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사 쿡 Fed 이사 해임 소송 관련 구두변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밀어붙이고 있는 리사 쿡 미 연방준비제도(Fed) 이사 해임 시도가 미 연방대법원의 회의적인 시선 속에서 난관에 봉착했다. 대법관들은 충분한 절차와 명확한 근거 없이 대통령에게 Fed 이사 해임 권한을 허용할 경우 중앙은행의 독립성이 훼손되고 금융시장 불안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를 표명했다.
연방대법원은 21일(현지시간) 구두변론을 열고, 쿡 이사가 제기한 소송이 진행되는 동안 대통령의 해임 권한을 일시적으로 행사할 수 있도록 해달라는 트럼프 행정부의 요청을 심리했다.
트럼프 행정부 측 대리인인 존 사우어 법무부 차관은 쿡 이사가 주택담보대출을 받는 과정에서 '주 거주지'를 허위로 기재해 유리한 조건을 얻었다는 의혹을 해임 사유로 제시했다. 이날 심리의 핵심 쟁점은 ▲해당 의혹을 뒷받침할 증거의 확실성 ▲해임 사유의 법적 정당성 ▲절차적 정당성 확보 여부 등으로 압축됐다.
그러나 대법관들은 보수·진보 성향을 가리지 않고 트럼프 행정부 측 논리에 냉담한 반응을 보였다.
트럼프 대통령이 임명한 브렛 카바노 대법관은 대통령의 주장이 받아들여질 경우 "Fed의 독립성이 약화되거나 심지어 산산조각이 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대통령의 해임 권한과 관련해 "일단 이런 도구들이 사용되기 시작하면 양측 모두 이를 활용하게 되고, 대개 두 번째 시도에서 더 많이 쓰인다"고 경계감을 표명했다.
에이미 코니 배럿 대법관 역시 쿡 이사 해임이 금융시장에 미칠 충격을 언급하며 "이런 위험이 법원이 신중해야 할 이유가 되는지"를 물었다.
존 로버츠 대법원장은 쿡 이사의 주택담보대출 신청 과정에서 주 거주지 기재가 단순한 행정적 실수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사우어 차관이 "설령 실수라 하더라도 중대한 잘못"이라고 반박하자 로버츠 대법관은 "그 판단 자체가 충분히 논쟁의 대상이 될 수 있다"고 선을 그었다.
당사자인 쿡 이사는 이날 변론 후 성명을 통해 "이번 사건은 Fed가 증거와 독립적 판단에 따라 기준금리를 결정할 수 있는지, 아니면 정치적 압력에 굴복할지의 문제"라며 "Fed의 독립성은 물가 안정과 최대 고용이라는 의회가 부여한 책무 이행에 필수적이다. 그렇기 때문에 의회는 Fed를 정치적 위협으로 보호하는 동시에 그 의무를 이행하도록 책임을 묻는 구조를 선택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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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구두변론에서 드러난 대법원의 전반적인 기류를 감안할 때 트럼프 행정부의 주장이 그대로 받아들여질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관측이 나온다. 대법원은 늦어도 오는 7월까지는 결론을 낼 예정이다. 이번 판결은 Fed의 독립성뿐 아니라 향후 대통령의 독립기관 인사권 한계를 가늠하는 중대한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뉴욕=권해영 특파원 rogueh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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