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신문 이혜린 기자]2월 새롭게 선보이는 노래와 영화가 휴대폰을 주요 소재로 하고 있어 이채롭다.
2월 발표되는 신곡 중 무려 3곡이 휴대폰을 소재로 하고 있으며, 제목이 '핸드폰'인 신작 영화도 있다. 휴대폰은 발라드에서 헤어진 연인과의 연결고리며, 영화 속에선 개인정보를 모두 갖고 있는 위험한 물건이다.
지난 5일 발매된 수호의 새 미니앨범 타이틀곡 '부재중 전화'는 헤어진 여자친구의 전화를 기다리는 심정이 애절하게 녹아있다. 이별 후 휴대폰에 문자메시지가 올 때마다 '혹시 그 사람은 아닐까' 기대해 본 사람이라면, 그냥 지나치기 어려운 노래인 셈.
'하루에도 수십번 울리는 문자에도 난 넌 줄 알았서'라고 시작되는 명료한 후렴구 가사와 피처링을 맡은 김범수의 호소력 짙은 목소리가 늦겨울 분위기에 딱 맞아떨어진다.
6일 공개된 왁스의 디지털싱글은 '부재중 전화'의 여성버전 발라드다. 제목은 '전화 한번 못하니'다.
'전화한번 못하니. 벌써 날 잊어버렸니. 아님 이제 내 번호 조차도 기억 못하니'로 시작되는 가사는 헤어진 연인의 전화를 애타게 기다리는 여성의 심정을 그려내고 있다.
오는 17일 공개되는 신혜성의 정규3집 사이드2 타이틀곡은 이들 헤어진 연인의 다음 스토리를 다루고 있다. 제목은 '왜 전화 했어···'. 헤어진 여자친구가 갑자기 전화를 걸어온 상황. 여자친구가 차마 말을 잇지 못해 가슴 아파하며, 서로의 그리움을 확인한다는 내용이다.
신혜성은 최근 일본 삿포로에서 이영아와 함께 설경을 배경으로 아름다운 영상을 담아 뮤직비디오를 꾸며둔 상태다. 오는 17일 공개된다.
한편 영화에서 휴대폰은 다소 다른 얼굴을 하고 있다. 발라드곡에서 휴대폰이 헤어진 연인과의 유일한 연결지점으로서 애틋한 마음을 갖게 하는 매개체라면, 영화에선 한 사람을 벼랑 끝으로 내몰 수 있는 무시무시한 존재다.
19일 개봉하는 박용우, 엄태웅 주연의 '핸드폰'은 여배우의 사생활이 담긴 휴대폰이 분실된 후 배우의 매니저와 휴대폰을 습득한 사람 간의 팽팽한 신경전을 그리고 있다. 현대인이 휴대폰 안에 얼마나 많은 정보를 갖고 다니는지, 그것이 다른 사람의 손에 들어갔을 때 얼마나 위험한 일이 벌어질 수 있는지 경고하는 작품.
'핸드폰'의 한 관계자는 "휴대폰이 우리 일상 깊숙이 들어온 지 10년 가량이 지났다. 최근에는 기술의 발달로 휴대폰에 의존하는 정도도 더욱 심해지고 있다. 한번쯤 휴대폰에 대해 짚어볼 필요는 있다"고 말했다.
이처럼 휴대폰이 대중문화의 주요 소재로 각광받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휴대폰이 현대인의 필수품이 되면서, 창작자들의 일상에도 큰 영향을 미치고 이는 다시 창작활동으로 이어지는 것이다.
특히 현재 대중문화시장에서는 보통 사람의 일상을 다룬 노래 가사가 공감을 얻고, 실화를 다룬 영화가 대중의 호기심을 끌고 있다. 따라서 창작자들은 일상을 '재점검'하게 되고, 이 과정에서 휴대폰이 자연스럽게 주요 소재로 떠오를 수 밖에 없다.
실제로 수호의 '부재중전화'와 영화 '핸드폰'은 창작자의 직간접적 경험이 녹아있다. '부재중 전화'는 수호가 3년 전 여자친구와 헤어졌을 때 휴대폰 소리만 나도 깜짝 놀라던 일상을 그린 곡이다. 그는 "이별 후 전화기를 두손에 꼭 쥐고 전 여자친구의 전화를 기다리는 심정이 너무 생생해서 가사로 썼다"고 말했다.
'핸드폰'은 한 영화관계자가 휴대폰을 분실했다가 섬뜩한 경험을 했던 실제 이야기에서 모티브를 얻었다. 스릴을 위해 극적인 전개와 주인공을 손보긴 했지만, 전체적인 틀은 영화와 실제가 흡사하다.
한편 노래의 경우 휴대폰을 소재로 등장시키는 또 다른 이유가 있기도 하다. 컬러링, 벨소리 등으로 휴대폰과 음악이 밀접한 연관관계를 맺고 있는 것. 휴대폰에 관련된 음악을 구입하는 만큼 휴대폰 소재의 곡도 좋은 반응을 얻으리라는 계산이다. 수호는 "아무래도 전화와 관련된 노래다보니, 컬러링으로 좋은 반응이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혜린 기자 rinn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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