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07년 첫 보고된 '외국어 증후군'
수술, 마취 등 받으면 외국어 실력 향상
수술 후 마취에서 깨어날 때마다 외국어 실력이 눈에 띄게 늘어나는 미국 남성의 사연이 전해져 화제다. 이른바 '외국어 증후군'으로 불리는 이 질환은 전 세계적으로 보고된 사례가 약 100건에 불과한 희귀 질환이다.
19일 이코노믹타임스, 데일리스타 등 외신에 따르면 미국 유타주 솔트레이크시티에 거주하는 스티븐 체이스씨는 19세 때 미식축구 경기 도중 다쳐 오른쪽 무릎 수술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 전신 마취에서 깨어난 그는 갑자기 간호사들에게 유창한 스페인어로 말을 걸기 시작했다.
간호사들이 영어로 말해 달라고 요청하자, 체이스씨는 왜 자신의 말을 알아듣지 못하는지 이해하지 못한 채 의아해했다고 한다. 이후 자신이 영어가 아닌 외국어를 쓰고 있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는 것이다.
그는 약 20분간 스페인어로 대화를 이어간 뒤에야 다시 영어로 돌아왔다. 체이스씨는 "내가 스페인어로 말했다는 기억조차 없다"며 "주변에서 영어로 말하라고 하길래 혼란스러웠던 기억만 남아 있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그는 초등학생 시절 1년 정도 스페인어 수업을 들은 것이 전부로, 본격적으로 외국어를 공부한 적은 없다고 한다. 하지만 이후 10년간 여러 차례 수술을 받는 동안 마취에서 깨어날 때마다 같은 현상이 반복됐고, 그때마다 스페인어 구사 능력은 더 향상됐다.
의료진은 그가 '외국어 증후군'을 앓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 증후군은 1907년 처음 보고된 희귀 신경·정신 질환으로, 뇌 손상이나 종양, 극심한 스트레스, 전신 마취 이후 나타날 수 있다. 모국어 대신 갑자기 외국어나 특정 억양을 구사하는 것이 특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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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이스씨는 비록 스페인어를 공부한 적은 없지만, 어린 시절 히스페닉계 인구 비율이 높은 지역에서 자란 탓에 영향을 받았을 것으로 추측된다. 체이스씨는 "어릴 때 친한 친구 집에서 시간을 보냈는데, 그때 그의 부모님은 항상 스페인어로 대화했다"며 "무슨 말인지는 이해하지 못했지만, 익숙했던 것 같다"고 전했다.
임주형 기자 skepped@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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