가 많아 그냥 참고만 한다. 때론 내비게이션의 안내를 들으면서 '이건 좀 아닌데'라는 생각도 한다"고 설명했다. 그에게 내비게이션은 말 그대로 '보조기기'에 불과하다.
김 리포터는 나아가 운전자들에게까지 내비게이션에 너무 의존하지 말고 길을 많이 익힐 것을 강하게 주문했다. '사고 위험' 때문이다.
그는 "요즘 운전자들이 대부분 내비게이션을 장착했는데, 기계에 너무 많이 의존하는 것 같다"며 "스스로 길을 찾지 않고 운전하다가 내비게이션 안내대로 급하게 경로를 바꾸는 과정에서 사고 위험이 커진다"고 지적했다.
김 리포터는 이어 "심지어 아는 길도 기계를 켜둔 채 맹목적으로 따라가는 경우가 많다"며 "길을 정확하게 익혀 두고 스스로 찾아 운전하는 게 사고 예방에도 더 좋다"고 덧붙였다.
그에겐 이따금씩 항의전화가 걸려온다. 대부분 '방송을 듣고 찾아간 길이 너무 막혔다'는 불만섞인 얘기들이다.
김 리포터는 "방금 전까지 잘 뚤리던 길도 돌발상황이 생기면 금세 막히는 경우가 있는데, 이런 경우는 저도 어쩔 수 없다. 내비게이션에는 물론이고 저에게도 지나치게 의존하시면 안 된다"며 웃었다.
그래서일까? 기자가 광화문에 위치한 서울지방경찰청에서 인터뷰를 마친 뒤 여의도 가는 빠른 길을 묻자 김 리포터는 "그냥 아는 길로 여유롭게 가시는 게 가장 안전하고 빠른 길"이라며 배웅 해줬다.
김효진 기자 hjn2529@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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