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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톺아보기] 어느 법정에서 생긴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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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톺아보기] 어느 법정에서 생긴 일 마한얼 변호사(출처=사단법인 두루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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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고인을 징역 3년에 처한다."


교도관이 법정구속된 피고인의 팔짱을 끼고 문을 나서려는 순간 피고인의 눈가에 눈물이 번졌다. 방청석에는 피고인의 60일 된 아기가 복지단체 선생님인 A의 품에 안겨 있었다. 피고인은 가족도 없이 복지단체와 A의 도움으로 혼자 아기를 키우며 살고 있었다. 그런데 아기의 보호와 양육에 아무런 대비도 하지 못한 채 재판을 받으러 왔다가 법정에서 구속된 것이다. 그렇게 아기는 만 60일 만에 엄마와 떨어져 법정에 남았다. 다행히 아기의 엄마가 보석으로 나오기까지 며칠간 A가 대신 아기를 잘 돌봐주었다.


미담이 아니다. 출산율이 매년 역대 최저를 기록하는 나라에서 아동이 어떻게 유기되는지 보여주는 비극이다. 아기의 엄마가 법정구속되던 날 A는 교도관을 붙잡고 아기만 두고 떠나면 어찌하냐며 대책을 물었다. 그러나 교도관으로부터 아무런 안내나 조언을 받지 못했다. 아기를 안고 있는 A가 누구인지, 아기를 보호할 수 있는 자인지 궁금해하거나 확인하는 공무원도 없었다.


이튿날 피고인과 A는 구치소에 아기를 키울 수 있게 해달라고 부탁했지만 주말이라 업무를 처리할 수 없다거나, 경험과 시설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거절당했다. 아동보호전문기관에도 연락했지만 아동학대 피해아동이 아니므로 보호할 수 없다는 답만 들었다고 한다.


'형의 집행 및 수용자의 처우에 관한 법률'은 신규 수용자에게 자녀가 있는 경우 아동의 보호 조치를 요청하도록 수용자에게 안내해야 하며, 여성 수용자가 자녀를 18개월까지 양육하겠다고 신청하면 소장은 이를 허가하도록 돼 있다. 다만 유아의 질병이나 부상, 수용자의 질병이나 부상, 시설 내 감염병과 같은 예외적인 경우에 한해 거절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이처럼 수용자 자녀를 위한 법과 제도가 마련돼 있음에도 여전히 좋은 사람을 만나는 행운을 빌어야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제도를 운영하고 뒷받침하는 공무원의 입장과 우리의 인식이 수용자 자녀의 아동권리를 고려하지 않기 때문이 아닐까?


혹자는 죄를 지은 사람이 아이와 함께 지내려는 것은 지나친 욕심이라고 반문할지 모르겠다. 그러나 아동의 입장에서 부모와 떨어져 지내는 '벌'을 받아야 하는 상황에 초점을 맞춰 다시 생각해보자. 아동이 부모와 함께 지낼 권리와 부모를 알 권리는 유엔(UN) 아동권리협약이 보장하는 권리다. 부모의 수용 여부와 상관없이 모든 아동은 차별 없이 이러한 권리를 누릴 수 있어야 한다.

이는 비차별을 천명한 유엔 아동권리협약이나 한국 아동복지법의 기본 이념에도 부합한다.


교도소와 구치소는 아동이 살기에 부적절한 시설이라고 말하는 이도 있다. 교도소와 구치소가 아동을 위해 만들어진 시설이 아닌 것은 맞다. 그러나 태어난 후 만 60일이 지난 아동이 엄마와 지내는 것과 양육시설에서 지내는 것 중 무엇이 최상의 이익을 실현할지, 교도소 안에서 지내는 것과 밖에서 지내는 것 중 무엇이 생존과 발달의 권리를 보장할지는 상황마다 다르다. 다만 어떤 경우에도 아동에게는 법으로 보장된 최상의 선택지가 주어져야 하고, 이를 선택할 권리가 있다.


그리고 이를 위해 수용자가 아동의 양육과 발달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하고 최상의 이익을 선택을 할 수 있도록 전문가의 지원도 반드시 필요하다.


사회복지 전문가와 학자, 활동가, 법률가가 모여 수용자 자녀를 위한 법과 정책을 지난 수년간 연구해왔고 이 주제에 관심을 가지고 함께 참여하는 사람도 점점 늘어나고 있다. 올해는 수용자 자녀에 대해 더 많은 곳에서 자주 논의될 것으로 기대된다. 그러나 법정에 홀로 남겨질 뻔한 아동처럼, 수용자 자녀가 우리의 눈앞에 있는데도 보이지 않는(또는 보지 않는) 것은 크게 우려해야 할 상황이다. 수용자 자녀가 겪는 어려움을 아동권리의 문제로 바라보는 인식이 확산되고 이를 사회에서 함께 해결하려는 노력이 시급하다. 아동은 부모가 누구이든 하나의 인격체로 자신의 권리를 차별 없이 보장받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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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한얼 사단법인 두루 변호사(국제 인권·아동 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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