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원 즉시 ECMO 가동·CRRT 병행
다학제 협진으로 중증 호흡부전 극복
치료 시점이 조금만 늦어졌어도 생존을 장담할 수 없었던 중증 급성호흡부전 환자가 안동의료재단 안동병원의 신속한 의사결정과 고난도 중환자 치료 역량을 바탕으로 일상으로 복귀했다. 생사의 갈림길에서 '골든타임'을 놓치지 않은 판단과 실행력이 환자의 운명을 바꿨다.
안동병원은 급성호흡곤란증후군(ARDS)으로 급격히 악화한 환자에게 에크모(ECMO·체외막산소공급장치)를 즉각 가동하고 다학제 협진을 통해 집중 치료를 시행한 결과, 환자가 지난 10일 무사히 퇴원했다고 밝혔다.
환자는 타 의료기관에서 급성신부전과 심장·간 기능 저하로 치료를 받던 중 급성호흡부전이 발생했고, 인공호흡기 치료에도 불구하고 생명 유지가 어려운 위중한 상태로 전환됐다.
의료진 판단에 따르면 환자는 ARDS로 빠르게 악화해 치료가 지연될 경우 치명적인 결과로 이어질 가능성이 매우 높았다. 약물이나 인공호흡기만으로는 회복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즉각적인 에크모 치료가 가능한 의료기관으로의 전원이 시급했고, 에크모 전담팀과 중증 환자 치료 체계를 갖춘 안동병원으로 긴급 이송이 결정됐다.
에크모는 심장이나 폐 기능이 극도로 저하된 환자의 혈액을 체외로 순환시켜 산소를 공급하고 이산화탄소를 제거한 뒤 다시 체내로 돌려보내는 장치로, 흔히 '인공 심폐기'로 불린다. 기존 치료가 한계에 부딪힌 중증 환자에게 적용되는 최후의 생명 유지 수단이다.
지난해 12월 4일 병원 도착 직후 의료진은 즉각 에크모를 가동했다. 환자는 중환자실에서 인공호흡기·에크모 치료와 함께 24시간 연속 투석자료인 지속적 신 대체요법(CRRT)을 동시에 적용받는 고난도 집중 치료에 들어갔다. 다장기 부전으로 번질 수 있는 위험을 선제적으로 차단하기 위한 조치였다.
치료 과정에서는 안동병원의 다학제 협진 시스템이 위력을 발휘했다. 주치의인 신장내과 방종효 과장을 중심으로 흉부외과와 심장내과가 에크모 운용과 심장 기능을 면밀히 모니터링했고, 감염내과는 고열과 감염 징후를 전담 관리했다. 치료 중에 발생한 피부 합병증은 피부과가 즉각 대응하는 등 각 진료과가 유기적으로 협력하며 위기를 넘겼다.
집중 치료 결과 환자는 점차 호전돼 입원 16일 만인 지난해 12월 20일 에크모와 인공호흡기를 모두 제거하고 일반 병실로 전실했다. 이후 재활과 회복 치료를 거쳐 1월 10일, 일상생활이 가능한 상태로 퇴원했다.
방종효 과장은 "내원 당시 한 시간만 늦어졌어도 결과를 장담하기 어려운 촌각을 다투는 상황이었다"며 "도착 즉시 에크모와 CRRT를 가동해 골든타임을 확보했고, 흉부외과·심장내과 등 배후 진료과와의 긴밀한 협력이 합병증을 막아낸 결정적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강신홍 안동병원 이사장은 "지역에서 발생한 중증 응급환자를 골든타임 내 거점 의료기관이 완결적으로 치료해낸 상징적 사례"라며 "앞으로도 에크모를 비롯한 중증 치료 인프라와 다학제 협진 체계를 지속 강화해 지역 의료 안전망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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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사례는 수도권 대형병원에 의존하지 않고도 지역 거점 병원이 고난도 중증 환자를 책임질 수 있음을 보여준다. 생사를 가르는 순간, '얼마나 빨리, 얼마나 정확하게 결정하느냐'가 의료의 성패를 좌우한다는 점에서 안동병원의 에크모 대응은 지역 의료의 가능성과 방향을 동시에 제시한 장면으로 평가된다.
영남취재본부 권병건 기자 gb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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