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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산 딸깍발이]다윈이 비글號에 올랐던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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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산 딸깍발이]다윈이 비글號에 올랐던 이유 (종의 기원-톺아보기/찰스 다윈 지음/신현철 역주/소명출판/2만9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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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종화 기자] 영국 케임브리지대학 신학과 학생 찰스 로버트 다윈(1809~1882)은 "왜 생물들이 다를까", "어떻게 생물들이 다르게 되었을까"에 대해 고민하기 시작했다.


당시 이 질문에 대한 대은 고민거리가 아니었다. 이미 정해져 있었기 때문이었다. "전지전능한 창조주가 다르게 만들었다"는 정답을 그 누구도 부정할 수 없는 시대였다. 그러나 다윈은 이 정답을 부정하고 인간의 이성으로 다른 답을 찾고자 애썼다.


대학을 졸업하자마자 다윈은 '비글호(號)'에 올랐다. 비글호로 항해하면서 세계 곳곳에 있는 생물들을 채집하고 관찰했다. 생물과 생물 사이의 상호작용, 생물과 무생물적 요인 사이의 작용과 반작용으로 생물들이 달라지기 시작했고 달라진 생물들이 생존을 위해 몸부림치는 과정에서 점점 더 많이 달라진다는 점도 알게 됐다.


다윈은 이런 과정이 무한 반복되면서 옛날에 없던 새로운 생물이 탄생했음을 깨달았다. 그리고 생물학자로서 다름을 인정하지 않았던 사람들에게 다름을 알려주기 위해 20년간 '종의 기원' 집필에 매달렸다.


창조론을 정면으로 뒤집어 엎는 책의 내용에 영국은 물론 세계 전역의 기독교인들이 반발했다. 반면 프랑스는 뒤늦게 장 밥티스트 라마르크(1744~1829)의 '용불용설'을 부각시키며 자국에서 창조론 부정 학설이 먼저 나왔다고 시샘했다.


다윈이 '종의 기원'을 발간하기까지 20년이나 걸렸던 것도 이 책이 세상에 미치게 될 이런 파장들을 예상했기 때문이다.


1859년 초판 발행 이후 13년 동안 많은 부분이 첨삭됐다. 내용 일부분은 통째로 사라졌다 다시 생기기도 했다. '종의 기원'은 다윈의 생애 전반에 걸쳐 고쳤다 다시 되돌리는 과정을 겪어야 했다. 다윈에게 '종의 기원'은 명예와 비난을 동시에 안겨준 선악과였다.


창조의 근간을 뒤흔든 저술에 대한 사회적 압박이 극심했겠지만 책의 내용이 어렵다는 단점도 무시할 수 없는 부분이었다.


'종의 기원'은 유명세만큼이나 읽기 어렵다는 악명이 높은 책이다. '종의 기원-톺아보기'는 이런 악명에 대해 의식한 듯 독자의 이해를 돕기 위한 노력이 돋보이는 책이다.


페이지마다 달린 주석 2200여개로 '종의 기원'에 나오는 많은 용어와 당시 시대상에 대해 설명하고 인명사전과 요약노트까지 첨부해 독자의 이해를 도왔다. '종의 기원'에서 다윈이 고치기를 반복했던 단락 중 하나는 마지막 부분이다. 번역자에 따라 약간씩 달라지긴 하지만 '종의 기원-톺아보기'를 번역한 신현철은 이렇게 정리했다.


"처음에는 소수였던 유형이거나 단 하나였던 유형에 몇몇 능력들과 함께 생명의 기운이 불어넣어졌다는 견해에는 장엄함이 있다. 그리고 이 행성이 고정된 중력 법칙에 따라 자신만의 회전을 하고 있는 동안, 너무나 단순한 유형에서 시작한 가장 아름답고도 훌륭한 유형들이 끝도 없이 과거에도 물론이지만 현재에도 진화하고 있다."


'종의 기원' 초판이 나온 뒤 기독교 측의 반발은 엄청났다. 2판에서는 '생명의 기운이 불어넣어졌다'는 부분에 '창조주에 의해(by the Creator)'라는 문구를 추가해 '창조주에 의해 생명의 기운이 불어넣어졌다'로 바꿔 출간해야 했다. 이런 일화에 대해 역자는 주석으로 당시 시대상을 설명해준다.


역자는 이렇게 설명했다. "인류의 출현을 설명하는 것으로 보인다. 다윈이 '종의 기원'에서 인류의 기원에 대해 언급했지만, 이후 6판에서는 이런 언급을 삭제했다. 지구가 움직이지 않고 있다는 전근대적인 사상이 코페르니쿠스의 지구가 돈다는 과학혁명으로 무너졌음을 빗대고 있다."


비록 '창조주에 의해'라는 문장을 삽입해야 했지만 생물학에서도 종이 창조된 게 아니라 진화의 결과이며 진화는 계속되고 있다는 진실은 포기할 수 없다는 것이다. 다름을, 달라졌음을 인정하지 않는 사람들에 대해 비판한 다윈의 심리와 창조론에 대해 부정하지 않으려는 당시 사회상을 풀어 설명한 것이다.


다윈은 '다름'을 받아들이지 않는 사람들과 관련해 "많은 사실들에 대한 설명보다 설명할 수 없는 어려움을 더 중시하는 성향을 가진 사람이라면 그 누구라도 내 이론을 확실히 반대할 것"이라고 '종의 기원'에서 언급했다.


그러면서도 "사고가 많이 유연하고 종의 불변성을 이미 의심하기 시작한 자연사학자들은 이 책의 영향을 받을 것"이라며 "그러나 나는 젊고 떠오르는 자연사학자들에게서 확신을 가지고 미래를 예견하는데, 이들은 문제의 양면성을 공평무사하게 바라볼 것"이라고 자신했다.


역자는 이런 다윈의 의견에 대해 "다윈 당시에는 신을 부정하는 일은 종교재판의 대상이 됐다"면서 "신을 믿고 안 믿고는 한 개인의 양심에 관한 것이지 종교재판의 대상이 돼서는 안된다는 주장을 펼친 것"이라고 해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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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의 기원'은 여전히 어려운 책이지만 역자의 주석을 곁들여 읽는 재미는 충분하다. 다윈은 여섯 번의 '종의 기원' 개정판을 출간했다. 마치 일곱 번째 개정판을 읽은 기분이다.




김종화 기자 justin@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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