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bar_progress

글자크기 설정

닫기

[THE VIEW]잠들지 않는 주식시장, 누구에게 득일까

시계아이콘01분 51초 소요
언어변환 뉴스듣기

아시아·개인 투자자 중심 야간 거래
AI·토큰화와 맞물린 '잠들지 않는 시장'

[THE VIEW]잠들지 않는 주식시장, 누구에게 득일까
AD

2024년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는 평일 24시간 중 23시간 거래가 가능한 24X라는 거래소의 전국 단위 증권거래소 운영 등록을 승인했고 이달 말 공식적으로 사업을 시작할 예정이다. 처음에는 오전 4시부터 오후 8시까지 거래가 가능하지만, 점차 일요일 오후 8시부터 금요일 오후 8시까지 매일 점검 시간을 제외하고 23시간 거래가 가능하도록 확대해 늘어나는 장외거래 수요를 충족시키려 하고 있다.


이와 더불어 뉴욕증권거래소(NYSE)와 나스닥(NASDAQ)도 주식 거래 시간을 하루 24시간으로 확대하려는 계획을 발표하며 시장의 패러다임 전환을 예고하고 있다. 인공지능(AI)과 토큰화 등 기술 발전과 맞물려 '잠들지 않는 시장'이 현실로 다가오고 있는 것이다. 거래 기회를 넓힌다는 점에서는 긍정적이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새로운 위험에 노출될 수 있다고 우려한다.


현재 정규 시간 외 거래는 미국 전체 주식 시장 거래량의 약 11%를 차지하며, 대부분은 정규 시장 개장 직전과 폐장 직후에 집중되어 있다. 특히 미국 동부 시간 기준 오후 8시부터 다음날 오전 4시까지 이어지는 야간 거래는 전체 거래량의 0.2%에 불과할 정도로 비중이 작다. 이 시간대의 거래 특성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중요한 문제점들이 발견된다.


여러 연구에 따르면 야간 거래는 주로 개인 투자자들에 의해 주도된다. 한 연구는 야간 거래량의 80%가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발생하며, 그중 절반가량이 한국 투자자로부터 나온다고 분석했다. 나머지 20%는 미국 개인 투자자들이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기관투자가보다는 개인들이 야간 시간대에 발생하는 뉴스나 시차에 따른 필요에 의해 거래에 참여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문제는 이 시간대에 시장의 질이 현저히 저하된다는 점이다. 야간에는 거래소의 시세가 제공되지 않아 매수·매도 호가 스프레드가 정규 시간에 비해 크게 벌어진다. 매일 야간에 거래되는 주식의 경우 스프레드가 약 40% 더 높았고, 전체 야간 거래 주식으로 확대하면 144%까지 치솟았다. 이는 투자자가 주식을 사거나 팔 때 더 높은 비용을 지불해야 함을 의미한다. 실제로 개인 투자자의 실질적인 거래 비용은 정규 시간 대비 3배나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THE VIEW]잠들지 않는 주식시장, 누구에게 득일까 24시간 열리는 시장은 기회의 확장인 동시에 위험의 확대를 뜻한다. ‘잠들지 않는 시장’은 일부에게 기회, 다수에게는 위험이 될 수 있다. 챗GPT 생성 이미지

더 큰 문제는 투자자 보호 장치의 부재다. 정규 시장에서는 최선호가 체결 의무에 따라 투자자가 가장 유리한 가격으로 거래할 수 있도록 보호받지만, 야간 거래 시간에는 이러한 규정이 적용되지 않는다. 또한 시장 전체의 변동성을 완화하는 서킷브레이커와 같은 투자자 보호 장치도 작동하지 않는다. 이로 인해 투자자들은 불리한 가격에 거래할 수 있다. 한 연구에 따르면 야간 거래의 92%가 최선호가와 같거나 더 나쁜 가격에 체결되었으며, 가격 개선 효과는 거의 없었다.


일부 증권사들은 시장 가격이 급변할 때 개인 투자자의 시장가 주문을 특정 범위 내의 지정가 주문으로 자동 전환해 보호하려 했지만, 오히려 정교한 알고리즘을 사용하는 기관투자가들이 이를 역이용해 수익을 극대화하는 수단으로 삼았다는 분석도 있다. 이는 규제 공백 속에서 개인 투자자들이 정보와 시스템의 비대칭성으로 손실을 볼 가능성이 크다는 점을 보여준다.


