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종석, 홍지영, 이호재 감독(왼쪽부터)
[아시아경제신문 고경석 기자] '제2의 나홍진 감독' '제2의 이경미' 감독은 누가 될까?
지난해 개봉한 영화 중 '추격자' '영화는 영화다' '미쓰 홍당무' '과속 스캔들'은 모두 신인 감독들의 데뷔작으로 흥행이나 완성도 면에서 크게 주목받은 바 있다.
올해에도 충무로엔 신인감독들의 열풍이 거세다. 2월 개봉하는 네 편 중 세 편이 신인감독의 작품이다. 5일 개봉하는 두 편의 영화 '마린보이'의 윤종석 감독과 '키친'의 홍지영 감독, 12일 개봉하는 '작전'의 이호재 감독이 그들이다.
◆ '마린보이' 윤종석 감독
'마린보이'는 도박빚 때문에 해상 마약운반을 떠맡게 된 전직 수영선수과 마약사업가 그리고 그의 여인이 펼치는 돈과 사랑의 삼각관계를 그린 작품. 한국예술종합학교 영상원을 졸업하고 단편 '잠복근무 29일째' '복수의 엘레지' 등으로 주목받은 윤종석 감독의 장편 데뷔작이다.
윤 감독이 '마린보이'를 준비한 것은 2004년부터다. 윤종석 감독은 바다를 배경으로 액션과 멜로가 공존하는 전통적인 누아르 장르를 시도했다. 윤 감독은 "장르영화의 기본에 충실한 고전 영화들처럼 사람에 대해 이야기하고 감정에 대해 표현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한국영화 중 가장 많은 수중촬영을 감행한 '마린보이'에 대해 윤 감독은 "잘 알았다면 절대 도전하지 않았을 작품"이라며 어려움을 토로했다. 신인감독의 새로운 시도가 한국 영화계에 긍정적인 결과를 이끌어낼 수 있음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 '키친' 홍지영 감독
홍지영 감독의 '키친'은 독특한 삼각관계를 그린다. 펀드매니저를 그만두고 레스토랑을 준비 중인 남자와 그를 '형'이라 부르는 아내 그리고 남자의 아내와 우연히 사랑에 빠져버린 남자의 요리 스승. 세 사람이 한 집의 부엌을 공유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가 '키친'의 줄거리다.
이 영화의 연출을 맡은 홍지영 감독은 '서양골동양과자점 앤티크'의 민규동 감독과 영화적 동지다. 모 신문사가 운영하는 문화센터에서 영화제작 수업을 들었고, 한국영화아카데미를 다녔으며, 프랑스에서 영화 유학을 마쳤다. 민 감독의 단편 '허스토리'의 제작을 도왔으며, '서양골동양과자점 앤티크'는 각색을 담당했다.
'미쓰 홍당무'의 이경미 감독이 낯설고 생경한 캐릭터와 이야기로 주목받았다면, 홍지영 감독은 비교적 익숙한 삼각관계를 '부엌'이라는 공간과 섬세한 심리묘사를 통해 표현해 주목받았다. 홍 감독은 "불륜을 미화하려는 의도는 없지만 불륜이라기보다 사고 같은 사랑을 표현하고 싶었다"고 연출 의도를 설명했다.
◆ '작전' 이호재 감독
‘작전’은 한국의 경제 현실과 잘 맞아떨어지는 작품이다. 독특하게도 '주식 작전'을 소재로 한 이 영화는 미국에서 영화연출을 전공한 신인 이호재 감독이 연출을 맡았다. 이 감독은 아시아나국제단편영화제와 뉴포트비치필름페스티벌 등에서 재능을 인정받았다.
이호재 감독은 "재태크 수단으로 많은 관심을 받고 있는 주식이 영화의 소재로 눈에 들어와 구상을 시작하게 됐다"며 "취재를 하다 보니 주식과 관련한 세계의 요지경을 보게 됐고 주가조작의 어두운 세계를 재미있고 유쾌하게 풀어내고 싶었다"고 연출 의도를 소개했다.
'작전'은 다소 어려울 수도 있는 주식이라는 소재를 스릴러 장르로 끌어들여 흥미롭게 풀어냈다는 평가를 받았다. 주식에 대해 문외한이었다는 이 감독은 "2006년부터 2년간의 취재 과정을 바탕으로 시나리오 작업을 했다"며 "리얼리티 확보 차원뿐만 아니라 관련된 사람들의 말투, 행동, 세상을 보는 가치관, 개념들을 시나리오에 많이 반영했다"고 세밀한 취재 과정을 설명했다.
고경석 기자 kav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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