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세 감세 등 우려에
해외 투자자들 국채 매도
10년물 금리 사상 최고
일본 주식시장과 채권시장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소비세 감세 등 재정 확대 정책 우려에 국채 매도세가 강해진 반면, 주식시장에서는 성장 기대감에 자금이 몰려드는 분위기다.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신문)은 23일 "해외 투자자들 사이에서 일본 국채를 매도하라는 의견이 쏟아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미국 투자자문사 알파매니지먼트 창업자인 케네스 암스테드 대표는 닛케이신문에 "지난해 4월부터 일본국채(JGB) 선물을 100% 쇼트(매도) 포지션으로 운용하고 있다"며 "고객들에게도 일본 국채 매도를 권하고 있다"고 말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전 세계에서 12조달러를 운용하는 글로벌 자산운용사 뱅가드도 초장기 국채 매입을 중단한 것으로 전해졌다.
채권시장에서 매도세가 거세지면서 일본 국채금리도 뛰고 있다. 지난 20일 신규 발행된 일본 국채 10년물 금리는 장중 한때 2.38%까지 치솟으며 27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일본 국채 40년물 금리 역시 20일 사상 처음으로 4%를 돌파했다.
최근 일본 국채금리 급등은 일본은행(BOJ)의 통화정책 정상화 기대와 정치권의 재정 확대 움직임이 동시에 작용한 결과로 분석된다. BOJ는 지난해 마이너스 금리 기조와 결별하고, 대규모 국채 매입 축소와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을 열어둔 상태다. 다만 이달 금융정책결정회의에서는 BOJ가 금리를 묶어둘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여기에 일본 정치권이 내달 8일 조기 총선을 앞두고 소비세 감세 등 재정 확대 공약을 전면에 내세운 점도 국채 금리 상승에 기름을 부었다. 세금이 덜 걷히면서 발생하는 재정 공백을 메우려면 일본 정부가 국채를 추가로 발행해야 한다. 이렇게 되면 채권공급이 늘어나 채권 가격은 하락하고, 그 결과 국채금리는 상승한다. 닛케이신문은 소비세 감세로 5조엔 규모의 세수가 줄어들 것으로 추산했다.
반면 주식시장에는 자금이 몰려들고 있다. 도쿄증권거래소에 따르면 해외 투자자들은 이달 5~9일 일본 주식을 1조2000억엔 이상 순매수했다. 3개월 만에 최대 규모다. 이 같은 매수세에 힘입어 일본 증시 대표 주가지수인 닛케이225 평균주가(닛케이지수)는 14일 사상 처음으로 5만4000선을 넘어섰다. 다카이치 사나에 총리가 내달 조기 총선에서 승리할 경우 재정 부양책과 경제 성장 정책 추진이 탄력을 받을 것이라는 기대가 주식 매수 심리를 자극한 것으로 분석된다.
인베스팅닷컴은 "일본 닛케이 지수는 다카이치 총리가 조기 총선을 통해 의회 내 입지를 강화할 경우, 더 많은 재정 부양책을 시행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에 힘입어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고 분석했다.
지금 뜨는 뉴스
닛케이지수가 6만고지에 오를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미국의 어드벤트 캐피털 매니지먼트의 케빈 자우 매니징 디렉터는 "다카이치 정권이 선거에서 승리하면 단기적인 '다카이치 트레이드'가 중·장기적인 '다카이치 인베스트먼트로 전환될 것"이라며 닛케이지수가 6만엔까지 오를 수 있다고 낙관했다.
김민영 기자 argus@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