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아르무티에서 자라는 보노트 감자
경매서 4.5㎏ 450만원에 팔린 기록
독특한 섬 토양 덕분에 갖춘 풍미
프랑스에는 유명 셰프, 미식가들이 선호하는 전설의 감자가 있다. 프랑스 대서양 연안의 작은 섬 누아르무티에(Noirmoutier)에서 재배하는 '보노트(Bonnotte)' 감자다. 오직 이곳 토양에서만 자라며, 너무 연약해 손으로만 수확할 수 있다. 보노트 감자는 일반 감자와 전혀 다른 풍미를 자랑하며, 한때 1㎏당 100만원에 팔린 기록이 있다.
프랑스 대서양 연안 누아르무티에서만 자라는 감자
길쭉한 모양의 누아르무티에섬은 프랑스 방데주와 면한 대서양 연안에 위치해 있다. 일찍이 프랑스 농부들은 이곳으로 이주해 다양한 채소를 길렀다. 누아르무티에는 현재 여러 고급 식자재의 원산지로 유명하다.
누아르무티에를 원산지로 하는 채소 가운데 가장 유명한 건 보노트 감자다. 누아르무티에 농부 협동조합 공식 설명에 따르면, 연간 150톤(t)만 재배되는 감자로 오직 섬 내 축제 때만 시장에서 사거나, 혹은 전문 도매업체를 통해 구할 수 있다. 매년 수많은 레스토랑 셰프, 미식가들이 보노트 감자를 구하기 위해 누아르무티에로 몰려들 정도다.
첫 수확된 보노트 감자는 매년 누아르무티에 경매 물품으로 나와 입찰 경쟁이 펼쳐진다. 킬로그램(㎏)당 가격은 매년 변화하지만, 가장 입찰 경쟁이 치열했던 1996년 경매 당시 4.5㎏의 보노트 감자가 3050달러(약 450만원)에 팔렸다는 기록이 있다. 1㎏당 100만원, 개당 10만원 안팎인 셈이다. 당시 판매가는 기네스북 세계 기록에 등재됐으며, 여전히 최고가로 남아있다.
레몬 풍미 감도는 짠맛…일반 감자와 달라
보노트 감자는 일반 감자와 맛이 완전히 다르다는 평가를 받는다. 식감은 매우 부드러우며, 별다른 양념을 하지 않아도 끝맛이 짭짤하고, 무엇보다도 레몬을 연상케 하는 풍미가 있다.
누아르무티에 협동조합은 보노트 감자의 독특한 맛이 섬 토양에서 비롯됐다고 설명한다. 바닷물을 머금은 밭은 육지보다 염분 농도가 높다. 또 누아르무티에의 농부들은 말린 해초를 비료로 삼는데, 비료 특유의 성분이 감자에 레몬 같은 풍미를 입힌다.
수작업으로만 재배 가능, 연 150t 안팎만 생산해
보노트 감자는 최고급 레스토랑에서만 맛볼 수 있는 고급 식자재의 대표격으로 통하지만 과거 지구상에서 완전히 사라질뻔한 위기를 겪었다. 보노트 감자가 매우 무르고 껍질도 얇아 기계 농법으로 대량 수확하기 어려운 탓이다. 수천명의 농부들이 일일이 밭에서 손으로 수확해야 한다. 이 때문에 프랑스에 기계 농법이 보급되던 1960년대 다른 감자에 밀려 점차 자취를 감추기 시작했다.
그러나 협동조합은 1995년 종자 복원 기술에 일가견이 있는 인도 농업 연구소와 협력, 가까스로 보노트 감자를 되살리는 데 성공했다. 이후 섬 내 경작지의 일부를 보노트 재배지로 할당했으며, 오직 수작업으로만 감자를 심고 수확하면서 지금까지 명맥을 이어오고 있다. 보노트 감자가 한 해 150t 안팎으로만 수확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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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노트는 먼 과거부터 전래한 프랑스의 전통 농법으로만 심는다. 매년 2월2일 프랑스 가톨릭 축일인 '샹들러(Chandeleur)'에 일제히 씨를 뿌리며, 5월 초 의식을 치른 뒤 한 번에 수확한다. 이후 90일 동안 통기성 좋은 곳에 감자를 보관한 뒤, 가장 맛있어지는 시기가 오면 꺼내 경매소로 보낸다. 보노트 감자는 구매 이후 8일 이내에 섭취해야 한다.
임주형 기자 skepped@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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