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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기업보다 더 IT스럽게" 현대차가 그리는 SDV 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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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오버 더 모빌리티] (31)
하드웨어·소프트웨어 분리 개발로
개발 속도 높이고 비용 줄여
완성형 SDV 2028년 출시
2030년 누적 판매 목표 2200만대
개방형 차량용 OS 생태계 조성

편집자주[현대차, 오버 더 모빌리티]는 현대자동차그룹이 글로벌 3위로 올라설 수 있었던 혁신 비결을 정리한 콘텐츠입니다. 예로부터 자동차 산업을 주도한 국가가 글로벌 경제의 패권을 장악했습니다. 제조업의 꽃인 자동차 산업은 기술 발전과 수출, 고용의 측면에서 전방위적인 영향력을 발휘합니다. 과거 현대차가 빠른 추격자(fast follower)였다면 이제는 산업을 이끄는 선두 주자(first mover)로 부상했습니다. 글로벌 취재 현장에서 느낀 현대차의 과거와 현재, 미래의 주소를 그대로 전달해드립니다. 연재는 40회 이후 서적으로 출간될 예정입니다.
"IT기업보다 더 IT스럽게" 현대차가 그리는 SDV 미래 현대차그룹이 개발중인 차세대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플레오스 커넥트(Pleos Connect)'. 현대차그룹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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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7년, 경기도 판교. 매일 자가용으로 판교에서 광화문까지 출퇴근하는 A씨는 올해 출시된 현대차 신차를 구매했다. A씨의 출근길을 들여다보면 운전으로 인한 스트레스는 거의 찾아볼 수 없다. 우선 스마트키를 꺼낼 필요도 없다. 주머니에 휴대폰을 넣은 채 차량에 다가서면 차 문이 운전자를 인식해 자동으로 열린다. 시동을 걸면 차량은 운전자를 인식하고 미리 저장된 시트 포지션과 설정을 자동으로 맞춘다. A씨가 "안녕 글레오(Gleo), 광화문으로 가자"라고 말하면, 차량은 '광화문'이 A씨의 직장을 의미한다는 걸 이해하고 내비게이션 목적지를 자동으로 설정한다. 전체 경로 중 자율주행이 가능한 구간은 약 80%, A씨가 직접 운전해야 하는 구간은 20%로 표시된다. 자율주행 구간에서는 차량이 스스로 신호등을 인식하고 차선을 변경하며 목적지를 향해 주행한다.


일정 구간에서는 운전자가 전방을 주시하고 있으면 핸들에서 손을 뗄 수도 있다. 덕분에 A씨는 달리는 차 안에서 간단한 요깃거리로 아침 식사를 해결할 수 있게 됐다. 복잡한 도심에 진입하면 차량은 A씨에게 직접 운전하라는 신호를 보낸다. 1시간이 넘는 출근 시간 중 A씨가 직접 운전하는 시간은 마지막 10분 남짓에 불과하다. 이번에 출시된 신차는 차량 제어의 대부분을 음성으로 할 수 있다는 점에서 편의성이 더욱 강화됐다. 기존 차량들이 음성 명령으로 에어컨을 끄고 켜는 정도에 그쳤다면 이번 모델은 창문 개폐와 키즈록 잠금·해제, 조명 밝기 조절, 차량 상태 점검까지 모두 음성으로 제어할 수 있다. 게다가 차량과 집이 연결돼 있어 집 안의 가전제품도 끄고 켤 수 있다. 예를 들어 퇴근길에 집에 도착하기 10분 전쯤 "안녕 글레오, 집에 있는 에어컨 22도로 켜줘"라고 말하면 도착했을 때는 이미 에어컨이 켜져 있는 시원한 집에 바로 들어설 수 있다.


