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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지혜의 트렌드와치]취향으로 하나되는 수다의 場, 태그니티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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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뮤니티, 커머스로 진화하다

[최지혜의 트렌드와치]취향으로 하나되는 수다의 場, 태그니티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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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백하건데 필자는 드라마 덕후다. 최근 꽂힌 드라마는 ‘스물다섯 스물하나’였다. 연출, 각본, 배우 여기에 음악까지... 모든 것이 완벽하게 조합된 드라마를 정말이지 오랜만에 만났고, 드라마가 방영하는 내내 설렜다. 첫 화부터 빠져든 사랑은 결국 드라마 오픈카톡방에 입성하게 만들었다. 인생 드라마라고 꼽을 수 있는 작품은 지금까지 몇몇 있었지만 오픈카톡방에 입성한 것은 처음이었다. 스물다섯 스물하나에 빠진 사람들은 일주일 내내 카톡방에서 드라마를 재생하고 해석하고 추적했다. 나와 비슷한 또래가 대다수일 거라고 생각했는데, 대화가 이어질수록 짐작이 틀렸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익명이라 정확하지 않지만 생각보다 다양한 나이대가 공존했고, 하나의 드라마를 소재로 전 세대가 하나되는 we are the world의 현장이 그곳에 있었다. 개인이 파편화된다는 나노사회의 시대에 새로운 공동체의 희망을 본 셈이다.


최근 관심사를 기반으로 소통하는 커뮤니티 문화가 진화를 거듭하고 있다. 이러한 트렌드를 ‘태그니티(Tagnity)’라고 부른다. 자신의 관심사를 태그(tag)로 표현하고 태그에 기반해 커뮤니티(community)를 형성한다는 뜻이다. 사람들은 태그니티에 자발적으로 참여하여 콘텐츠를 확대 재생산하고 태그니티는 새로운 커머스로 확장된다. 소비자들의 관심이 찐으로 모이는 커뮤니티 문화를 주목해야 한다. 최근 컨텐츠 업계 및 유통업계에서는 찐팬들을 모을 수 있는 태그니티 만들기에 관심이 높다.


태그니티를 가장 잘 관찰할 수 있는 플랫폼은 유튜브다. 유튜브에서 댓글은 또 다른 콘텐츠가 되고 사람들을 모으는 구심점 역할을 한다. 2021년 유튜브는 댓글을 시간순으로 정렬할 수 있는 시간순 필터를 도입했다. 시간순필터는 타임코드가 동반된 댓글들만 모아 유저가 해당 영상 타이밍에 맞는 다른 유저들의 댓글을 쉽게 확인할 수 있도록 돕는 자동댓글 정렬기능이다. 영상을 보면서 다른 사람들은 어떤 댓글을 남겼는지 해당 장면을 어떻게 봤는지 확인할 수 있다. 오프라인 커뮤니티도 있다. 2019년 시작한 스타트업 넷플연가는 넷플릭스 컨텐츠를 보고 오프라인으로 만나 대화하는 멤버십 커뮤니티다. 2022년 기준으로 벌써 시즌6을 맞이했다. 영화나 드라마는 취향을 가장 직접적으로 반영한다는 점에서 같은 콘텐츠를 다양한 시각으로 해석하는 취향 커뮤니티의 오프라인 버전인 셈이다.


더 나아가 브랜드가 스스로 사람들이 모일 수 있는 놀이터를 만들어주기도 한다. 2021년 4월 왓챠는 ‘왓챠파티’라는 모바일 베타서비스를 시작했다. 왓챠파티는 왓챠의 서브 기능 중 하나로, 최대 2000명이 동시 접속해 같은 콘텐츠를 채팅하며 함께 감상할 수 있는 기능이다. 왓챠파티가 흥미로운 이유는 왓챠가 취향에 기반한 맞춤 콘텐츠 추천을 기반으로 성장한 OTT서비스이기 때문이다. 알고리즘에 기반한 개별 시청문화가 놓치고 있었던 소통의 즐거움을 겨냥한 셈이다. 이러한 커뮤니티 문화는 단지 같은 주제의 이야기를 하는 것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이들은 콘텐츠를 단지 소비하는 것이 아니라 재창조하고 재해석하는 과정을 통해 새로운 콘텐츠를 만드는 리크리에이터(re-creator)가 되고, 커뮤니티에 소속감을 느낌으로써 취향공동체 안에서 새로운 아이덴티티를 획득한다.


관심사로 결속력을 갖는 커뮤니티를 주목해야 하는 이유는 최근 시장의 변화를 주도하고 있는 커머스들이 결국 커뮤니티에서 시작되었기 때문이다. 커뮤니티 기반형 커머스를 컨텐츠 플랫폼이라고 부르는데, 단순 쇼핑몰을 넘어 유저들간의 자발적인 소통과 공유가 이루어지는 플랫폼을 일컫는다. 대표적인 사례가 2021년 90%를 상회하는 큰 폭의 성장을 기록하며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한 무신사다. 이미 널리 알려진 것처럼 무신사는 2001년 ‘무진장 신발이 많은 곳’이란 프리첼 운동화 동호회를 기반으로 시작되었다. 2005년 ‘거리패션’이라는 이름으로 시작된 무신사의 대표컨텐츠 ‘스냅’ 또한 패션피플들이 다양한 스타일을 공유해주는 커뮤니티에 기반한다. 오늘의 집도 마찬가지다. 2014년 커뮤니티에서 시작한 오늘의 집은 2년만에 커머스를 오픈하면서 국내 대표 인테리어 플랫폼으로 자리잡았다.


이러한 현상의 이면에는 Z세대가 있다. Z세대는 어렸을 때부터 SNS에 익숙한 세대다. SNS에 익숙하다는 것은 스스로 콘텐츠를 생산하는 창작자로서의 역할이 어색하지 않다는 뜻이다. 또한 자신이 창작한 콘텐츠를 다른 사람이 봐주고 인정했을 때, 즉 타인에게 영향력을 미쳤을 때 효용감을 크게 느낀다. 따라서 이들은 콘텐츠 소비자이자 생산자로서 주체적인 행태를 보인다. 이처럼 1차 콘텐츠를 수동적으로 소비하는 것이 아니라 2~3차 콘텐츠를 직접 만들어내는 사람들을 ‘문화매개자’라고 한다. 문화매개는 사회학자 부르디외가 처음 제안한 개념으로 소비자가 중심이 되어 생산자와 소비자를 이어주는 활동 또한 해당 개념으로 해석이 가능하다. 즉, 기업이 문화매개자로서 Z세대를 사로잡기 위해서는 이들이 자유롭게 콘텐츠를 생산하고 타인에게 영향력을 전달할 수 있는 판을 깔아주는 것이 중요하다는 뜻이다.


지금까지 살펴본 것처럼 취향공동체는 단순히 관심사를 공유하는 것에서 나아가 새로운 비즈니스를 탄생시키는 인큐베이터의 가능성을 갖는다. 결국 미래형 커머스의 성패가 커뮤니티의 구축에 있는 만큼 찐팬들을 모을 수 있는 브랜드의 디테일한 전략이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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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학교 소비트렌드분석센터 연구위원 최지혜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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