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0년까지 누적 105조5000억 목표
연평균 7.5%↑…내년 7월 부산서 세계유산위
국가유산청이 K헤리티지 산업 규모를 2030년까지 누적 105조5000억원으로 키운다. 인공지능(AI)과 디지털 기술 대전환을 통해 게임·영화·관광 등 연관 산업을 육성한다는 계획이다.
국가유산청은 17일 이런 내용을 담은 '2026년 주요 업무계획'을 발표했다. 현재 K헤리티지 산업 시장 규모는 콘텐츠·관광 등 분야에서 9조원 수준이다. 국가유산청은 연평균 7.5% 성장을 목표로 내걸었다.
연도별 목표는 2026년 17조4000억원, 2027년 19조원, 2028년 20조9000억원, 2029년 23조원, 2030년 25조2000억원이다. 분야별로는 관광이 4조4000억원에서 50조4000억원으로 가장 큰 성장을 보일 전망이다. 콘텐츠는 2조7500억원에서 33조원, 연관 산업은 1조6000억원에서 17조2000억원, 지식재산(IP) 분야는 3000억원에서 4조9000억원으로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 같은 성장 전략의 기반으로 국가유산청은 디지털헤리티지 데이터 구축을 본격화한다. 원형 데이터를 체계적으로 축적하고 표준화해 IP로 전환한다는 구상이다. 내년까지 원형 데이터 510건을 추가해 누적 3827건을 보유하고, 에셋 700개를 제작해 누적 3551개를 갖출 계획이다. AI 학습데이터도 46만여 건을 구축해 이미지·텍스트 중심의 데이터로 AI 모델의 정확도를 높인다.
구축된 디지털헤리티지 데이터는 현장 해설 서비스로 활용된다. 국가유산청은 4대궁과 종묘를 대상으로 다국어 맞춤형 AI 해설 서비스를 개발한다. 이 사업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AI 민생 10대 프로젝트' 과제로 선정돼 2026~2027년 두 해 동안 총 30억원이 투입된다. 원천 데이터 약 25만 건을 기반으로 서비스가 구현된다. 올해 궁·능을 찾은 외국인 관람객이 400만 명을 돌파한 만큼, 외국인 접근성을 높여 관광 수요를 확대한다는 구상이다.
국가유산 관리체계를 고도화하기 위한 H-BIM 구축도 이어간다. 건축유산의 수리 이력과 구조 정보를 3차원(3D)으로 시각화해 관리하는 방식으로, 내년에는 제주 관덕정과 제주향교 대성전 등 일곱 곳에 13억원을 투입한다. 현재까지 117곳이 구축을 마쳤다.
경복궁에는 국가유산 문화상품을 전시·판매하는 플래그십 스토어를 2026~2027년 조성한다. 내년 설계비 8억 원을 투입해 기초 용역과 자문단을 구성하고, 전통 문화상품에 대한 국내외 수요 증가에 대응한다.
제도적으로는 '국가유산 산업 육성 및 지원에 관한 법률' 제정을 추진한다. 지난 6월 발의된 이 법안은 산업의 정의와 범주를 비롯해 정보체계 구축, 연구개발, 인력 양성, 디지털 콘텐츠 육성 등을 포괄한다. 법 제정에 맞춰 국가유산 특수분류에 따라 종사자 1인 이상 사업체 2000개를 표본으로 산업 현황 조사도 진행한다. 내년 2~12월 진행해 2027년 2월 공표할 예정이다.
기반 시설 확충도 병행한다. 국가유산디지털센터 건립을 추진해 소장품 수집 연구와 설립·운영 제도를 마련하고, 2027년 건축과 전시 시공을 거쳐 2028년 개관할 계획이다.
국가유산청은 연구개발(R&D) 지원도 강화한다. AI와 디지털 트윈 기술을 적용해 국가유산 손상 진단과 복원 기술을 고도화한다. 관련 예산으로 44억 원을 투입해 건축유산 복원 설계, 무인 자율 수중문화유산 탐사 기술 개발 및 표준화 등 여덟 과제를 추진한다. 기후변화로 인한 국가유산 피해 회복 기술 연구에는 96억원을 들여 지능형 손상 함수 추정 모델과 통합 관제 플랫폼 개발·실증 등 스물한 개 과제를 진행한다.
연구 성과의 활용도도 높인다. 주요 R&D 성과에 대한 유·무상 기술 이전을 촉진하고, 사업화 연계를 확대한다. '문화유산 디지털 실측 도면 제작을 위한 지능형 솔루션 개발' 과제의 성과물인 '아치3D 라이너'가 대표적 예다. 중소벤처기업부 혁신제품으로 지정돼 조달청 혁신제품 시범 구매 사업 대상에 포함됐다. 올해에만 기관 다섯 곳에 보급됐다.
내년 7월 19~29일 부산 벡스코에서는 '제48차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가 열린다. 약 200개국에서 3000여 명이 참석할 예정이다. 국가유산청은 이 자리에서 세계유산을 비롯한 한국 유산을 집중적으로 알리고, 세계유산 분야의 평화와 협력 의지를 담은 국제선언문 채택을 추진한다.
국가유산의 국제적 인지도를 높이기 위한 문화 행사도 확대한다. 궁중문화축전의 세계화를 목표로 해외 현지 옥외광고를 늘리고, 글로벌 관광 플랫폼 '크리에이트립'을 활용해 예매 서비스를 제공한다. 영어 홈페이지를 운영하고, 외국어 홍보물과 안내 등 다국어 서비스도 강화한다. 달빛기행·별빛야행 등 외국인 전용 프로그램을 연계 운영해 해외 관람객의 접근성을 높인다는 구상이다.
국내에서는 제작·형성된 지 50년 미만인 이른바 '우리시대 유산'을 적극 발굴한다. 독립운동가 생가와 일제 강제동원 관련 유산을 비롯해 근현대 건축·산업유산(철도·조선소·탄광), 대중문화유산(영화·대중가요·드라마 초기 자료), 디지털·정보화 유산(PC통신·한글 워드) 등이 중점 대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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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민 국가유산청장은 "2026년은 새 정부 국가유산 정책의 성과를 본격적으로 창출하는 시기"라며 "문화강국의 뿌리이자 K컬처의 원천인 국가유산이 미래와 세계로 뻗어나갈 수 있도록 다양한 정책을 발굴하고, 국민이 체감할 수 있도록 속도감 있게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이종길 기자 leemea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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