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파이 뽑는데 "재택 되나요?" 묻는 MZ…獨정보기관 '절레절레'

독일 첩보기관 연방정보부
"휴대폰·재택 허용 안 된다"
청년 인력 충원 어려움 토로

독일 첩보 기관인 연방정보부(BND)가 신규 채용에서 재택근무를 요구하는 지원자들 때문에 어려움을 토로했다고 주요 외신들이 2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재택근무를 요구하고, 일터에서도 휴대전화를 내려놓지 않겠다는 청년 지망생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보도에 따르면 브루노 칼 BND 국장은 "요즘은 당연하게 받아들여지는 이런 조건을 우리는 허용할 수 없다"면서 이같이 전했다. 특히 그는 "BND에서는 보안상 이유로 재택 근무하는 것이 거의 가능하지 않다"면서 "일터로 휴대전화를 들고 가는 것도 안 된다"고 말했다.

[이미지출처=픽사베이]

이에 따라 베이비 붐 세대가 점차 은퇴하면서 신입 충원을 확대해야 하는 상황이지만 적절한 후보를 찾는 게 큰 문제가 됐다고 칼 국장은 설명했다. 이런 분위기는 특히 코로나19 팬데믹 사태를 겪으면서 한층 두드러졌다는 것이 로이터 분석이다. BND 구성원은 6500명 정도로 알려졌다.

다만 재택근무를 검토하는 정보기관도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영국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영국 해외정보국(SIS·MI6)은 최근 채용 웹사이트에서 "개인적 약속을 피해 일할 수 있는 유연한 근무"를 제공한다고 홍보했다. 미국 중앙정보국(CIA) 또한 재택근무와 관련해 이를 검토하는 "여러 실무 그룹이 있다"고 밝힌 바 있다.

한편 BND는 냉전 시대이던 1956년 서독에서 설립됐으며 1989년 동서독이 통일한 뒤에도 입지를 지키고 있다. 그러나 2003년 미국이 이라크 침공하기 전 미국과 긴밀히 내통하거나 독일 내 언론인을 사찰했던 사건으로 논란이 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