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ADR 8개 중 7개 본주 수익률 상회
초과수익 위한 ADR 투자는 지양해야
ADR 배당주 대거 포진…연말 수급 기대
올해 들어 뉴욕증시가 국내 증시 대비 저조한 수익률을 기록 중인 가운데 한국 기업의 미국 주식예탁증서(ADR) 대부분이 국내 상장된 본주의 수익률을 앞서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는 전날 0.21% 내린 4135.00, 코스닥은 0.39% 오른 935.00에 장을 마쳤다. 올해 들어선 각각 72.33%, 37.87% 폭등했다. 같은 기간 다우지수(+11.79%), S&P500지수(+16.30%), 나스닥지수(+22.09%) 등 뉴욕증시 3대 지수의 상승률을 크게 따돌리고 있다.
이 같은 국내 증시의 아웃퍼폼에도 일부 종목들 가운데에선 본점이 분점보다 수익률이 밀리는 분위기다. 미국에 상장된 ADR이 국내 상장된 본주의 상승률을 추월한 것이다. 대표적으로 LG디스플레이 ADR은 올해 들어 전날까지 44.63% 뛰며 같은 기간 본주 상승률(+38.88%)을 웃돌았으며, 한국전력 역시 ADR(+151.45%)이 본주(+148.38%)의 성과를 앞질렀다.
금융주들도 ADR의 성적이 상대적으로 더 좋았다. 우리금융지주와 KB금융 ADR의 연초 대비 수익률은 각각 83.97%, 52.02%로 본주 수익률(79.25%, 50.18%)을 넘어섰다. 이밖에 POSCO홀딩스, KT, 신한지주도 ADR의 수익률이 소폭 앞섰다. 다만 SK텔레콤은 주가 하락세에도 국내 상장된 본주(-2.9%)가 ADR(-3.42%)보다 선방했다.
ADR이란 미국 투자자들이 외국 기업의 주식을 미국 시장에서 편리하게 거래할 수 있도록 만든 대체 증서다. 외국 기업이 자신의 주식(원주)을 자국 수탁은행에 보관하면, 미국의 수탁은행은 이 원주를 담보로 달러 표시의 증서를 발행해 미국 주식처럼 거래될 수 있도록 상장한다. 최근엔 SK하이닉스가 자사주를 ADR로 상장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란 소식이 전해지며 강세를 띠기도 했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올해 들어 미국 증시가 코스피 대비 주춤한 상승세를 보이고 있고, 일반적으로 ADR이 미국에 직상장된 종목들에 비해 거래량이 적음에도 본주의 수익률을 앞섰다는 것은 주목할만한 성과"라면서도 "요즘과 같은 고환율 시기에 초과 수익률만 좇아 ADR에 투자했다간 낭패를 볼 수 있다"고 경고했다. 실제로 나스닥에 직상장한 쿠팡의 일평균 거래량은 1000만주에 이르지만, 한국 ADR은 KT(140만주)를 제외하면 일평균 거래량이 100만주를 밑돈다.
다만 금융·지주사를 비롯한 각종 배당주가 한국 ADR에 대거 포진한 만큼 연말 수급 확대를 기대하는 목소리가 작지 않다. 일례로 한국 ADR 중 연초 대비 수익률이 가장 높은 한국전력의 경우 올해 3분기 누계 별도 순이익이 4조9000억원으로 배당을 위한 실탄이 충분히 장전됐다는 평가다.
송유림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한국전력에 대해 "연중 내내 실적 추정치 상향이 이뤄진 가운데 배당 확대 기대감이 높아지는 구간에 들어섰다"며 목표주가를 4만6000원에서 6만4000원으로 상향했다. 배당성향 20%를 가정한 주당배당금(DPS)은 1980원으로 추산했다.
지금 뜨는 뉴스
해킹 사고 여파로 올해 ADR 중 유일하게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 중인 SK텔레콤 역시 2026년엔 실적과 배당이 정상 궤도로 복귀할 전망이다. 최민하 삼성증권 연구원은 "올해는 3분기 배당 미실시 등으로 배당이 줄었지만, 2026년에는 이익 정상화와 비핵심 자산 처분 등으로 배당 증대가 예상된다"며 "외국인 지분율도 36%까지 하락해 수급 측면에서 경쟁사 대비 긍정적인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내년 SK텔레콤의 DPS는 3000원(배당수익률 5.5%)으로 추정했다.
김진영 기자 camp@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