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개 호텔 개장 등 관광산업 집중 육성
백두혈통 성지서 미래 세대 유산 강조
북한이 백두산 인근 삼지연 관광지구에 호텔 5곳을 동시에 준공하며 관광산업 육성에 속도를 내고 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준공식에 직접 참석해 삼지연을 북한을 대표하는 관광도시로 만들겠다는 의지를 재확인했다. 23일 연합뉴스는 조선중앙통신과 노동신문 등을 인용해 백두산 인근 삼지연시에 현대적인 호텔 5곳을 준공했다고 보도했다. 앞서 지난 20일에는 이깔호텔과 밀영호텔이, 21일에는 소백수호텔·청봉호텔·봇나무호텔이 각각 문을 열었다. 김 위원장은 첫날 준공식에 참석해 객실과 식당, 수영장 등 주요 시설을 둘러봤다.
준공식에서 김 위원장은 '지방발전 20×10 정책'과 함께 자신이 역점 사업으로 강조하고 있는 관광업의 중요성에 대해 역설했다. 구체적으로 그는 "수도와 지방 곳곳에 관광명소들을 일떠세우는 것 자체가 우리 인민의 높아가는 이상과 우리 국가의 발전 잠재력에 대한 뚜렷한 증명"이라며 "나라의 관광문화를 확립하고 관광산업을 활성화해 나가는 데서 호텔들이 차지하는 위치와 역할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김 위원장은 "실용성과 다양성, 예술성이 높은 수준에서 구현됐다"며 만족감을 표시하면서도 "관광업에서 기본은 봉사의 질"이라며 봉사원들의 전문성 강화를 주문했다.
주애와 첫 삼지연 공개 행보…9차 당대회 앞두고 치적·후계 구도 부각
지금껏 북한은 백두산 삼지연 일대를 김일성 주석의 항일투쟁 본거지이자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출생지라고 주장하며 '김씨 일가'의 정치적 배경으로 내세워왔다. 김정은은 그간 중요한 결단을 내리기 전에는 삼지연을 찾는 양상을 보여왔다. 김정은은 고모부인 장성택을 숙청하기 직전인 2013년 11월 삼지연에서 핵심 친위그룹과 특별 회동을 하기도 했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20∼21일 이틀에 걸쳐 삼지연시에 '현대적인 호텔' 5곳의 준공식이 열렸다고 23일 보도했다. 20일에는 이깔호텔·밀영호텔이, 21일에는 소백수호텔·청봉호텔·봇나무호텔이 각각 문을 열었다. 평양 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
이번 현지 지도에는 김 위원장의 딸 김주애도 동행했다. 김 위원장이 주애를 데리고 '백두혈통의 성지'로 불리는 삼지연에서 공개 활동에 나선 것은 처음이다. 북한 매체들은 김 위원장과 주애가 함께 호텔 시설을 둘러보는 모습을 집중 조명했으며, 일정 내내 주애가 전면에 배치된 사진들을 다수 공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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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20일 딸 주애와 함께 삼지연 밀영호텔 준공식에 참석해 실내 온천 시설을 둘러보고 있다. 딸 주애가 김 위원장의 어깨에 손을 얹고 서 있다. 조선중앙TV연합뉴스
북한은 대북 제재 속에서도 외화 확보를 위해 관광산업을 전략적으로 육성하고 있다. 원산갈마 해안관광지구, 양덕 온천지구, 마식령스키장에 이어 삼지연을 백두산 관광의 핵심 거점으로 개발 중이다. 김 위원장은 지난해부터 삼지연을 '세계적인 산악관광지'로 조성하라고 여러 차례 지시해왔다. 전문가들은 이번 행보가 내년 초 예정된 제9차 당대회를 앞두고 지난 5년간의 성과를 부각하는 동시에, 김정은-김주애로 이어지는 '백두혈통 계승 서사'를 강화하려는 의도가 담긴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방제일 기자 zeilis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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