유럽 시장을 분석한 한 연구는 미국보다 긴 거래 시간이 오히려 유동성을 분산시켜 시장의 질을 해치고 거래 비용을 증가시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는 단순히 거래 시간을 늘리는 것만이 능사가 아님을 시사한다.


24시간 거래는 거스를 수 없는 흐름이 될 수 있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속도가 아니라 방향이다. 투자자를 보호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가 기술의 발전 속도를 따라가지 못한다면 '잠들지 않는 시장'은 일부 영리한 투자자들에게는 기회의 장이 되겠지만 다수의 개인 투자자에게는 위험한 정글이 될 수 있다. 경쟁적인 호가를 장려하고, 시장 감시 기능을 강화하며, 시간대와 상관없이 모든 투자자가 공정하게 보호받을 수 있는 규제 체계를 마련하는 것이 24시간 거래 시대의 성공적인 안착을 위한 선결 과제일 것이다.


AD

박성규 미국 윌래밋대 교수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AD
AD

당신이 궁금할 이슈 콘텐츠

AD

맞춤콘텐츠

AD

실시간 핫이슈

AD

놓칠 수 없는 이슈 픽

  • 26.02.1815:06
    "세금 무서워" 서울 고가 매물 쏟아지는데…팔리는 건 '15억 이하'
    "세금 무서워" 서울 고가 매물 쏟아지는데…팔리는 건 '15억 이하'

    정부가 '거주 목적 외' 주택 보유에 대한 세제 혜택을 단계적으로 회수하겠다고 밝히면서 서울 아파트 매물이 빠르게 쌓이고 있다. 다만 늘어나는 매물만큼 거래가 따라붙지는 못하는 모습이다. 대출 규제로 매수 여력이 제한된 데다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 종료일이 다가올수록 매물이 늘어 가격이 추가 하락할 수 있다는 관망 심리가 확산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18일 부동산 빅데이터 업체 아실에 따르면 전일 기준 서

  • 26.02.1807:00
    수도권 집값 상승 지방으로 퍼질까…기대 심리 '쑥'
    수도권 집값 상승 지방으로 퍼질까…기대 심리 '쑥'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에서 주택 가격 상승이 주춤한 가운데 지방 부동산 시장이 점차 살아나고 있다. 주택사업자들이 바라보는 지방 부동산 경기 전망도 큰 폭으로 개선된 것으로 확인됐다. 18일 주택산업연구원이 주택사업자를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2월 비수도권 주택사업경기전망지수는 전월보다 16.0포인트 상승한 93.3으로 전망됐다. 주택사업 경기가 좋아질 것으로 보는 기준선인 100보다 여전히 낮은 수치지만 같은

  • 26.02.1713:49
    서울 정비사업 77조에 AI발 원전까지…부실 털어낸 건설사, '쌍끌이 반등' 오나
    서울 정비사업 77조에 AI발 원전까지…부실 털어낸 건설사, '쌍끌이 반등' 오나

    건설업계가 3년간의 부실 정리를 마무리하고 반등 채비에 나서고 있다. 국내에서는 서울 핵심지를 중심으로 대규모 정비사업 장이 열렸고, 해외에서는 인공지능(AI)발 전력 수요 폭증에 따른 원전 수주 소식이 잇따르는 추세다. 안정적인 내수 수익 기반에 글로벌 성장 동력이 맞물리면서 건설업 체질 개선과 가치 재평가가 가속화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17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박세라 신영증권 연구원은 최근 '건설, 사야 할

  • 26.02.1711:50
    법은 '금지' 세칙은 '허용'…은행 '셀프 감정' 53년째 예외
    법은 '금지' 세칙은 '허용'…은행 '셀프 감정' 53년째 예외

    금융기관의 부동산 담보 자체 감정평가를 둘러싼 감정평가업계와 은행권의 갈등 법적 대응 국면으로 번지고 있다. 국토교통부는 지난해 은행 자체평가를 위법으로 판단했고, 국정감사에서도 여러 차례 같은 지적이 나왔다. 금융위원회도 개선을 약속했다. 그러나 5개월이 지난 지금까지 은행권은 자체평가 중단 시점을 밝히지 않고 있다. 협의 교착…특정 은행 물량은 3배 급증 17일 감정평가업계에 따르면 한국감정평가사협회는 금

