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물가와 소비심리 위축 등의 영향으로 내년 국내 소매유통시장 성장률이 최근 5년 이래 가장 낮은 수준에 그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21일 대한상공회의소는 전국 소매유통업체 300개를 대상으로 실시한 '2026년 유통산업 전망 조사' 결과, 2026년 국내 소매유통시장 성장률이 0.6%에 머물 것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통계청 소매판매액 기준 성장률을 토대로 한 전망치다.
성장 둔화 배경으로는 소비심리 위축이 67.9%로 가장 많이 꼽혔고, 고물가 46.5%, 시장 경쟁 심화 34.0%, 가계부채 부담 25.8% 등이 뒤를 이었다.
업태별로는 온라인쇼핑이 전년 대비 3.2% 성장하며 전체 시장을 견인할 것으로 전망됐다.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와 실용성을 중시하는 소비 성향 확산과 배송 서비스 강화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됐다.
반면 오프라인 채널은 전반적으로 부진할 것으로 예상됐다. 대형마트와 슈퍼마켓은 각각 -0.9%의 역성장이 전망됐다. 온라인과의 경쟁 심화, 1~2인 가구 증가에 따른 소량 구매 확대, 할인 경쟁에 따른 수익성 악화가 복합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백화점은 0.7% 성장할 것으로 전망됐다. 소비심리가 위축된 상황에서도 자산가치 상승에 따른 명품 소비와 체험형 콘텐츠 수요가 일정 수준 유지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편의점은 근거리 소비 수요에도 불구하고 인건비와 임대료 상승, 점포 간 경쟁 심화로 0.1% 성장에 그칠 것으로 예상됐다.
유통업계 관계자들은 2025년 유통업계 7대 뉴스로 '민생회복 소비쿠폰 지급'을 가장 많이 꼽았다. 응답자의 44.7%가 이를 선택했다. 내수 부진 지속은 43.0%로 2위, 이커머스 성장세 둔화는 38.3%로 3위에 올랐다. 소비쿠폰은 전통시장과 중소형 슈퍼 등 근린형 채널을 중심으로 매출 확대 효과가 있었던 것으로 평가됐다.
박경도 서강대학교 교수는 "국내 시장 성장 정체와 경쟁 심화 상황에서 유통산업 역시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협업을 통한 해외시장 개척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특히 "K뷰티와 K푸드 등 콘텐츠 연계 상품을 중심으로 글로벌 사우스 시장을 신성장 동력으로 삼아야 한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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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희원 대한상공회의소 유통물류진흥원장은 "소비 진작 정책과 글로벌 기준에 맞는 규제 개선, 지역 거점을 중심으로 한 첨단산업 육성, 인공지능(AI) 등 산업 인프라 구축을 통해 위축된 소비심리를 회복하고 성장 잠재력을 확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박소연 기자 mus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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