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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러시아·베트남의 초코파이 사랑 뒤엔 '이 배경' 있었다 [맛있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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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러·베는 초코파이 효자 시장 1~3위
경공업 부실했던 공산권 역사 공통점
'고급 과자' 이미지로 잘 팔린 초코파이

편집자주최초의 과자는 고대 메소포타미아 문명에서 발견됐다고 합니다. 과자는 인간 역사의 매 순간을 함께 해 온 셈이지요. 비스킷, 초콜릿, 아이스크림까지. 우리가 사랑하는 과자들에 얽힌 맛있는 이야기를 전해 드립니다.

연간 40억개 이상 팔리는 오리온 초코파이는 해외 매출 비중이 84%에 달하는 수출 효자 과자다. 중국·러시아·베트남이 해외 매출 비중 1~3위를 차지한다. 모두 공산주의였거나, 지금도 사회주의 체제를 유지하는 공산권 국가라는 공통점이 있다. 과거 냉전 당시 공산권 국가들은 중공업 육성에 집중하느라 경공업 발전이 더뎠고, 식료품 산업이 발전하지 못하다 보니 과자의 품질이 낮고 생산량도 적었다. 1993년 중국, 러시아 등에 수출된 초코파이는 공산권 시민들이 처음 맛본 해외 과자 중 하나였다.

제사상에 올라갈 정도의 인기

초코파이 글로벌 매출액은 지난해 기준 5830억원으로 해외 매출 비중이 84%를 차지한다. 초코파이 해외 법인별 매출액은 중국이 1910억원(32.7%)으로 세계 1위를 기록했다. 이어 러시아(28%·1630억원), 베트남(20.5%·1200억원) 순이다.


러시아에서 지난해 팔린 초코파이는 약 16억개. 전 세계 판매량의 40%에 해당한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러시아가 서구의 경제 제재를 받는 와중에도 초코파이의 인기는 식지 않았다. 베트남에서 초코파이는 명절 선물로 주고받거나 제사상에 올릴 정도로 인기가 뜨겁다. 베트남 전체 파이 시장에서 초코파이의 점유율은 1위다.


중국·러시아·베트남의 초코파이 사랑 뒤엔 '이 배경' 있었다 [맛있는 이야기] 베트남 한 가정 제단에 올라간 초코파이. 오리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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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료품 산업 발달 더뎠던 공산권 국가들

초코파이에 사로잡힌 중국·러시아·베트남의 공통점은 과거 소비에트 연방(소련)의 일원이었거나 동맹이었던 공산권 국가라는 점이다. 이런 역사적 배경은 초코파이의 경쟁력이 빛을 발하는 계기가 됐다.


옛 소련은 1928년 제1차 경제개발 5개년 계획 수립 당시 산업화, 특히 중공업과 무기 산업 육성에 집착했고, 생필품 생산에 필요한 경공업 투자는 뒷전이었다. 결국 소련이 붕괴하고 가격 자유제 등 시장경제가 일부 도입됐던 1990년대 초 러시아는 생필품을 생산할 여력이 없어 급격한 물가 급등 현상을 겪는다.


중국·러시아·베트남의 초코파이 사랑 뒤엔 '이 배경' 있었다 [맛있는 이야기] 1931년 배포된 소비에트 연방(소련)의 5개년 계획 홍보 포스터. 노동자의 열정으로 5년 목표를 4년으로 감축하자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인터넷 아카이브



초코파이는 이런 혼란한 시기인 1993년 러시아에 처음 수출됐고, 맥도날드·코카콜라 등과 함께 러시아 시민들에게는 '자유의 맛'으로 각인됐다. 초코파이는 같은 해 '사회주의 시장경제 체제'를 새 노선으로 택하며 해외 자본에 시장을 개방한 중국에도 발 빠르게 수출됐으며, 과자 시장이 덜 발달했던 현지 제과 시장에서 파이형 제품 카테고리를 개척했다.


베트남 시장은 러시아·중국보다 2년 늦은 1995년부터 진출했다. 오리온 관계자는 "첫 진출 해 베트남의 제과 시장은 열악했다. 특히 국내 시장과 달리 과자가 벌크(bulk·여러 개의 과자를 한데 묶어 판매하는 방식)형으로 포장돼 위생 문제가 있었고, 품질도 조악했다"며 "초코파이는 베트남에서 낱개 포장 방식을 선보여 이 문제를 해결했다"고 설명했다.

한때는 술·담배와 함께 中 선금거래 물품으로 쓰여

경제적 여력이 넉넉한 사람들만 먹는 고급 과자란 이미지는 초코파이가 공산권 국가에서 오랫동안 인기를 얻는 데 큰 역할을 했다.

오리온은 초코파이의 고급 과자 이미지를 위해 소비자의 신뢰를 얻는 데 힘썼다. 1995년 중국 남부 지역에 유통되던 초코파이에서 곰팡이가 발견되자, 오리온은 같은 해 9월 중국 내 매장에서 10만개의 제품을 전량 수거한 뒤 모조리 소각처리했다. 당시 결정은 오리온의 재무제표에 단기적인 부담이 됐으나, 중국 소비자의 신뢰를 얻는 계기가 된 것으로 평가됐다.


2006년 오리온은 '중국 시장 현황' 자료에서 초코파이에 대해 "결혼식 답례품으로 증정되는 명품이었으며 외상거래가 일반화된 중국에서 술, 담배 이외에 선금거래가 이뤄지는 유일한 제품"이라고 표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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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에선 2011년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전 대통령이 차를 즐기며 초코파이를 곁들이는 사진이 현지 언론에 소개돼 '대통령이 즐기는 간식'으로 알려졌다. 베트남은 지금도 초코파이가 명품 과자로 취급되는 것으로 전해졌다.




임주형 기자 skepped@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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