  • 26.02.1414:44
    좁을수록 인기?…수도권에선 중형 면적보다 소형 청약 '러시'
    좁을수록 인기?…수도권에선 중형 면적보다 소형 청약 '러시'

    분양가 상승 흐름으로 인해 수도권 아파트 청약 시장에서 소형 면적이 중형보다 더 큰 인기를 얻고 있다. 지난해엔 소형 청약자 수가 처음으로 중형을 앞서기도 했다. 14일 부동산R114에 따르면 지난해 수도권 아파트 청약자 총 48만5271명 중 전용면적 60㎡ 이하 소형아파트에 21만8047명이 몰린 것으로 파악됐다. 전용 60∼85㎡의 중형 아파트에 21만7322명, 전용 85㎡를 초과하는 대형 아파트에 4만9902명이 접수했다. 한국부동

  • 26.02.0307:05
    전문가 4인이 말하는 '의료 생태계의 대전환'[비대면진료의 미래⑥]
    전문가 4인이 말하는 '의료 생태계의 대전환'[비대면진료의 미래⑥]

    편집자주병원 진료를 위해 대기실에 긴 줄을 서는 대신 스마트폰 화면 속 의사를 만나는 시대. 비대면진료가 코로나19 팬데믹, 의정 갈등 시기 한시적 허용과 시범사업 등을 거쳐 올 연말 본 시행을 앞두고 있다. 격오지와 취약계층의 의료 공백을 메우는 편리함과 함께 약 배송 금지에 따른 이용 한계, 의약품 오남용 우려 등이 공존하고 있고, 의료계와 플랫폼업계, 환자단체 사이의 시각차 또한 여전히 팽팽하다. 의료산업의 패

  • 26.02.0307:04
    벼랑 끝에 선 '닥터나우 방지법'…플랫폼 규제 해법은?
    벼랑 끝에 선 '닥터나우 방지법'…플랫폼 규제 해법은?

    편집자주병원 진료를 위해 대기실에 긴 줄을 서는 대신 스마트폰 화면 속 의사를 만나는 시대. 비대면진료가 코로나19 팬데믹, 의정 갈등 시기 한시적 허용과 시범사업 등을 거쳐 올 연말 본 시행을 앞두고 있다. 격오지와 취약계층의 의료 공백을 메우는 편리함과 함께 약 배송 금지에 따른 이용 한계, 의약품 오남용 우려 등이 공존하고 있고, 의료계와 플랫폼업계, 환자단체 사이의 시각차 또한 여전히 팽팽하다. 의료산업의 패

  • 26.02.0307:03
    탈모·여드름 치료제만 급증…'처방전 자판기' 막으려면
    탈모·여드름 치료제만 급증…'처방전 자판기' 막으려면

    편집자주병원 진료를 위해 대기실에 긴 줄을 서는 대신 스마트폰 화면 속 의사를 만나는 시대. 비대면진료가 코로나19 팬데믹, 의정 갈등 시기 한시적 허용과 시범사업 등을 거쳐 올 연말 본 시행을 앞두고 있다. 격오지와 취약계층의 의료 공백을 메우는 편리함과 함께 약 배송 금지에 따른 이용 한계, 의약품 오남용 우려 등이 공존하고 있고, 의료계와 플랫폼업계, 환자단체 사이의 시각차 또한 여전히 팽팽하다. 의료산업의 패

  • 26.02.0307:02
    "집에서 진료받고 약 배송은 불가?"…'반쪽짜리' 제도
    "집에서 진료받고 약 배송은 불가?"…'반쪽짜리' 제도

    편집자주병원 진료를 위해 대기실에 긴 줄을 서는 대신 스마트폰 화면 속 의사를 만나는 시대. 비대면진료가 코로나19 팬데믹, 의정 갈등 시기 한시적 허용과 시범사업 등을 거쳐 올 연말 본 시행을 앞두고 있다. 격오지와 취약계층의 의료 공백을 메우는 편리함과 함께 약 배송 금지에 따른 이용 한계, 의약품 오남용 우려 등이 공존하고 있고, 의료계와 플랫폼업계, 환자단체 사이의 시각차 또한 여전히 팽팽하다. 의료산업의 패

