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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중일 경제격변기]④4월 이후 日통화정책 변화 기대…이창용 "달러화도 변수"

수정 2023.01.19 07:48입력 2023.01.19 0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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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올해 '초저금리 정책' 전환 가능성
일본과 경쟁하는 韓 수출기업은 호재
이창용 "日정책 전환, 달러 흐름이 중요"

'엔저' 시대가 저물고 있다. 일본은행이 18일 기존 금융완화 정책을 유지한다는 결정을 내리긴 했지만, 시장에선 오는 4월 구로다 하루히코 총재의 퇴임 전후로 전격적인 정책 전환이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세계 경제력 3위인 일본의 통화정책 전환은 동북아시아뿐 아니라 세계 시장에도 큰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특히 일본과의 수출경합도가 높고 경제적으로 밀접하게 연결된 한국은 파급효과가 더 클 수밖에 없다. 전문가들은 일본의 정책 전환으로 엔화가치가 오르면 당장 우리 기업의 수출경쟁력이 좋아질 수 있으나 대(對)일 무역적자가 늘어나는 등 부작용도 예상되는 만큼 예의주시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한중일 경제격변기]④4월 이후 日통화정책 변화 기대…이창용 "달러화도 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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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저금리 유지했지만…기조전환 유력

2013년 아베 신조 전 총리 시절 도입된 일본의 초저금리 정책은 '돈으로 경제를 살리겠다'는 취지로 시작됐다. 당시 일본은행과 정부는 공동성명을 통해 1990년대 이후 계속돼 온 디플레이션(장기 물가하락)에서 벗어나 경기부양을 도모하고자 대규모 금융완화와 초저금리 정책을 펼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이후 일본은 단기금리를 -0.1%로 낮췄고, 장기금리 지표인 10년물 국채 금리도 0% 수준으로 유도해왔다.


일본은행은 전날 열린 금융정책결정회의에서도 이같은 정책을 그대로 유지하기로 했다. 지난 회의에서 일본은행이 10년물 국채금리를 0%로 유지하되, 금리 변동폭을 기존 '±0.25%'에서 '±0.5%'로 늘리는 사실상의 금리인상에 나선 만큼 이번에도 정책 변화 가능성에 관심이 모였으나 '서프라이즈'는 없었다. 다만 시장에서 향후 일본은행의 정책 전환은 기정사실로 받아들여진다. 미국의 가파른 기준금리 인상에도 '나홀로 저금리'를 유지해온 일본이 더이상 초저금리에 따른 부작용을 감당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롤러코스터'를 타는 엔화도 문제다. 지난해 1월 초 달러당 115엔 수준이었던 엔화는 같은해 10월 32년만에 최저 수준인 150엔까지 하락했다. 일본 정부는 환율 방어를 위해 9~10월 두달 사이 9조엔 이상을 투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에는 엔·달러 환율이 130엔 아래로 내려왔으나 이전과 비교하면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1년 동안 달러 대비 엔화가치는 12.43% 떨어져 원화(-4.37%), 유로화(-5.33%), 파운드화(-9.21%), 위안화(-6.31%) 등보다 절하폭이 훨씬 컸다.


[한중일 경제격변기]④4월 이후 日통화정책 변화 기대…이창용 "달러화도 변수"
3월 '깜짝 통화정책 완화' 가능성도

일본은행은 오는 4월 구로다 하루히코 총재가 퇴임하면 본격적인 정책 변화에 나설 것이 유력하다. 골드만삭스(GS)와 시티(Citi), JP모건 등 글로벌 투자은행(IB)들은 일본은행의 지난해 말 수익률곡선제어(YCC) 정책 변경을 시작으로, 올해 통화정책 정상화가가 추진될 것으로 내다봤다. 10년 간 이어진 저금리로 일본 금융회사들의 부담이 커진 데다, 최근 환율 변동성 확대에 따른 기업들의 어려움과 국채시장 혼란까지 겹쳐 '아베노믹스'를 계속 유지하기는 사실상 불가능한 상황이다.


