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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밥통 사외이사]①'9년째 재임' 등장…5대금융 40% 장기 재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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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주총서 주요 금융사 사외이사 선임 결정
금융당국 "이사회 장기 잔류 문제"

신한·하나 올해 9년째 연임하는 사외이사 나와

[철밥통 사외이사]①'9년째 재임' 등장…5대금융 40% 장기 재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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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 말 열리는 5대 금융지주의 주주총회에서 금융권의 최대 관심사는 사외이사 선임이다. 윤석열 대통령이 나서 "주인 없는 기업은 투명한 지배구조 만들어야 한다"(1월 30일, 금융위 업무보고)고 했고,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지배구조가 불투명해진 원인에 대해 "사외이사가 경영진과의 친소 관계로 이사회에 장기 잔류하는 것은 문제"(2월 6일, 금감원 업무보고)라고 지적했기 때문이다. [관련기사] '철밥통 사외이사'


금감원은 이사회 견제를 위해 실태점검에 나서고 이사회와 연 1회 면담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금융위원회 주도로 '내부통제·지배구조 제도개선 태스크포스(TF)'도 시작된다. 당국이 이처럼 연달아 경고 신호를 보내고 있지만, 업계와 온도 차는 있다. 이달 말 주총이 끝나도 주요 금융사에서 '철밥통 사외이사'가 심심찮게 눈에 띌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철밥통 사외이사]①'9년째 재임' 등장…5대금융 40% 장기 재임
강산이 바뀌는 동안…9년째 사외이사

7일 아시아경제가 현재 5대 금융지주와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사외이사 임기를 분석한 결과, 총 64명의 사외이사 중(우리지주·은행 겸임 3명 제외)에서 지주 계열사를 포함해 4년 이상 장기 재임자(3연임 이상)는 26명(40%)으로 집계됐다. 이중 가장 오랫동안 한 사람은 성재호 이사(신한카드 4년·신한지주 4년)와 허윤 이사(하나은행 3년·하나지주 5년)로 무려 '임기 8년'을 기록했다. 허 이사는 서강대학교 국제대학원 교수, 성 이사는 성균관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다.


두 사람 모두 이달 주총만 거치면 '임기 9년차'에 들어선다는 게 특징이다. 각 사에서 1년 추가 연임을 결정하면서 법에 명시된 최대 임기를 채우게 된 셈이다.


금융회사의 지배구조법을 보면 '한 회사에서 6년 이상 사외이사로 재직했거나 그 회사 또는 계열회사에서 사외이사로 재직한 기간을 합쳐 9년 이상인 사람'은 사외이사 선발 대상이 아니다. 바꿔 말하면 최대 9년까지 사외이사를 할 수 있다는 의미다. 원래는 '무한 재직'까지 가능했었는데 3년 전에 법을 바꿔 이 정도로 줄여놨다.


올해 신한지주의 사외이사는 사실상 한명도 바뀌지 않는다. 올해부턴 12명 체제에서 9명 체제로 바뀌는데 이 중 8명은 기존 사외이사들이 연임하고, 나머지 1명은 임기 2년으로 지난해 선임된 사외이사다.


하나금융지주도 남는 사외이사가 더 많다. 총 8명 중 떠나는 사람은 2명 뿐이다. 9년째에 접어드는 허윤 이사 외에도 5년 임기를 채운 3명이 머물기로 결정되면서 6년차가 된다. 이 외에도 3년·2년차가 되는 사람이 각각 1명씩 있다. 지주 말고도 신한은행 혹은 하나은행의 장기 재임 사외이사들 중 연임하는 이들이 있으면 '철밥통 사외이사'들이 추가로 나올 수 있다.


[철밥통 사외이사]①'9년째 재임' 등장…5대금융 40% 장기 재임

우리금융지주·우리은행 겸임 사외이사로 '6년'간 재임했던 노성태, 박상용, 장동우 이사가 사의를 표명해 3명은 교체된다. 하지만 4년째 재임 이사 중 2명(정찬형·김준호)은 1년 더 임기를 연장해 '임기 5년'째 이사로 선임될 예정이다.


KB금융지주의 경우 임기 5년이 지난 이사들을 교체하기로 했다. 그러나 재임 기간이 비교적 짧은 순으로 3명(김경호·권선주·오규택)은 올해 연임될 예정인데 올해 각각 5년·4년·4년째에 접어들게 된다.


결과적으로 금융지주들이 이사회 물갈이에 나섰다고 하지만, 사외이사 장기 재임 문제에서 벗어날 수 없는 형편이다. 참고로 NH농협지주만 1명이 연임하는 데 그쳤다.


안 바꾸나, 못 바꾸나
[철밥통 사외이사]①'9년째 재임' 등장…5대금융 40% 장기 재임

금융당국이 사외이사 역할을 감독하겠다는 이유는 뭘까. 주요 경영 의사를 결정하는 사외이사들은 이사회에 오랫동안 남아 회장의 '참호'를 구축하는 거수기 역할을 한다는 게 당국의 지적이다. 지주 회장의 임기는 3년이지만 그것만 채우고 물러나는 사람은 보기 드물다. 연임은 물론 3연임, 4연임까지 신경 쓰다 보니 단기에 성과를 내기 위한 실적 경쟁에 치우치게 된다. 당국은 사모펀드 사태와 같은 불완전판매나 대규모 횡령 사고가 터진 배경도 여기에 있다고 본다. 우리금융지주 사례가 대표적이었다. 이 때문에 당국은 사외이사의 장기 잔류를 막는 게 중요하다고 판단했다.


이런 분위기를 알면서도 금융회사들이 더 큰 폭의 교체를 못 한 건 사외이사를 맡겠다는 인물을 찾기 어렵다는 이유도 있다. 최근엔 한 금융사 CEO 역시 사외이사직을 제안하기 위해 일부 후보군을 접촉했다가 빈손으로 돌아올 수밖에 없었단 얘기도 회자된다.


A 금융지주 관계자는 "이번 정권에서 사외이사 연임은 '죄악'이나 다름없다는 걸 알고 있지만, 금융사 사외이사는 타 산업 분야 회사 사외이사와 겸직할 수 없어서 인기가 없다"며 "사외이사 후보군에 포함될 만한 역량과 경험을 갖춘 인물들은 대체로 경제적으로도 윤택한 편인데다 금융당국의 감시와 견제도 심해져서 할 만한 후보들은 '피곤하다'며 손사래를 치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B 금융지주 관계자도 "사외이사 후보군을 충분히 검증해야 해서 장기적으로 관리하는데 이들 중에서 새 사외이사를 맡겠다는 사람을 찾지 못하면 갑자기 다른 사람을 찾아서 뽑는 것이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사외이사 인원수를 줄인 것도 특징이다. 12명에서 9명으로 줄인 신한지주를 비롯해 우리도 지주 1명, 은행 1명을 줄였다.



사외이사들이 경영 의사 결정 과정에서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찬성만 한다'는 지적에 대해서 C 금융지주 관계자는 "이사회가 열리기 전에 미리 사외이사에게 충분히 설명하고 조율하기 때문에 오히려 이사회에선 이견이 나오기 힘든데 이걸 두고 독립성이 없다고 비판하는 것은 무리"라며 "제 역할을 하는 사외이사들의 임기가 연장되는 것까지 터부시하진 말아야 한다"고 했다.




심나영 기자 sny@asiae.co.kr
이민우 기자 letzwin@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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