지난 3월 현대차그룹 AVP 본부가 개최한 개발자 콘퍼런스 '플레오스(pleos) 25'에서 공개된 로드맵을 미래 시점에서 재구성해본 내용이다. 이 행사에서 현대차·기아는 2026년 이후 순차적으로 적용할 새로운 △차량 아키텍처 △소프트웨어(SW) 운영 체제 △AI(인공지능)를 활용한 자율주행 및 사용자 경험 시스템 등을 공개했다. 이 자리에서 현대차그룹은 전통 제조 기업에서 벗어나 소프트웨어 중심의 ICT 기업으로 전환하겠다는 의지를 다시 한번 드러냈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최근 한 미국 자동차 전문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향후 25년간 모빌리티 산업을 정의할 핵심 요인 중 하나는 SDV(소프트웨어 중심 차량)과 AI 기술의 융합"이라며 "SW는 제품 개발과 차량 아키텍처부터 사용자 상호작용과 비즈니스 모델까지 밸류체인 전체를 재정의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현대차·기아는 SDV라는 거대한 물결을 2019년부터 준비해왔다. 이제는 전통적인 제조업의 틀을 벗어나 SW 기반의 미래 모빌리티 기업으로 전환을 본격화하고 있다. 테슬라·BYD와 같은 신생 업체들은 기존에 구축해놓은 레거시(전통)가 없다. 개발 자산과 설비 투자에 대한 감가상각뿐만 아니라 인력구조, 협력사와의 관계 등을 신경 쓰지 않고 아예 처음부터 시작할 수 있다. 따라서 신생업체의 SDV 전환은 현대차·기아보다 빠를 수밖에 없었다. 신생업체가 고속정이라면 현대차·기아는 항공모함이다. 항공모함의 뱃머리를 돌리기 위해서는 점진적이고 꾸준하며 세심한 변화가 필요하다. 거대한 글로벌 회사의 체질을 바꾸기 위해선 구체적이고 체계적인 계획이 있어야 한다는 의미다. 지난 3월 현대차그룹이 제시한 SDV 전환 로드맵을 살펴보면서 향후 5년 이내 현대차·기아가 어떤 차를 출시하게 될지 상상해보자.


SDV란 무엇인가
"IT기업보다 더 IT스럽게" 현대차가 그리는 SDV 미래 지난 8월 진행된 Pleos SDV 스탠다드 포럼에서 송창현 현대차·기아 AVP본부장(사장)이 발표하는 모습. 현대차그룹 제공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2024 CES 현장. 송창현 당시 현대차·기아 SDV 본부장(사장)은 현대차그룹에 합류한 이후 처음으로 국내 취재진 앞에 섰다. 긴장감이 감도는 분위기에서 백브리핑이 시작되자 모든 시선은 그에게로 쏠렸다. SDV 전략의 핵심, 미래 로드맵, 기술 구현 방식 등 날카로운 질문이 그를 향해 쏟아질 것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기자석에서 나온 첫 질문은 다소 의외였다. "SDV가 정확히 뭔가요? 개념부터 설명해 주세요." 엔진 구조, 변속기 설계, 전기차 배터리 스펙까지 줄줄 꿰는 자동차 전문 기자들에게도 '소프트웨어 중심 차량'이라는 개념은 아직 낯설었던 것이다. '차량을 SW로 제어한다'는 추상적인 내용은 어렴풋이 알고 있었지만 그것이 실제로 무엇을 의미하는지, 어떻게 구현되는지는 현장에서조차 감이 잡히지 않았다는 의미다.


SDV의 개념을 묻는 질문에 송 사장은 개발 단계에서 '하드웨어(HW)와 소프트웨어(SW)의 분리'부터 설명했다. 기존 자동차 개발은 보통 HW가 먼저 개발되면 그에 맞는 맞춤형 SW를 따로 만들어 얹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차종이 바뀌면 SW 개발도 다시 처음부터 해야 했다. 구형 차량에 무선 소프트웨어 업데이트(OTA)를 통한 기능 추가를 한다 해도 그 범위가 제한적이었다. HW와 SW가 밀접하게 붙어있다 보니 개발 순서가 하나라도 어긋나면 과정도 복잡해졌다.


하지만 SDV의 개념을 도입해 HW와 SW 개발을 분리하면 개발 속도가 빨라지는 것은 물론 비용까지 줄어든다. HW는 표준화된 플랫폼을 '모듈 형태'로 설계해서 레고처럼 자유롭게 구성할 수 있도록 한다. SW는 SW대로 차량용 운영체제(OS) 위에서 애플리케이션 형태로 독립 개발된다. 이같이 개발 과정이 분리되면 새로운 디자인이나 새로운 플랫폼의 신차가 나오더라도 기존에 개발해 놓은 SW를 조합해 재활용할 수 있다. 또 HW를 덧대지 않더라도 SW 업데이트를 통해 새로운 기능들을 손쉽게 추가할 수 있다.


