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창원성민여자고등학교가 기후 위기 시대를 맞아 학생 주도의 생태·농업 교육을 본격화하며 지역사회와 협력하는 학교 텃밭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학교 뒤편의 노지(약 189㎡)는 2024년까지만 해도 학생·교직원의 관심 밖에 있던 공간이었다. 그러나 김용준 교장의 혜안으로 교육적 활용 가능성이 재조명되었고, 원예부 동아리 학생들이 자발적으로 땅을 일구며 시작한 작은 실천이 학교 전체의 생태교육으로 확산되는 계기가 됐다. 이를 바탕으로 학교는 올해 2월 경상남도교육청 기후환경추진단과 창원특례시 농업기술센터 도시농업과의 지원을 받아 16개 학급이 공동으로 활용할 수 있는 생태 텃밭을 조성했다.
3월부터는 전 학급이 텃밭 특색활동에 참여하며 고추, 토마토, 감자 등 30여 종의 작물을 직접 재배했다. 경작 경험이 부족한 학생과 교직원들은 일부 경험 있는 교직원·행정원의 지도를 받으며 밭갈이, 퇴비 시비, 병해 관리 등 기초 농업기술을 차근차근 익혀 나갔다. 이러한 과정에서 텃밭은 단순한 재배 공간을 넘어 학생들의 생태 감수성과 협업 역량을 길러주는 생활교육장으로 자리매김했다.
수확된 작물의 일부는 급식소 자율 배식대에서 전교생과 나눠 먹으며 로컬푸드 소비를 실천했고, 일부는 지역 양로원에 기부하여 생태 시민 교육으로 확장되었다. 이는 기후위기 속 식량 문제를 고민하는 교육 현장에서 작은 규모의 식량 자급 경험과 지속가능성 교육을 실천하는 사례로 의미가 크다.
2학기에는 전 학급이 김장용 배추와 무를 재배해 12월 초 수확을 마쳤다. 김장 경험이 적은 학생들을 위해 학부모와 급식 조리사들이 참여하며 학교 공동 김장 프로젝트가 본격화되고 있다.
특히 김장에 필요한 부속 재료는 개교 이래 이어지고 있는 학생회 주최 교내 바자회 수익금으로 마련될 예정이다. 학생들의 선의가 모여 시작된 바자회는 지금까지 교내 거울 구입, 기부 활동 등 다양한 방식으로 지역사회에 긍정적인 영향력을 펼쳐 왔다. 올해는 이러한 바자회 수익금이 김장 나눔과 결합되며 더 큰 상승효과를 낼 것으로 기대된다. 텃밭에서 정성으로 직접 키운 무와 배추에, 학생들의 자발적인 나눔 의지가 담긴 자선금이 더해져 김치를 만든다는 사실은 학생들에게도 특별한 의미를 남기고 있다.
눈 내리는 겨울로 인해 마음까지 차가워지는 계절이지만, 부모와 학생, 교직원 모두가 함께 담근 김치가 지역 사회의 밥상 위에서 따뜻한 마음으로 전달되기를 학교는 바라고 있다.
지난 1년의 텃밭 운영 과정에서는 이상 기후로 인한 생육 장애나 강한 일사 조건 등 도전도 있었지만, 학생들은 이를 통해 농작물이 식탁에 오르기까지의 가치와 노동을 직접 체감하며 생태적 책임 의식을 배우는 의미 있는 경험을 쌓았다.
창원성민여자고등학교는 텃밭 활동을 통해 학생·교직원·학부모·지역사회가 연결되는 새로운 교육 생태계를 구축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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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준 교장은 "텃밭은 학생들이 서로 협업하고 자연에게서 배우며 생태 시민으로 성장하는 장"이라며 "앞으로도 지속가능한 생태교육을 확대하고 지역과 함께하는 생태 공동체 학교로 나아가겠다"고 밝혔다.
영남취재본부 송종구 기자 jgso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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