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문조사 결과 공개
올해 글로벌최저한세 첫 신고를 앞두고 기업들의 세무 부담이 급격히 가중되는 가운데, 대응 준비는 아직 미흡한 것으로 조사됐다. 국내 기업의 세무·회계 담당자 10명 중 8명 이상이 인공지능(AI) 활용이 필요하다고 답했지만, 글로벌최저한세 신고 대상 기업 소속 응답자의 실제 AI 또는 자동화 기술의 도입률은 6% 수준에 머물렀다.
25일 EY한영은 최근 개최한 '2026 EY한영 개정세법 세미나' 참석자를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 결과를 공개했다. 이번 조사에는 국내 기업 세무 및 회계 관계자 252명이 참여했다.
2024년 시행된 글로벌최저한세는 다국적기업의 소득에 최소 15%의 실효세율을 적용하는 국제조세 제도다. 첫 신고 시점인 2026년이 다가왔음에도 기업들의 실질적인 대비는 충분하지 않은 것으로 집계됐다. 글로벌최저한세 대응 준비를 완료(100%)했거나 거의 완료(80% 이상)했다고 답한 기업 소속 응답자는 전체의 20%에 불과했으며, 자산규모 2조 원 이상 기업의 경우에도 해당 응답자의 54%가 준비 완료 단계라고 밝혔다.
기업들이 글로벌최저한세 신고와 관련해 가장 우려하는 요소로는 복잡한 계산 방식으로 인한 세액 산출 오류(29%), 필요한 데이터의 적시 수급(24%), 해외 자회사 자료의 정확성 확보(23%) 순으로 나타났다.
세법개정 전반에서도 유사한 어려움이 확인됐다. 기업들이 겪고 있는 세법개정 관련 애로사항으로 '글로벌최저한세 계산을 비롯한 세법 적용의 복잡성과 이에 따른 납세협력 비용 증가'를 꼽은 응답이 33%로 가장 높았고, 세법개정 사항에 대한 내부 데이터 처리·자동화 수준 부족(31%)이 그 뒤를 이었다. 제도 복잡성에 더해 데이터 관리 부담도 함께 커지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따라 세무 관계자들이 필요로 하는 지원도 다양하게 나타났다. 정부·당국의 가이드라인·해석(49%), 세무 전문가 교육·세미나(46%), 사례 중심의 실무 적용 안내(46%), 계산 자동화 툴 또는 시스템(42%) 등에 대한 수요가 고르게 분포됐다. 글로벌최저한세 등 새로운 제도 도입에 따라 실무 지원 수요도 확대되고 있다.
데이터 수집 부담과 오류 발생 가능성, 복잡한 계산 구조 등으로 인해 기업들은 AI를 현실적 대안으로 주목하고 있다. 응답자의 83%는 글로벌최저한세 시행과 보고 의무 증가 등 급변하는 세무 환경에 대응하기 위해 세무 업무에서 "AI 활용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반면 필요하지 않다는 응답은 2%에 그쳤다.
특히 AI 기반 자동화 기술이 가장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되는 컴플라이언스 업무로 데이터 수집 및 정합성 검증(69%)을 가장 많이 꼽았다. 이 외에도 세무조서 신고서 작성 자동화(53%)와 리스크 포인트 사전 예측·관리(43%) 등을 지목했다.
AI 도입의 필요성에는 공감하면서도 실제 현장 적용은 아직 초기 단계에 머물러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글로벌최저한세 신고 대상 기업 가운데 AI 또는 자동화 기술(데이터 수집·검증·계산 자동화·리스크 분석)을 활용하고 있다는 응답은 6%에 불과했고, 도입을 준비하고 있다는 응답도 13%에 그쳤다. 자산규모 2조 원 이상 기업 소속 응답자의 경우 33%가 AI를 활용하고 있거나 도입을 준비하고 있다고 응답해 대기업을 중심으로 도입 움직임이 본격화되는 양상이다.
고경태 EY한영 세무부문대표는 "글로벌최저한세는 수집해야 할 데이터의 양과 종류가 방대한 데다, 이를 정교하게 수집·검증해 신고 유형에 맞게 활용해야 하기 때문에 수동 처리에는 한계가 있다"며 "AI 기반 자동화는 계산 오류를 최소화하고 데이터 신뢰도를 높이는 현실적인 대안이 될 수 있다. 다만 기술 도입과 함께 전문가 검증과 자문을 병행하는 체계적인 접근이 리스크 관리 측면에서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오규민 기자 moh01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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