SDV로 소비자가 얻는 이득은?
"IT기업보다 더 IT스럽게" 현대차가 그리는 SDV 미래 현대차그룹이 개발중인 차세대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플레오스 커넥트(Pleos Connect)'. 포티투닷 제공

HW와 SW 개발이 분리되면 소비자 입장에선 어떤 점이 좋을까? 일단 스마트폰처럼 SW 업데이트를 통해 기기(차량)를 최신 상태로 유지할 수 있다. SDV는 차를 새로 사지 않아도 OTA를 통해 새로운 기능을 추가하거나 성능 개선, 버그 수정 등이 빨라진다. 예를 들면 현재 운전자를 보조하는 '레벨 2+' 수준에 멈춰있는 자율주행 기술이 몇 년 후 레벨 5(완전 무인 자율주행)까지 발전한다고 가정해보자. 레벨 2+ 단계에서 SDV 차량을 구매했다고 해도 수년 후 레벨 5의 자율주행 기술이 완성된다면 새 차를 사지 않아도 SW 업데이트만으로 완전 자율주행 기술의 혜택을 누릴 수 있게 된다. 또 소비자의 운전 습관이나 선호도 등에 맞춘 개인화된 차량 운영이 가능해지며, 실시간으로 보안 SW가 업데이트되면서 차량 보안이 강화되고 안전도 개선된다. HW의 교체 없이도 차를 최신 상태로 유지할 수 있기에 중고차 가격 하락 방어에서도 유리해진다.


SDV 시대엔 HW 개발은 안 해도 되나

SDV가 SW 업그레이드로 모든 기능을 업데이트할 수 있다면 이제 섀시와 파워트레인, 전기·전자장치, 차량용 반도체 같은 HW는 개발할 필요가 없어지는 건가? 정답부터 얘기하자면 아니다. SDV가 SW 중심 차량을 지향한다 해서 HW의 중요성이 줄어드는 건 아니다. 오히려 폭넓은 SW 구현과 OTA 차량 업데이트를 가능하게 하려면 고성능 연산 능력과 유연한 인터페이스를 갖춘 HW 플랫폼이 필수적이다. 특히 HW를 모듈화하고 표준화해야 SW 재사용과 확장성을 높일 수 있다.


"IT기업보다 더 IT스럽게" 현대차가 그리는 SDV 미래 현대차그룹이 개발 중인 중앙 집중형 전기·전자(E/E) 아키텍처. 현대차그룹 제공

즉 HW를 한 번 만들 때 제대로 만들어야 다양한 SW에 적용한 기능들을 위에 얹어볼 수 있다는 얘기다. 고성능 사양을 갖춘 기본 플랫폼을 제대로 갖춰 놓으면 이후엔 조합만 잘하면 된다. 덕분에 개별 차종의 개발 시간이 크게 단축된다. 현재 현대차그룹은 고성능 컴퓨터를 갖춘 차세대 HW를 개발하는 일에 몰두하고 있다. 새로운 전자·전기 아키텍처의 핵심은 △고성능 컴퓨터(HPVC·High Performance Vehicle Computer) △존 컨트롤러(Zone Controller)의 도입으로 제어기의 수를 획기적으로 줄였다는 점이다.


최근 자동차가 빠르게 전장화되면서 수십 개 이상의 ECU(전자제어장치)가 필요해졌다. 지금은 파워트레인, 서스펜션, 인포테인먼트, ADAS(운전자 보조 시스템) 등 기능별로 제어하는 컨트롤러가 각 부품에 따로 달려 있는 형태다. 이를 사람에 비유하자면 중앙에서 대뇌가 모든 것을 통합해 손발을 조종하는 게 아니라 각 부위를 움직이는 두뇌가 따로따로 달린 기형적인 구조다. 이 같은 구조로 설계한 차는 부품의 수가 늘어나고 배선이 복잡해질 뿐만 아니라 기능의 중복도 많아진다. 결국 비용적인 측면에서도 마이너스다.


