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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에 다 넘겨줄 건가"…한국형 제작위원회 가능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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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P는 세계로 나가지만 수익은 한국에 없어
일본식 모델 참고하되 창의성은 보장해야

"넷플릭스에 다 넘겨줄 건가"…한국형 제작위원회 가능할까 이성민 한국방송통신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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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엔 한국에서 만든 콘텐츠를 한국이 소유하는 게 당연했다. 글로벌 OTT와 손잡은 지금은 지적재산(IP)이 해외로 넘어가는 경우가 더 많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이 25~27일 코엑스에서 진행하는 '콘텐츠IP 마켓'에서 이성민 한국방송통신대 교수는 최근 IP 주권 논의가 불거지는 이유를 이렇게 설명했다. 글로벌 흥행에 성공해도 중장기 수익이 국내 생태계로 돌아오지 않는 구조가 고착되고 있다는 진단이다.


한국의 기존 제작·투자 방식은 한계가 뚜렷하다. 영화는 메인 투자자가 리스크를 떠안는 구조로 성공하면 수익이 크지만, 실패 시 손실도 막대하다. 방송은 광고 기반이지만 최근 시장 위축으로 회수 구조가 흔들리고 있다.


반면 글로벌 OTT는 단기적으로 안정적이다. 완성된 작품을 넘기면 제작비를 회수할 수 있기 때문이다. 문제는 그 뒤다. 제작사가 IP 대부분을 넘기면서 시즌제·리메이크·머천다이징 등 장기 수익이 해외로 이동한다. 이 교수는 "한국 콘텐츠 산업이 단기 수수료 모델에 갇히면 경쟁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이 교수는 대안 중 하나로 일본식 제작위원회 모델을 언급했다. 여러 기업이 지분 투자로 제작비를 분담하고, 각자의 전문 영역에서 수익을 나누는 구조다. 제작비 부담을 줄이고 전문성을 활용할 수 있다. 그러나 참여 주체가 많아질수록 의사결정이 느려지고, 지분을 확보하지 못한 제작사는 장기 수익에서 배제된다. 일본에선 창의력을 말린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넷플릭스에 다 넘겨줄 건가"…한국형 제작위원회 가능할까 손태영 콘진원 콘텐츠IP전략팀장

하지만 한국의 조건은 다르다. 방송 광고 영향력은 줄었고, 넷플릭스 중심 납품 구조는 장기 IP 수익을 해외에 넘기는 방식으로 굳어졌다. 반면 굿즈와 팬덤 기반 소비는 더욱 커지고 있다.


손태영 콘진원 콘텐츠IP전략팀장은 "슈퍼 IP는 출발이 무엇이든 수익 대부분이 머천다이징에서 나온다"고 설명하며 대표적 사례로 포켓몬스터(전체 수익의 60% 이상)를 가리켰다. "한국은 제작 역량은 강하지만 '판권 판매 뒤 종료'에 머무는 경우가 많다"며 기획 초기부터 부가 사업을 함께 설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웹툰 '나 혼자만 레벨업' 제작위원회에 참여한 장정숙 레드아이스스튜디오 대표는 "한국 웹툰으로 일본식 제작위원회에 들어간 것은 큰 경험이었다"고 말했다. 일본 플랫폼에서 '나혼렙'이 하루 매출 수억 원을 기록하면서 일본 측은 한국 원작을 기반으로 제작위원회를 구성하는 데 자신감을 얻었다고 한다.


신작 '도그랑'의 경우 100% 국내 제작으로 만든 파일럿을 바탕으로 일본 방송사·출판사·해외 OTT가 제작위원회에 참여했다. 핵심 크리에이티브를 한국이 주도하면서 해외 파트너를 얹는 구조가 가능함을 보여줬다.


정기준 스튜디오S 차장은 "드라마는 회당 제작비가 10억원을 넘는 경우가 많아 기존 구조를 벗어나기 쉽지 않다"면서도 "한국형 제작위원회가 본격화된다면 초기에는 제작사가 간사·코디네이터 역할을 맡아 구조를 정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넷플릭스에 다 넘겨줄 건가"…한국형 제작위원회 가능할까 장정숙 레드아이스스튜디오 대표

논의의 방향은 분명하다. 일본 모델을 복제하자는 것이 아니라, 빠르게 세계 시장으로 나가는 한국 콘텐츠의 IP를 어떻게 국내에 남길지를 고민해야 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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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교수는 "한국 콘텐츠의 힘은 자유로운 창작 과정에서 나왔다"며 "제작위원회가 도입된다면 창의성을 제한하는 장치가 아니라, 작품 이후 리스크를 나누고 장기 비즈니스를 설계하는 도구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종길 기자 leemean@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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