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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칼럼]'미래' 담긴 광복절 경축사를 기대하며
최종수정 2019.08.14 11:32기사입력 2019.08.13 13:38

3ㆍ1운동 100주년을 맞이하는 8ㆍ15 광복절이 이틀 앞으로 다가왔다. 세간의 관심은 문재인 대통령의 광복절 경축사에 쏠려있다. 지난 7월1일 일본이 3개 반도체 핵심 소재의 한국에 대한 수출 규제를 하면서 시작된 한일 간 갈등 국면이 어떻게 전개될지는 문 대통령의 메시지에 의해 크게 좌우될 것으로 보인다.


다행히 전면전으로 치닫던 양국은 소강 상태를 보이는 듯하다. 일본은 지난 7일 한국을 화이트리스트(안보상 수출심사 우대국)에서 제외하는 내용의 수출무역관리령 시행세칙을 발표하면서 기존 3개 이 외에 규제 품목을 추가하지 않았다. 8일에는 일본이 3개 규제 품목 중 포토레지스트에 대해 한국 기업으로의 수출을 허가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이날 한국은 일본을 화이트리스트에서 배제하는 전략물자관리 수출입관리고시 개정안을 확정할 예정이었지만 유보했다.


두 나라는 겉으로 '숨고르기' 양상을 보이고 있으나 내부적으로는 치열한 수 싸움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일본이 수출 규제 품목 1개를 허가한 것은 세계무역기구(WTO) 제소에 대비해 '금수조치'가 아니라는 명분을 만들려는 목적이 숨어있다는 분석이다. 일본이 유화적 제스처를 보낸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한국이 전략물자관리 수출입고시를 유보한 것 역시 일본의 의도를 파악하기 위해 잠시 시간을 가진 것뿐이라는 해석이 유력하다. 실제로 김상조 청와대 정책실장은 다음 날 한 라디오방송에 출연해 "화이트리스트에서 일본을 제외하는 방안을 중단한 것은 아니며 좀 더 검토할 사항이 있는 것뿐"이라고 설명했다.


김 정책실장의 말을 뒷받침이라도 하듯 산업통상자원부는 휴일이 끝나기가 무섭게 12일 오후 전략물자수출입관리고시 개정안을 전격 발표했다. 다만 우리 정부는 당초 수출입관리고시에서 '다' 분류를 신설해 일본을 포함시키겠다는 계획을 바꿔 '가의 2' 분류를 신설하는 등 대응 수위를 낮췄다. 일본과 달리 수출 규제 품목을 발표하지 않아 당장 일본으로의 수출을 제한하지도 않았다. 이에 대해선 '상징적 조치'라고 보는 시각이 많다. 일본은 아직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한일 간 경제 전쟁'이라고 표현되는 이번 사태를 거치면서 만나본 전문가들의 진단은 한결같았다. "현재는 일본과 경제전쟁을 치를 상황은 아니다"라는 것이다. 그러면서 한일 양국이 현재 상태에서 확전을 자제하고 대화를 통해 외교적 해법을 찾아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어렸을 때부터 귀가 따갑게 들어왔듯이 우리나라는 '석유 한 방울 나지 않는' 나라다. 그렇기 때문에 일찌감치 교역을 통해 산업을 일으켜왔다. 한국 경제를 떠받들고 있는 거의 모든 산업은 해외로부터 자원이나 부품을 수입, 가공ㆍ조립한 뒤 해외로 수출하는 구조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일본과의 교역규모는 385억6241만달러(수출 142억5349만달러ㆍ수입 243만892만달러)로 중국(1198억3312만달러), 미국(673억6151만달러)에 이어 3대 교역국이다. 한 경제학자는 "이런 나라와 경제 전면전을 치른다는 것은 경제를 포기하겠다는 것과 같다"고 말했다. 가뜩이나 지금은 미ㆍ중 무역전쟁이 환율전쟁으로 번지는 등 불확실성이 어느 때보다도 크다. 그 여파로 한국 수출은 8개월째 감소세를 이어가고 있다. 미국 경기도 곧 하향세로 돌아설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김대중 전 대통령은 국내 반대 여론에도 불구하고 1998년 김대중-오부치 공동선언을 통해 한일관계를 한 단계 발전시켰다. 일본 문화 개방은 우려와 달리 한류를 세계로 전파시키는 계기가 됐다. 과거사에 집착했다면 가능하지 않았던 일이다. 문 대통령은 12일 "일본의 경제보복에 대한 우리의 대응은 감정적이어선 안되며 결기를 가지되 냉정하면서 또 근본 대책까지 생각하는 긴 호흡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동안의 강성 발언과는 결이 다르다. 이틀 뒤 광복절에서도 미래지향적 메시지를 기대해본다.



강희종 경제부장 mindl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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