"IT기업보다 더 IT스럽게" 현대차가 그리는 SDV 미래

자율주행, 커넥티비티 등 첨단 기능이 급속도로 늘어난 미래차 분야에선 분산형 ECU 방식의 한계가 명확해졌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현대차그룹은 차량 내 여러 ECU를 고성능 중앙 컴퓨터(HPVC)가 제어하도록 통합했다. 동시에 차량을 △오른쪽 △왼쪽 △뒤쪽 등 세 구역(존)으로 나누어, 각 영역에 물리적으로 가까운 제어기를 총 3개의 컨트롤러로 통합했다(존 컨트롤러). 물리적으로 가까운 제어기를 활용하는 방식을 통해 부품 수가 48개에서 16개로 66% 감소했으며, 배선의 회로 수도 22% 줄어들었다. HPVC 아키텍처를 적용한 현대차·기아 차량은 2026년 3분기에 페이스카(pace car)가 공개되며, 2027년 하반기에는 양산이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2028년에는 현대차그룹이 현재 개발 중인 모든 기술 역량을 쏟아부은 완성형 SDV가 출시된다. 누적 판매 목표는 2028년 700만대, 2029년 1400만대, 2030년 2200만대다.


SDV에서 차량용 OS가 중요한 이유는?

SDV는 기본 주행 기능(가속·브레이크·조향)부터 첨단 운전자 보조 시스템(ADAS), 배터리 관리, 인포테인먼트, 공조 시스템까지 차량의 모든 기능을 소프트웨어로 제어한다. 따라서 차량 내 여러 분산된 제어 장치와 컴퓨터를 하나로 묶어 관리하고 제어할 수 있는 차량용 운영체제(OS)의 중요성은 더욱 커지고 있다. 완성차 업체의 SDV 개발 역량을 평가하는 데 있어 차량용 OS 자체 개발 능력은 중요한 지표가 된다.

현대차그룹은 자체 개발한 차량 운영 체제 '플레오스 OS'를 기반으로 시스템을 운영하면서도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인 '플레오스 커넥트'는 구글의 안드로이드 오토(AAOS)와 연동되도록 했다. 이를 통해 외부 앱과의 호환성을 높이고 개발자 생태계를 확장하고자 시도했다.


경쟁사를 살펴보면 테슬라는 모든 차량 기능을 하나의 플랫폼에서 설계·운영하는 완전 자체 개발 통합형 OS를 보유하고 있다. 이 OS는 높은 완성도와 신뢰성을 자랑하지만 폐쇄형 구조이기에 외부 개발자가 테슬라 OS를 통해 차량용 앱을 개발하고 탑재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 반면 현대차그룹을 비롯한 독일·중국 완성차 업체들은 개방형 차량용 OS 개발에 적극 나서며 생태계 확장을 시도하고 있다. 특히 현대차그룹이 인포테인먼트에 구글 안드로이드 오토를 탑재한 건 개방성과 확장성을 강조한 선택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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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드파티 앱 개발자들은 구글 안드로이드 오토 개발 키트와 다양한 오픈소스 도구를 활용해 현대차·기아 차량에서 실행 가능한 앱을 자유롭게 개발할 수 있다. 개발된 앱은 현대차그룹 차량용 앱마켓 '플레오스 플레이그라운드'에 등록돼 운전자들이 쉽게 다운로드하고 적용할 수 있다. 현대차그룹은 이를 통해 스마트폰 시장의 앱마켓처럼 풍부한 개발자 생태계를 구축하겠다는 비전을 그리고 있다.

"IT기업보다 더 IT스럽게" 현대차가 그리는 SDV 미래



우수연 기자 yesim@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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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마예나 PD■ 출연 : 장성철 공론센터 소장(2월 2일)※ 기사 내용을 인용할 때는 반드시 '소종섭의 시사쇼'를 명기해 주시기 바랍니다. 소종섭 :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장성철 공론센터 소장과 함께 여러 가지 이슈들 짚어보도록 하겠습니다. 이재명 대통령 SNS 정치, 지난주 토요일부터 오늘 오전까지 9개를 올렸습니다.

  • 26.01.2907:47
    정청래 비판한 김민석, 치열한 두 사람의 '장군멍군'
    정청래 비판한 김민석, 치열한 두 사람의 '장군멍군'

    김민석 국무총리와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장군멍군'을 하고 있다. 보이지 않는 힘겨루기가 한창이다. 올 8월 전당대회를 향한 움직임이다. '8월 전대'는 누가 당 대표가 되느냐를 넘어 여권의 권력 지형을 가르는 의미가 있다. 정 대표가 연임에 성공한다면 그의 정치적 힘은 지금보다 더 커진다. 여권 내 위상이 올라가는 것도 당연하다. 2028년 국회의원 선거의 공천권을 쥐기 때문이다. 김민석 국무총리가 대표가 된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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