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우 휴전 기대
OPEC+ 증산에 공급 과잉 전망 확산
국제유가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전쟁 종식 가능성과 공급 과잉 전망이 겹치며 큰 폭으로 하락, 약 5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16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미 동부시간 오후 2시52분 현재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전 거래일보다 1.47달러(2.59%) 내린 배럴당 55.2달러를 기록 중이다. WTI는 장중 한때 배럴당 54.98달러까지 떨어지며 2021년 2월 이후 4년 10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글로벌 원유 가격의 벤치마크인 브렌트유 역시 전일 대비 1.57달러(2.59%) 하락한 배럴당 58.99달러에 거래 중이다.
유가 하락의 배경으로는 글로벌 원유 공급 증가와 지정학적 긴장 완화에 대한 기대가 동시에 작용하고 있다. 특히 우크라이나 전쟁을 둘러싼 지정학적 리스크가 완화될 수 있다는 관측이 유가에 하방 압력을 가하는 중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오는 25일 크리스마스를 시한으로 우크라이나에 러시아와의 평화 협정 수용을 압박하고 있다는 점이 알려지면서, 전쟁 장기화로 인한 원유 공급 차질 우려가 약화됐다는 평가다.
여기에 석유수출국기구(OPEC) 플러스(+) 회원국들이 수년간 유지해 온 감산 기조를 사실상 종료하고 생산을 빠르게 확대하면서 시장에서는 공급 과잉 전망이 한층 짙어지고 있다.
미국 경기 둔화 가능성 역시 유가에 부담 요인이 되는 상황이다. 이날 미 노동부 산하 노동통계국(BLS)이 발표한 11월 고용 보고서에 따르면 비농업 부문 신규 고용은 6만4000건 증가했다. 이는 연방정부 인력 감축 영향으로 10월 비농업 고용이 10만5000건 감소했던 것과 비교하면 증가세로 전환된 수치다. 하지만 실업률은 4.6%로 상승해 2021년 9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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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스타드 에너지의 호르헤 레온 지정학 분석 수석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휴전) 합의가 이뤄질 경우 우크라이나의 (러시아) 석유 인프라 공격과 미국의 대러 제재가 빠르게 해제될 가능성이 크다"며 "이 경우 단기적으로 러시아 원유 공급 차질 위험이 크게 줄어들고, 현재 해상에 저장된 1억7000만배럴 규모의 러시아산 원유가 시장에 복귀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이어 "미국의 대러 제재가 종료될 경우 산유국이 원유 증산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뉴욕=권해영 특파원 rogueh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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