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특위, 전날 공청회만 열고 산회
재계 "불확실성 해소가 최우선" 촉구
학계 일각선 "전략적 유연성 확보" 주문
미국 연방대법원의 상호관세 위법 판결로 글로벌 무역 환경의 변동성이 커지는 가운데, 대응책인 대미투자특별법의 입법 방향을 두고 우리 사회 내부의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재계는 불확실성 해소를 위한 조속한 입법과 대미 협상력 강화를 주문하는 반면, 학계 일각에서는 급변하는 정세에 맞춘 전략적 신중론을 제기하며 맞서는 모양새다.
25일 국회에 따르면 전날 열린 '대미투자특별법 처리를 위한 특별위원회'(대미투자특위) 두 번째 전체회의는 사법개혁안 처리를 둘러싼 여야 충돌로 파행했다. 당초 여야가 발의한 대미투자특별법 9건을 상정하고 법안심사소위원회를 구성해 25일부터 본격 심사에 들어갈 예정이었으나, 무역·통상 전문가 공청회만 진행한 뒤 산회했다.
재계는 불확실성 해소를 위한 입법 조치를 촉구했다. 김창범 한국경제인협회 상근부회장은 전날 국민의힘 주최 경제계 조찬간담회에서 "안갯속에 있는 것 같다"며 "조속히 추진할 수 있는 부분은 추진하고 미국 측에 신호를 보내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성김 현대차 사장은 "지난해에만 자동차 업계는 7.2조원의 관세를 냈다"며 "품목별 관세 인상이 언제 진행될지 모르는 만큼 신속한 법안 심사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한 재계 관계자는 "한미협력 제고와 불확실성 해소 차원에서라도 법안이 조속한 시일 내에 처리되길 희망한다"고 전했다.
산업계와 학계에서는 입법 속도를 두고 엇갈린 의견도 나왔다. 허정 서강대 경제학과 교수는 공청회에서 "대미투자와 연계된 산업을 보호하기 위한 후속 입법이 필요하다"며 조속한 통과를 주장했다. 반면 김양희 대구대 경제금융통상학과 교수는 "대미투자 관련 업무협약을 국회가 비준하면 향후 상황 변화에 유연하게 대응하기 어려울 수 있다"며 신중론을 제기했다.
다만 다수 전문가는 한미 간 기존 합의 수준을 유지하고 불확실성을 줄이기 위해 국회가 역할을 해야 한다는 데 공감했다. 정철 한국경제연구원장은 "민·관이 원팀으로 대응 전략을 짜야 할 시점에서 법안 지연이 국익에 부합하는지 고민해야 한다"며 "합의된 사항을 이행하는 모습을 보이는 것이 대미 관계에서 중요하다"고 말했다.
김태황 명지대 국제통상학과 교수도 "이미 합의한 수준이 악화되지 않도록 국회가 제도적 기반을 마련해야 한다"며 전기통신사업법과 온라인 플랫폼 관련 법안 논의의 필요성을 언급했다.
신원규 한국경제연구원 책임연구위원은 "판결 이후 트럼프 관세 정책은 대미 흑자 상위 품목을 중심으로, 파급력이 큰 특정 국가와 산업에 집중하는 방식으로 전환될 공산이 커졌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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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현시점에서는 국익이라는 하나의 목표 아래 신속한 입법 지원을 통해 우리 기업의 협상력을 높이는 것이 시급하다"며 " 조선, 원전(에너지) 등 대미 투자 이행에 대한 메시지를 명확히 전달해 한국이 '미 경제안보의 신뢰할 수 있는 파트너'임을 재확인시키는 것이 트럼프 관세 표적에도 벗어날 수 있고 현재의 복합적 위기를 돌파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박준이 기자 giver@asiae.co.kr
권현지 기자 hjk@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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