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급심 판결문 공개 확대' 법안에 野 필버
첫 주자 곽규택…'필버 중단' 우원식에 항의
14일까지 필버 정국…국힘 "8대 악법 저지"
국회는 11일 본회의를 열고 하급심 판결문 공개를 확대하는 내용의 형사소송법 개정안을 상정했다. 국민의힘은 내란재판부 설치법 등 더불어민주당 주도 법안에 반대하며 무제한 토론(필리버스터)에 돌입했다.
곽규택 국민의힘 의원이 11일 국회에서 열린 제430회국회(임시회) 제1차 본회의에서 형사소송법 일부개정법률안(대안)에 대한 무제한 토론(필리버스터)를 하고 있다. 2025.12.11 김현민 기자
필리버스터 첫 주자로 나선 곽규택 국민의힘 의원은 "사법 신뢰 회복이라는 대의를 실현하는 방식이 하급심 판결문을 전면 공개하는 것이어야만 하는가라는 질문 앞에 분명한 반대 입장을 밝힌다"고 했다.
이 개정안은 미확정 형사사건 판결서도 열람·복사할 수 있도록 해 국민의 알 권리와 사법 정보 접근권을 실질적으로 보장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재판 투명성과 공정성, 책임성을 강화한다는 취지다.
곽 의원은 지난 9일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의 필리버스터 도중 우원식 국회의장이 마이크를 끈 것에 항의하는 차원에서 피켓을 연단에 설치했다. 피켓에는 '61년 만에 국회의장이 필리버스터 방해한 곳', '국회의장님 또 마이크 끄시게요'라는 내용이 적혔다.
곽규택 국민의힘 의원이 11일 국회에서 열린 제430회국회(임시회) 제1차 본회의에서 형사소송법 일부개정법률안(대안)에 대한 무제한 토론(필리버스터)에 앞서 우원식 국회의장에게 인사하고 있다. 2025.12.11 김현민 기자
우 의장은 이날 본회의장에서 자신이 나 의원 필리버스터 도중 마이크를 강제로 끈 것은 국회법에 따른 합당한 조치라고 해명했다.
우 의장은 "나 의원은 무제한 토론이 시작되는 가맹사업법 개정안에 대해서 찬성하는데, 민주당 8대 악법의 철회를 요구하기 위해 필리버스터를 시작한다고 했다"며 "이를 그대로 두고만 볼 수는 없는 것이며 의장에게 국회법 위반 행위를 눈감으라고 요구하는 것"이라고 했다.
이어 "과거에도 무제한 토론 중에 의제를 벗어나는 경우가 있었던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이에 대해 전임 의장단이 여러 차례 경고한 것도 사실"이라고 강조했다.
우 의장은 "시작부터 국회법을 지키지 않겠다고 선언까지 하고, 의장의 요청을 거부한 것은 헌정사상 처음 있는 일"이라며 "이에 대한 의장의 조치를 권한 남용이라고 얘기하는 것은 온당치 않다"고 덧붙였다.
우 의장은 곽 의원의 피켓에 대해선 "제가 봤는데, 아까부터 말씀드린 대로 시작부터 국회법을 지키지 않겠다고 선언한 것은 헌정사상 처음 있는 일이라 (나경원 의원) 발언을 중단시켰는데, 이거를 이렇게 항의하면, 항의하는 대로 두셔도 괜찮다"고 했다.
곽규택 국민의힘 의원이 11일 국회에서 열린 제430회국회(임시회) 제1차 본회의에서 형사소송법 일부개정법률안(대안)에 대한 무제한 토론(필리버스터)를 하고 있다. 2025.12.11 김현민 기자
여야 원내지도부는 전날 쟁점 법안 처리 관련 협상을 진행했지만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국민의힘은 민주당이 추진하는 8개 법안을 '8대 악법'으로 규정하고 이를 철회하기 전까지 필리버스터를 통해 총력 대응하겠다는 계획이다.
송언석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본회의 전 열린 의원총회에서 "도저히 용납할 수 없는 전체주의 8대 악법에 대해 여당이 연내 강행 처리 시도를 철회하지 않는 한 본회의에 올라오는 모든 법에 대해 필리버스터로 맞서 싸우겠다고 밝힌 바 있다"고 강조했다.
국민의힘이 '8대 악법'으로 규정한 법안은 내란재판부 설치, 법 왜곡죄 신설, 대법관 증원 및 법원행정처 폐지, 4심제 도입, 판·검사 등 공수처 수사 범위 확대, 정당현수막 규제, 유튜버 징벌적 손해배상제, 필리버스터 제한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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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리버스터는 시작한 지 24시간이 지나면 재적 의원 5분의 3 이상 찬성으로 종결할 수 있다. 안건마다 필리버스터 종결 표결을 해야 해서 하루에 법안 1건만 처리할 수 있다. 민주당은 12일 은행법, 13일 경찰관직무집행법 순으로 법안을 상정하고 국민의힘은 14일까지 필리버스로 대응할 계획이다.
문제원 기자 nest2639@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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