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롯데리아, 3월 전면 폐점 예정
젠쇼홀딩스, '젯데리아'로 브랜드 통합
카페형 버거 매장으로 새출발
일본 외식업계 새 실험 나서
일본 버거 체인 '롯데리아'가 54년 역사를 뒤로하고 사라진다. 일본 외식 대기업 젠쇼홀딩스는 오는 3월을 목표로 일본 내 롯데리아 전 매장을 순차적으로 폐점한 뒤 신규 브랜드 '젯데리아(Zetteria)'로 전환한다고 밝혔다.
21일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은 1972년 도쿄 니혼바시 다카시마야에 1호점을 연 이후 54년간 유지돼 온 일본 롯데리아 간판은 역사 속으로 사라지며 그 자리를 젯데리아가 대체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젠쇼홀딩스는 지난 2023년 일본 롯데리아를 인수한 뒤 같은 해 9월 도쿄에 젯데리아 1호점을 열며 기존 매장을 단계적으로 전환해 왔다. 지난해 12월 말 기준 일본 내 매장 수는 롯데리아 106개, 젯데리아 172개 등 총 278개로, 맥도날드(3025개), 모스버거(1309개), 버거킹(337개)에 이어 업계 4위 규모다. 이 가운데 일본 롯데리아의 점포 수는 최근 급격히 감소했다. 2023년 1월 358개였던 매장은 2025년 6월 기준 222개로 줄어, 2년 반 만에 약 40% 가까이 감소했다. 이는 단순한 폐점이 아니라, 젠쇼홀딩스가 기존 매장을 활용해 업태 전환을 추진한 결과라는 분석이다.
젯데리아는 '절품(絶品, ZEPPIN)' 버거의 'ZE'와 '카페테리아(CAFETERIA)'의 'TERIA'를 결합한 이름으로, 패스트푸드와 카페의 중간 지점을 지향하는 브랜드다. 기존 롯데리아 매장을 그대로 사용하되, 간판과 콘셉트를 바꾸는 방식으로 빠르게 점포 수를 늘리고 있다. 업계에서는 2026년 봄이면 젯데리아 매장 수가 롯데리아를 넘어설 것으로 보고 있다.
젯데리아는 '절품(絶品, ZEPPIN)' 버거의 'ZE'와 '카페테리아(CAFETERIA)'의 'TERIA'를 결합한 이름으로, 패스트푸드와 카페의 중간 지점을 지향하는 브랜드다. 니혼게이자이
젠쇼는 이번 브랜드 통합을 통해 원재료 공동 구매와 물류 일원화로 원가를 절감하고, 매장 운영 효율을 높인다는 방침이다. 그동안 롯데리아와 젯데리아는 '절품 치즈버거' 등 동일한 상품명을 사용했지만, 조달·제조·물류 체계가 달라 빵·패티·소스 등 원재료는 서로 다르게 운영해 왔다.
일본 주간지 '슈칸 분슌'은 젯데리아 매장을 두고 "패스트푸드점 같지 않은 공간"이라고 평가했다. 넓은 매장 구조와 여유로운 좌석 간격, 차분한 조명과 인테리어로 카페에 가까운 분위기를 조성했으며, 일부 매장에는 노트북 작업을 위한 충전 공간도 마련돼 있다. 주문 방식 역시 카운터 대신 테이블 태블릿 주문을 도입한 곳이 많다.
메뉴 구성도 차별화를 꾀했다. 기본 햄버거는 250엔부터지만, 대표 메뉴인 '절품 비프 버거'는 540엔부터로 기존 롯데리아보다 다소 높은 가격대다. 로스트비프를 활용한 기간 한정 메뉴 등 프리미엄 전략도 강화하고 있다. 공정무역 커피를 전면에 내세우고, 마카롱과 쉐이크 등 카페형 디저트 메뉴도 확대했다.
한편 일본 곳곳에서 롯데리아 매장이 잇따라 문을 닫자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아쉬움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SNS에는 "어느새 동네 롯데리아가 사라졌다", "우리들의 롯데리아를 돌려달라"는 반응이 이어지고 있다. 가게 이름이 비슷한 탓에 "롯데리아를 베낀 것 아니냐", "차이를 모르겠다"는 혼란스러운 반응도 적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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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 관계자들은 젯데리아의 등장이 일본 패스트푸드 업계 전반의 변화를 상징한다고 평가한다. 빠르고 저렴한 음식을 제공하던 공간에서 벗어나, 머무를 수 있는 공간으로 진화하려는 시도라는 것이다. 한 관계자는 "외식 시장 경쟁이 치열해진 상황에서 패스트푸드 역시 차별화가 필수"라며 "젯데리아는 '패스트푸드이면서 카페'라는 새로운 포지션을 노린 실험적 브랜드"라고 말했다.
방제일 기자 zeilis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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