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D 자금마저 소각에 투입, 중장기 성장 발목 잡을 것"
"경영 활력 제고 위한 규제 개선 속도 내야" 보완 촉구
기업이 보유한 자사주의 소각을 의무화하는 이른바 '3차 상법 개정안'이 25일 국회 본회의 문턱을 넘었다.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를 위한 적절한 조치라는 평가와 기업의 경영 자율성을 과도하게 침해한다는 비판이 맞서는 가운데, 재계는 향후 발생할 부작용을 최소화할 보완 입법 마련을 촉구하고 나섰다.
이번 개정안의 핵심은 기업이 취득한 자사주를 1년 이내에 소각하도록 의무화한 것이다. 기존에 보유 중인 자사주는 1년 6개월의 유예기간 내에 처분하거나 없애야 한다.
재계는 이번 개정안 통과로 기업의 핵심 경영권 방어 수단 중 하나인 자사주 활용이 봉쇄될 것으로 보고 있다. 한 업계 고위 관계자는 "자사주 소각은 기업이 처한 상황에 따른 최적의 경영 판단 영역이어야 하는데 이를 법으로 강제하는 것은 너무 물리적인 수단"이라며 우려를 표했다. 이어 "필요에 따라 경영권 방어를 위해 자사주를 보유해야 하는 경우도 있는데, 이런 방어 수단이 약해지는 것은 분명하다"고 진단했다.
특히 대기업들은 그동안 인적분할 과정에서 자사주에 신주를 배정하는 방식으로 대주주의 지배력을 강화하는 '자사주 마법'을 활용해왔으나, 이번 입법으로 이런 시나리오가 불가능해질 전망이다.
일부 기업들은 이미 보유 자사주를 우호적 파트너에 매각하거나 주식을 맞교환해 '의결권 있는 우호 지분'으로 전환하는 등 선제적 조치에 나섰다.
인수합병(M&A) 등 미래 지향적인 경영 활동이 위축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또 다른 기업 관계자는 "자사주는 백기사 역할뿐 아니라 필요할 때 시장에 매각해 인수합병 자금을 마련하는 등 다양한 경영 활동에 쓰인다"며 "소각이 의무화되면 연구개발(R&D) 투자나 신규 사업에 써야 할 자금이 일회성 밸류업인 소각에 강제로 투입돼 기업의 중장기 경쟁력을 떨어뜨리는 부작용이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경제계는 주주환원이라는 취지에 공감하면서도 기업 경영의 활력을 저해하지 않는 수준의 세부적인 제도 보완을 주문했다. 이상호 한국경제인협회 경제본부장은 "이번 개정이 주주가치 제고와 자본시장 선진화에 기여할 수 있도록 M&A 등의 과정에서 취득한 특정 목적 자사주 문제는 향후 추가 논의를 통해 보완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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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주주환원을 위해 기업 실적 확대가 긴요한 만큼, 국회는 경영활력 제고를 위한 규제 개선에도 속도를 내주기 바란다"며 "경제계도 주주와의 소통을 강화하고 시장 신뢰 제고를 위한 노력을 지속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권현지 기자 hjk@asiae.co.kr
김진영 기자 camp@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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