  • 26.02.0307:01
    "환자 편의 높이되 더 안전하게"…하위법령 논의 착수
    "환자 편의 높이되 더 안전하게"…하위법령 논의 착수

    편집자주병원 진료를 위해 대기실에 긴 줄을 서는 대신 스마트폰 화면 속 의사를 만나는 시대. 비대면진료가 코로나19 팬데믹, 의정 갈등 시기 한시적 허용과 시범사업 등을 거쳐 올 연말 본 시행을 앞두고 있다. 격오지와 취약계층의 의료 공백을 메우는 편리함과 함께 약 배송 금지에 따른 이용 한계, 의약품 오남용 우려 등이 공존하고 있고, 의료계와 플랫폼업계, 환자단체 사이의 시각차 또한 여전히 팽팽하다. 의료산업의 패

  • 26.02.1915:25
    '젊은 서양인들'이 한국에 몰려온다
    '젊은 서양인들'이 한국에 몰려온다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경도 PD※ 기사 내용을 인용할 때는 반드시 '소종섭의 시사쇼'를 명기해 주시기 바랍니다. 요즘 거리를 다니다 보면 외국인들이 많이 눈에 띈다. 어느 순간 그렇게 됐다. 서울이 뉴욕의 축소판이 된 것 같은 느낌이 들 때가 있다. 이 많은 외국인은 어디서 왔을까? 법무부 출입국 외국인정책본부의 통계월보에 따르면

  • 26.02.0511:23
    박원석 "전한길, 이석기보다 훨씬 더 위험"
    박원석 "전한길, 이석기보다 훨씬 더 위험"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박수민 PD■ 출연 : 박원석 전 국회의원(2월4일)※ 기사 내용을 인용할 때는 반드시 '소종섭의 시사쇼'를 명기해 주시기 바랍니다. 소종섭 :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소종섭의 시사쇼 시작하겠습니다. 오늘은 박원석 전 의원과 함께 여러 가지 이슈들 짚어보도록 하겠습니다. 박원석 : 네, 안녕하십니까. 소종섭 : 오늘 장

  • 26.02.0314:25
    장성철 "한동훈의 알파와 오메가는 배지"
    장성철 "한동훈의 알파와 오메가는 배지"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마예나 PD■ 출연 : 장성철 공론센터 소장(2월 2일)※ 기사 내용을 인용할 때는 반드시 '소종섭의 시사쇼'를 명기해 주시기 바랍니다. 소종섭 :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장성철 공론센터 소장과 함께 여러 가지 이슈들 짚어보도록 하겠습니다. 이재명 대통령 SNS 정치, 지난주 토요일부터 오늘 오전까지 9개를 올렸습니다.

  • 26.01.2907:47
    정청래 비판한 김민석, 치열한 두 사람의 '장군멍군'
    정청래 비판한 김민석, 치열한 두 사람의 '장군멍군'

    김민석 국무총리와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장군멍군'을 하고 있다. 보이지 않는 힘겨루기가 한창이다. 올 8월 전당대회를 향한 움직임이다. '8월 전대'는 누가 당 대표가 되느냐를 넘어 여권의 권력 지형을 가르는 의미가 있다. 정 대표가 연임에 성공한다면 그의 정치적 힘은 지금보다 더 커진다. 여권 내 위상이 올라가는 것도 당연하다. 2028년 국회의원 선거의 공천권을 쥐기 때문이다. 김민석 국무총리가 대표가 된다면

  • 26.01.2811:24
    이언주 "합당은 선거에 악재, 정 대표 행동 용서받기 어려워"
    이언주 "합당은 선거에 악재, 정 대표 행동 용서받기 어려워"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내 긴장감이 높아가는 흐름이다. '명청대전'이라는 말이 나오더니 최근에는 최고위원회에서 직접 언쟁을 주고받았다. 일부 최고위원들이 회의에 불참하는 일도 벌어졌다. 8월 전당대회를 앞둔 세력 격돌이 서서히 본격화하는 모양새다. 이언주 더불어민주당 수석최고위원은 그 한가운데 있다. 최근 이 수석최고위원과 두 차례 인터뷰했다. 지난 21일 '소종섭의 시사쇼'에 출연해 1시간 인터뷰했고, 27일엔 전화


다양한 채널에서 아시아경제를 만나보세요!

위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