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루아울 사모신용펀드 환매 중단
지난해 이어 美사모대출 시장 잡음↑
韓시장은 아직 걸음마 "영향 제한적"
해외 사모대출 출자 연기금 "예의주시"
미국 사모신용 시장에 대한 불안감이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미국 대체투자 전문 운용사 블루아울캐피탈이 개인투자자들을 대상으로 사모신용 펀드 환매를 제한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다. 아직 초기 단계인 국내 사모대출 시장에는 영향이 제한적일 것으로 보이지만, 장기적으로 심리가 번지면서 악영향이 생길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美사모대출 시장 다시 경고등
20일 주요 외신에 따르면 블루아울은 전날 환매와 부채 상환 자금 마련을 위해 운용 펀드 3개에서 총 14억달러 규모 자산을 매각했다. 3개 펀드 중 '블루아울 캐피털코프Ⅱ(OBDC Ⅱ)'는 분기별 환매를 영구 중단하기까지 했다. 블루아울 측은 이를 통해 유동성을 확보하고, 향후 순자산가치(NAV)의 약 30%에 해당하는 특별 현금 배당도 실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최근 사모펀드 전반의 환매 요청이 늘어난 가운데 시장에서 불안감이 번지면서 마치 은행의 '뱅크런'처럼 유동성 위기로 번지는 것을 막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지난해 말 미국 자동차 대출업체 트라이컬러 홀딩스와 자동차 부품사 퍼스트브랜즈가 연쇄 파산하면서 사모대출의 우려가 불거진 이후 다시금 불안감이 번지는 모양새다. 당시 두 업체는 은행처럼 대출 담보 정보가 사모대출 제공 기관 사이에서 공유가 되지 않는 점을 노려 하나의 담보로 여러 건의 대출을 일으킨 것으로 드러났다.
최근에는 블랙록의 한 사모신용 펀드가 일부 투자자산 가치를 하향 조정하는 한편, 인공지능(AI) 확산이 일부 차입 기업의 사업모델을 위협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면서 사모대출 시장에 대한 위기감이 번지는 분위기다. 19일(현지시간) 미국 증시에서 블루아울(-5.93%)은 물론 아폴로 글로벌 매니지먼트(-5.21%), 아레스 매니지먼트(-3.08%) 등 주요 상장 사모신용 전문 운용사 주가가 일제히 급락했다.
이미 미국에서는 사모대출이 기업 자금 조달의 주요 창구인 만큼 잡음이 잦아질수록 사모대출 시장의 불안감이 더 커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대체투자시장 분석업체 프레킨에 따르면 세계 사모대출 시장 운용자산(AUM) 규모는 2020년 1조2204억달러(약 1775조원)에서 지난해 2조2801억달러(추정치)로 불어났다. 2030년에는 4조5040억달러까지 대폭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 시장 영향은 아직은 '미풍'
다만 국내 사모대출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예상된다. 아직 걸음마 단계이고 사업 구조도 미국 시장과 다르기 때문이다. 미국 시장은 직접대출 중심으로 구성돼 있고, 개인 투자자들도 다수 참여할 수 있다.
반면 한국 시장은 직접 대출은 은행권이 단단히 쥐고 있다. 국내 사모대출 시장은 대부분 메자닌(전환사채, 신주인수권부사채 등) 중심으로 성장했다. 선순위 담보 대출, 안정적 현금흐름 기반의 인프라·부동산 크레디트, 구조조정 기업 대상 브리지 대출 등이 중심이다. 개인 투자자 접근도 사실상 제한돼 있다. 차입자와 거래 구조 및 담보 성격 모두 미국 시장과 다르고, 대출 성격도 상대적으로 보수적이다. 미국에서 사모대출 위기감이 불거져도, 한국은 단기적으로 '무풍지대'에 가깝다는 평가가 나오는 배경이다.
다만 장기적으로는 심리적 전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글로벌 출자자(LP)들이 사모신용 자산에 대한 위험 인식을 강화할 경우 투자 기조가 보수화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 경우 국내 사모펀드(PEF)들의 자금 조달 환경에도 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국내 기관투자자들의 해외 투자 포트폴리오도 변수로 꼽힌다. 향후 해당 자산에서 평가손이 발생하면 수익률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기 때문이다. 그간 보험사와 주요 연기금 등은 글로벌 사모대출 펀드에 꾸준히 출자해 왔다. 일부 연기금들은 앞으로 사모대출 투자를 보다 적극적으로 펼칠 계획이기도 하다. 국민연금은 지난해 사모대출투자팀을 신설했고, 사학연금은 사모대출 투자 비중을 2024년 20% 내외에서 지난해 40%까지 끌어올렸다. 대한지방행정공제회도 사모대출 비중을 2029년까지 33.5%로 키울 계획이다. 조직 개편을 통해 부동산자산팀을 줄이고 사모대출팀을 두 개로 늘렸다.
IB 업계 관계자는 "한국 시장이 당장 동일한 충격을 받을 가능성은 낮지만, 글로벌 대체투자 환경 변화와 완전히 무관할 수는 없을 것"이라며 "국내 사모대출 시장이 초기 단계인 만큼 해외 시장에서 나온 리스크가 어떻게 확산할지, 국내 시장은 어떻게 받아들일지를 주시해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민우 기자 letzw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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