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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T "한국, 일본식 무역 합의 압박 거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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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직접 대미투자처 지정
한국 반발…최종합의 난항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수십억 달러 규모의 대미 투자처를 직접 지정하겠다는 요구를 내놓자 한국이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고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가 보도했다. FT는 16일(현지시간) '한국, 일본식 무역 합의 압박에 반발(South Korea resists US pressure to finalise 'Japan-style' trade deal)'이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이같이 전하며 한·미가 무역 합의의 최종 조건을 두고 난항을 겪고 있다고 전했다.


FT "한국, 일본식 무역 합의 압박 거부"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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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한구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은 15일 미국을 찾아 제이미슨 그리어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와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이는 지난 7월 말 한국의 3500억달러 대미 투자와 미국의 관세 인하를 맞교환하기로 한 합의 발표 이후 두 달 만이다. 여 본부장은 워싱턴 도착 직후 "악마는 디테일에 있다. 세부 사항을 두고 긴장된 협상이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핵심 쟁점은 대미 투자처를 트럼프 대통령이 직접 지정하겠다는 미국의 요구를 한국이 수용할지 여부다. 복수의 협상 소식통에 따르면 미국은 일본의 선례를 따라 한국의 대미 투자처를 트럼프 대통령이 직접 결정하도록 요구했지만, 한국 정부는 이를 '비합리적'이라며 거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 조지아주 현대차·LG에너지솔루션 배터리 공장에서 벌어진 대규모 이민 단속으로 한국인 근로자 수백 명이 구금되면서 양국 관계는 한층 더 긴장됐다고 FT는 전했다.


일본이 미국 측에 5500억달러 규모 프로젝트를 제안해 양국이 합의한 뒤 트럼프 행정부의 압박은 더욱 거세졌다. 일본은 이번 합의로 자동차 수출품에 15% 관세만 적용받게 됐지만, 한국산 자동차는 여전히 25% 관세가 부과돼 경쟁에서 불리한 처지에 놓였다. 하워드 러트닉 미 상무부 장관은 CNBC 인터뷰에서 "일본은 서명했다. 한국은 협정을 받아들이든지, 아니면 관세를 내든지 둘 중 하나다. 흑백은 분명하다"며 합의를 압박했다.


FT는 한국이 일본식 합의를 따르기 어려운 이유로 외환보유액이 일본보다 훨씬 적고, 미국과 통화스와프 협정도 체결하지 못한 점을 지적했다. 실제로 조현 외교부 장관은 국회에서 무역 합의의 일환으로 한·미 통화스와프를 제안했다고 밝힌 바 있다.


워싱턴 소재 아시아그룹(TAG)의 제니퍼 리 전무는 "원화는 글로벌 시장에서 엔화보다 변동성이 훨씬 크고, 한국의 외환보유액은 일본의 3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며 "한국이 미·일 합의를 그대로 따른다면 원화 시장이 극도로 불안정해지고 가치 하락 압력이 커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로이터통신도 한국이 일본과 같은 대미 무역 합의를 체결하기 어려운 이유로 외환보유액이 일본보다 훨씬 적고, 원화의 유동성이 낮아 변동성 위험이 크다는 점을 지적했다. 이런 상황에서 3500억달러 규모의 투자안을 이행하면 달러 수요가 급증해 원화 약세 압력이 심화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반면 일본은 기축통화국인 데다 미국과 무제한 통화스와프를 맺고 있어 자금 유입 시 외환 공급이 원활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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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각에서는 최근 조지아주의 현대차·LG에너지솔루션 공장 이민 단속 사태가 협상 불확실성을 더욱 키웠다고 보고 있다. 전직 미 통상교섭관인 웬디 커틀러 아시아소사이어티정책연구소(ASPI) 부회장은 "한국 기업들은 직원들이 이민 당국에 끌려가는 모습을 보며 충격을 받았다"며 "이런 상황에서 새로운 투자 약속을 강요받는 데 대해 냉담해졌다"고 지적했다.




김민영 기자 argus@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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