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부정수급 992건 적발, 전년 대비 1.6배 급증
미사용 보조금도 총 2.8조 환수
정부가 통계 모델 시스템과 합동 현장 점검을 총동원해 국고보조금 부정수급 사례를 역대 가장 많이 찾아냈다. 특히 사업이 종료된 뒤에도 사업자 계좌에 정산되지 않은 채 방치되어 있던 보조금 약 2조8000억원을 국고로 환수하는 성과도 거뒀다.
기획예산처는 25일 강영규 미래전략기획실장 주재로 '제2차 보조금관리위원회'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의 2025년 국고보조금 부정수급 점검 결과 및 2026년 추진계획 등 총 4건의 안건을 심의·의결했다.
992건 적발로 '역대 최다 건수' 경신
기획처에 따르면 지난해 적발한 보조금 부정수급은 총 992건으로, 건수 기준 역대 최다를 기록했다. 또한 전년의 630건 대비 약 1.6배 증가한 수치다. 적발 금액은 총 667억7000만 원으로, 역대 최대였던 2023년(699억8500만원)에는 약간 못 미쳤다. 2023년은 코로나 극복을 위한 소상공인 방역지원금 중 318억9000만원 규모의 부정수급이 포함된 특수한 시기였다.
기획처는 2024년 7월부터 12월까지 집행된 보조사업 중에서 국고보조금통합관리망(e나라도움)의 부정징후탐지시스템을 활용, 부정으로 의심되는 사례 1만780건을 추출했다. 이 중에서 관계부처, 한국재정정보원, 회계법인 등이 함께 참여한 합동 현장점검으로 이어져 적발한 부정수급 사례는 317건, 금액으로는 497억원이다. 합동 현장점검만 놓고 보면 적발 금액과 건수 모두 역대 최대 규모이다. 기획처는 부정이 중대한 사안의 경우 부정수급액의 최대 5배의 제재 부과금을 부과하고, 고발과 환수 조치 등의 후속 조치를 이행할 계획이다.
부정수급의 수법은 갈수록 교묘해졌지만, 정부의 감시망은 더 촘촘했다. 패턴별 적발 현황을 보면, 수의계약을 맺으려 사업을 쪼개거나 특정 업체에 일감을 몰아준 '특정 거래 관리 위반'이 647건(213억2000만원)으로 가장 많았다. 임직원의 가족 업체와 거래한 '가족 간 거래'도 122건(13억3000만원)에 달했다. 특히 통계 모델을 활용한 적발액은 전체의 38%에 달하는 256억원(59건)을 잡아내며 디지털 감시의 효용성을 입증했다.
또한 눈에 띄는 대목은 미사용 보조금에 대한 대대적인 환수다. 정부는 사업 종료 후 정산 절차가 지연되거나, 정산이 끝났음에도 보조사업자, 지방정부, 부처의 계좌에 그대로 남아있는 보조금을 2024년부터 정리해오고 있다. 2024년에는 2017년부터 2023년도까지 완료된 보조사업을 전수조사해 1조7000억원을 국고로 환수했고, 2025년에는 1조700억원이 넘는 보조금 잔액을 환수 조치했다. 이렇게 국고로 환수된 금액이 합계 약 2조8000억원에 달한다.
AI가 상시 모니터링…보조금 관리 시스템 혁신 추진
정부는 앞으로 보조금 부정수급 시도를 원천 차단하기 위해 관리 시스템을 지속해서 개선할 방침이다. 일단 인공지능(AI)과 클라우드를 기반으로 한 차세대 국고보조금 관리시스템(BPR/ISP)을 2030년까지 구축할 계획이다. AI가 상시로 이상 징후를 탐지해 부정 수급을 원천 차단할 수 있도록 만들 계획이다. 또한 현재 지방정부 집행사업 등 별도 시스템으로 관리되고 있는 국고보조금 사업을 e나라도움으로 일원화해서 관리할 방침이다.
지금 뜨는 뉴스
강영규 기획처 미래전략기획실장은 "국고보조금 부정수급은 보조사업을 통한 국가 정책 목적 실현을 방해하고 국민이 낸 소중한 세금을 허투루 낭비하게 되는 결과를 가져온다"며 "기획처를 중심으로 각 부처가 한 푼의 보조금도 낭비되지 않도록 부정의 소지를 끝까지 추적하여 밝혀내고, 관련 보조금을 환수할 수 있도록 철저히 관리할 것"이라고 했다.
세종=오유교 기자 5625@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