올해도 일본의 물가상승률이 목표치를 하회할 것으로 예상돼 일본은행이 당장 정책 기조를 전환하기는 쉽지 않다는 의견도 나오지만 일본이 점진적으로 YCC 정책 폐지 수순을 밟을 것이란 데에는 이견이 없다. 한국은행도 올해 일본의 통화정책 방향에 대해 "장기간 YCC 정책 시행에 따른 수익률곡선 왜곡 등의 부작용을 줄이기 위해 추가 정책조정이 필요하다"며 "완화적 통화정책 기조의 근간인 정부와 일본은행간 공동성명의 수정 가능성이 제기되는 등 정치적 모멘텀의 변화 조짐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지평 한국외대 융합일본지역학부 특임교수는 "구로다 총재는 시장의 예측대로 하지 않으려는 스타일이 있다"며 "12월 갑작스런 정책 변경으로 시장에 충격을 준 것처럼 퇴임 전인 3월에 완화에 나설 수 있고, 아니면 미국의 금리인상 속도가 약해진 만큼 총재가 바뀐 이후 느긋하게 할 가능성도 있어 보인다"고 말했다.


[한중일 경제격변기]④4월 이후 日통화정책 변화 기대…이창용 "달러화도 변수"
'엔고'는 韓 수출에 도움

일본은행의 초완화적 통화정책이 끝나고 엔화 가치가 오르면 한국 경제에는 긍정적이다. 지난해에는 달러가 급격히 오르는 가운데 엔화는 '역대급' 약세를 보여 한국 기업의 부담이 컸다. 엔화 가치가 떨어지면 일본의 수출상품은 가격 경쟁력을 갖게 돼 세계시장에서 일본과 경쟁하는 우리 기업에 부담이다. 한국경제연구원이 지난해 말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엔·달러 환율 상승률이 1%포인트 오르면 한국의 수출금액 증가율이 0.61%포인트 하락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엔고 초기에는 일본과의 수출경합도가 높은 국내 자동차, 철강, 가전제품 등이 수혜 업종이 될 전망이다. 2010년과 2016년 등 과거 엔화 강세가 이어졌을 때에도 한국 수출에 긍정적으로 작용해 경기회복 기대감이 커진 바 있다. 특히 엔고는 우리니라 여행수지 개선에도 도움이 된다. 지난해 엔화 가치가 급락하면서 일본 여행 수요가 늘어 적자폭을 키웠는데, 엔화가 반등하면 우리 관광산업과 여행수지 개선에도 숨통이 트일 것으로 기대된다.


다만 엔고로 일본에서 수입하는 품목의 가격이 오르면 대일 무역수지에는 나쁜 영향을 줄 수 있다. 우리나라는 반도체 등 주요 수출품의 핵심 소재·부품을 상당수 일본에서 수입해 매년 만성적인 무역수지 적자에 시달린다. 이 교수는 "수입금액이 오르니 다소 부담이 있을 수 있지만 수출 측면에서도 도움이 되면 감당할 수 있을 것"이라며 "항상 엔고는 우리 산업에 호재였다"고 말했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전날 서울외신기자클럽 기자간담회에서 "일본 정부의 결정도 중요하지만 달러화 강세가 어떻게 바뀌느냐에 따라 일본 YCC 정책이 받는 압력도 달라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일본이 금리를 올려 해외로 나갔던 일본 자금이 자국으로 들어오면서 어떤 영향을 줄지는 여러 나라에서 관심을 갖고 있다"며 "저는 그래도 이자율 갭이 워낙 크기 때문에 당분간 캐피털 아웃플로(capital outflow, 자본 유출)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한중일 경제격변기]④4월 이후 日통화정책 변화 기대…이창용 "달러화도 변수" 구로다 하루히코 일본은행 총재가 18일 도쿄 일본은행 본부에서 열린 금융정책 결정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문제원 기자 nest2639@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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