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대학교 물·환경·보건연구소 연구 결과
전 세계 인구 상당수 '물 불안정' 지역 거주
"회복 어려운 상황…피해 최소화 우선해야"
전 세계 수십억 명이 극심한 물 부족으로 인해 회복하기 어려운 '물 파산' 상황에 직면해 있다는 유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유엔은 그동안 수자원 고갈 문제를 다루면서 회복 가능성을 전제로 '물 스트레스', '물 위기' 등의 용어를 사용해왔으나, 파산(bankruptcy)이라는 용어를 사용한 건 이번이 처음으로 알려졌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유엔대학교 물·환경·보건연구소는 20일(현지시간) 공개한 보고서에서 "전 세계 인구의 4분의 3이 '물 불안정' 또는 '심각한 물 불안정'으로 분류된 지역에 살고 있다"고 경고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전 세계 인구 40억 명은 연중 최소 한 달은 심각한 물 부족 상황에 직면해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보고서는 "인류는 지난 수십년간 지하수, 습지, 하천 생태계 등에 포함된 물 저장분을 지속 불가능한 속도로 끌어 써왔다"며 "기후 변화와 수질 오염으로 물 공급이 악화하면서 이제는 위기 단계를 넘어섰다"고 진단했다.
카베 마다니 유엔대학교 물·환경·보건연구소장은 "물 파산은 물이 얼마나 있느냐의 문제가 아니라 물을 어떻게 관리하느냐의 문제"라며 "물 파산의 현실을 인정함으로써 사람, 경제, 생태계를 보호하는 어려운 선택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수자원 부족을 정상화하려는 현재의 접근 방식이 더는 유효하지 않으며, 앞으로는 피해 최소화에 우선순위를 둬야 한다는 것이다.
현재 지구상 모든 유역과 국가가 물 파산 상태는 아니지만, 수자원 시스템은 여러 지역사회에 걸쳐 영향을 미친다. 물 문제 해결이 시급한 주요 지역으로는 중동과 북아프리카, 남아시아 일부 지역과 미국 남서부 콜로라도 강과 인근 저수지가 꼽혔다.
지난 2015년 유엔이 채택한 지속가능발전목표(UN-SDGs)에는 '깨끗한 물과 위생' 항목이 포함돼 있다. 오는 2030년까지 모두가 안전하고 저렴한 식수와 위생 시설에 공평하게 접근하고, 수질 오염을 줄이며 지속가능한 물관리를 달성하기 위한 목표다.
이번 보고서는 식수나 위생에 초점을 맞춘 현재의 의제가 많은 지역에서 알맞지 않다고 지적하며 '물 파산' 상태를 공식적으로 인정하자고 제안한다. 아울러 기후 변화, 생물다양성, 토지 관련 약속 이행에 물이 제약이자 기회임을 인식하는 것을 새로운 의제로 제시하며 지구 관측, 인공지능(AI), 통합 모델링을 활용한 물 파산 모니터링 시스템 정착을 촉구하기도 했다.
칠리디지 마르왈라 유엔대 총장 겸 유엔 사무차장은 "물 파산은 취약성, 이주, 갈등의 원인"이라며 "취약 계층을 보호하고 불가피한 손실을 공정하게 분담하는 등 공정하게 관리하는 것이 평화, 안정, 사회적 결속 유지의 핵심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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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은 오는 26∼27일 세네갈 다카르에서 '유엔 물 콘퍼런스' 고위급 준비 회의를 앞두고 있다. 본 회의는 오는 12월 아랍에미리트(UAE)에서 열릴 예정이다.
김성욱 기자 abc123@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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