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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일회용품은 필수가 아닌 선택의 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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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일회용품은 필수가 아닌 선택의 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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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기일회(一期一會)라는 말이 있다. '평생 단 한 번의 만남'이란 뜻으로 한 번의 만남일지라도 소중하게 생각하라는 사자성어다. 그러나 어떤 물건은 세상에 태어나 단 한 번의 만남 후 지체 없이 내버려진다. 마치 태어난 숙명 자체가 그런 것처럼 현재 일상의 곳곳을 잠식한 일회용품 이야기다. 일회용품은 편리하다는 이유로 한 번 쓰이고 버려지지만 우리에게 피할 수 없는 큰 후유증을 남긴다.


현대인들은 태어난 순간부터 일회용품을 쓴다. 우리는 일회용 기저귀 사용을 시작으로 무수히 많은 일회용품을 사용하며 일생을 보낸다. 식기류, 세면용품, 사무용품을 비롯해 심지어 생을 마감하는 빈소에서도 일회용 장례용품이 쓰인다. 요람에서 무덤까지 일회용품과 함께하는 시대에 사는 셈이다.


사용이 쉬운 만큼 처리도 쉽다면 좋겠지만 일회용품 처리는 골칫거리다. 일회용품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플라스틱은 자연분해가 되려면 500년 이상 걸린다고 한다. 이렇게 무서울 정도로 견고하니 재활용되고 남은 플라스틱을 태워 없앨 때는 미세먼지까지 발생해 우리를 괴롭힌다. 또한 바다로 흘러 들어가 잘게 부서져 미세 플라스틱으로 떠다니다 해양생물의 먹이가 된다. 어쩌면 오늘 밥상에는 내가 언젠가 버린 일회용품이 생선과 함께 올라와 있는지도 모르겠다.


일회용품 폐기물 처리가 어렵다면, 해법은 원천적으로 일회용품을 감량해 환경에 주는 부하를 최소화하는 것이다. 말은 쉽지만 현실은 녹록지 않다. 우리는 이미 상당 부분의 일상생활을 일회용품 사용에 의존해왔다. 어제까지 사용하던 익숙한 물품들을 사용하지 못한다면 얼마나 불편한가? 그러나 한편으로는 가장 익숙한 것을 대상으로 사용 감량 가능성을 본다면 그 파급 효과는 상당할 것이라 예측해본다.


지난해 환경부가 21개 카페 브랜드와 손잡고 '일회용 플라스틱 컵 카페 내 사용 금지'를 추진했을 때 많은 이가 불가능할 거라는 전망을 내놓았다. 많은 우려 속에서 짧은 준비 기간을 거쳐 시행한 결과는 기대 이상의 성공이었다. 전국 카페 테이블 위에서 일회용 컵은 일제히 자취를 감췄고 그 대신 다회용 컵이 테이블을 차지하고 있었다. 누군가는 이를 보고 '현대판 도심 속 모세의 기적'이라 했다. 통계 역시 매우 긍정적 수치를 보였다. 일회용품 줄이기 자발적 협약을 맺은 21개 카페 브랜드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자발적 협약 체결 이후 매장 내 사용되는 일회용 컵 수거량이 지난해 7월 206t에서 올해 4월 58t으로 약 72%나 줄었다. 사람들은 일회용 컵 대신 머그컵과 개인 텀블러를 썼다.


올해 4월부터 시행된 대형 매장 일회용 비닐봉지 사용 금지 정책도 정착되고 있다. 도입 초기 현장에서 적잖은 혼선이 있었지만 시행 후 많은 국민이 적극적으로 비닐봉지 대신 다회용 장바구니 등을 사용하고 있다. 이와 관련한 수치 역시 눈을 비비고 다시 볼 만큼 좋다. 전국에 4800여개 매장을 보유한 2개 제과업체의 일회용 봉지 사용량은 크게 줄었다. 조사 결과, 무상 제공을 시작한 2018년 1월부터 5개월간 9066만장에 이르던 일회용 봉지 사용량은 이듬해 같은 기간 1478만장으로 줄었다. 1년 만에 83.7%나 감소한 것이다. 일회용 비닐 봉지를 아예 사용하지 않거나 장바구니 등으로 대체된 효과다.


환경부는 일회용품 줄이기 중장기 계획을 마련 중이다. 일상생활에서 줄일 수 있는 일회용품은 무엇이며, 단계별 감량을 어떻게 진행할지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을 마련하고 있다. 정부 정책과 함께 일회용품을 줄이기 위한 지속적 홍보활동도 펼쳐나갈 계획이다. 홍보는 더 많은 참여로 이어질 것이다. 나비의 작은 날갯짓은 큰 태풍이 된다고 한다. 우리의 작은 생활습관으로 우리의 환경을 보전할 수 있다. 일회용품 사용은 필수가 아니라 선택의 문제다. 오늘부터라도 환경을 위한 아름다운 행동을 선택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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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천규 환경부 차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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