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bar_progress

글자크기 설정

닫기

"화장실 걱정 싹 사라졌어요" 콘서트·영화관 갈 때 꼭 챙겨야 할 100년 된 젤리 [日요일日문화]

시계아이콘01분 48초 소요
언어변환 뉴스듣기

SNS 화제의 '본탄아메'…日 콘서트·영화관 필수품으로
조선사탕이 원조…지역 과자공장에서 영감받아 생산

"껍질째 먹는 일본 젤리, 직접 먹어봤습니다."

"화장실 걱정 싹 사라졌어요" 콘서트·영화관 갈 때 꼭 챙겨야 할 100년 된 젤리 [日요일日문화] 한국 유튜브에 소개된 본탄아메. 유튜브.
AD

요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자주 등장하는 일본 젤리인데요. 겉에 식용비닐이 감싸져 있는 옛날 젤리가 인기를 끌고 있죠. 킨조제과의 킨조젤리부터 많은 젤리가 유행 중인데, 가장 근본으로 꼽히는 것이 이 '본탄아메(ボンタン飴)'입니다. 탄생 100년이 된 역사가 오래된 젤리인데요. 요즘 이 옛날 젤리가 의외의 용도로 일본 젊은 세대들에게 주목받고 있다고 합니다. 오늘은 우리나라 SNS에서도 주목받은 일본 껍질 젤리, 본탄아메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드립니다.


"화장실 걱정 싹 사라졌어요" 콘서트·영화관 갈 때 꼭 챙겨야 할 100년 된 젤리 [日요일日문화]

거슬러 가면 조선사탕이 원조

일본어로 아메(飴)는 사탕을 뜻합니다. 본탄은 요즘 우리나라에도 들어오는 과일 포멜로를 일컫는 말입니다. 본탄이나 분탄으로 부르는데, 외국에서 가고시마를 통해 일본에 전래했다고 합니다. 이 본탄은 과육이 시고 쓴 맛이 있기 때문에, 가고시마에서는 본탄 속껍질을 설탕에 절여 보존력을 높인 '본탄즈케(文旦漬け)'를 오래전부터 먹어왔다고 해요.


본탄아메는 1925년 지금 판매하는 세이카식품의 전신 '가고시마 과자'에서 만들게 됩니다. 당시 기업은 사탕뿐만 아니라 물엿 제조도 하고 있어서 물엿으로 '쵸센아메(朝鮮飴·조선사탕)'을 만들었다고 해요. 조선사탕이라니 뭔가 특이하죠? 가고시마현 인근 구마모토현의 명물인데, 물엿을 젤리 같은 형태로 만들어 녹말가루에 묻힌 것입니다. 긴 직사각형 모양으로 생겼는데요. 여기에는 아픈 역사가 있습니다. 이것은 원래는 보존력이 좋다는 뜻으로 '쵸세이아메(長生飴·장생사탕)이라고 불렀습니다. 그런데 임진왜란 당시 일본 장수 가토 기요마사가 한반도 출병 때 이를 가지고 가게 됩니다. 그러면서 이후 비슷한 발음의 쵸센아메, 조선사탕으로 굳어지게 됩니다.


"화장실 걱정 싹 사라졌어요" 콘서트·영화관 갈 때 꼭 챙겨야 할 100년 된 젤리 [日요일日문화] 구마모토에서 판매하는 쵸센아메. 구마모토 관광청.

여하튼 이 직사각형 형태의 쵸센아메를 공장 직원이 가위로 잘게 잘라서 놀고 있던 것을 가고시마 과자 창업주가 보게 됩니다. 이를 보고 '잘게 자른 모양의 젤리를 만들자'라는 힌트를 얻게 됐다고 해요. 여기에 현지 특산물인 본탄의 향과 맛을 입히고 캐러멜 형태로 만든 것이 본탄아메의 시작입니다. 옛날 방식을 그대로 고수하며 만들다 보니 여전히 물엿, 설탕, 찹쌀을 반죽으로 사용한다고 해요. 우리나라에도 옛날 추억의 문방구 과자로 유명했던 '오부라이트'가 있었습니다. 입에서 녹는 필름 같은 시트를 겉에 감싸 만들어 '껍질 채 먹는 젤리'로 불리곤 했습니다.

MZ사이에서 품귀현상…'화장실 참는 젤리'로 유명

이 젤리는 올해 출시 100주년을 맞았는데, 일본에서 다른 용도로 큰 인기를 끌게 됩니다. 바로 '본탄아메를 먹으면 화장실을 가지 않을 수 있다'라는 것인데요. 화장실에 다녀오기가 여의찮은 콘서트장, 영화관 등에 방문할 때 이것을 챙기면 화장실 가는 일을 참을 수 있다며 젊은 세대 필수품이 되었다고 합니다. 이 때문에 일부 매장에서는 '본탄아메 품절'을 내거는 등 품귀현상까지 빚고 있다는데요.


실제로 지역언론 서일본신문에서 대학생 10명을 데리고 강의 전 물을 마시고 본탄아메를 먹은 집단, 물만 마신 집단을 비교해봤는데 10명 중 7명이 "본탄 아메를 먹었을 때 화장실을 더 늦게 갔다"고 답했다고 합니다. 다만 이 7명 중 5명은 이미 "본탄아메가 화장실 가고 싶은 기분을 없앤다는 소문을 이미 들은 적이 있다"고 했는데요. 플라시보 효과일 가능성도 있다는 것입니다.

"화장실 걱정 싹 사라졌어요" 콘서트·영화관 갈 때 꼭 챙겨야 할 100년 된 젤리 [日요일日문화] 가게에서 본탄아메 품절을 알리고 있다. TBS.

다만 완전히 근거 없는 이야기는 아니라고 합니다. 본탄아메가 물엿, 찹쌀 등 당과 탄수화물을 주재료로 하고 있는데, 이것들은 물 분자와 결합해 몸 안에서 글리코겐으로 저장된다고 합니다. 수분을 더 저장하기 쉬워지기 때문에 소변이 되는 양을 이론적으로는 줄일 수는 있다는 것입니다. 다만 젤리를 몇 개 먹었다고 해서 얼마큼 효과가 있을지는 장담할 수 없다고 하네요.


AD

원래 본탄아메 유행 전에는 찹쌀떡이나 카스테라같이 당이 높은 음식을 먹으면 화장실을 잘 안 가게 된다는 이야기가 돌았다고 해요. 연장선상에서 주목받은 것이 아니겠냐는 분석도 있네요. 여하튼 단순히 틱톡 유명 간식인 줄 알았는데, 생각한 것 이상으로 더 많은 이야기를 담고 있는 것 같습니다.




전진영 기자 jintonic@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AD
AD

당신이 궁금할 이슈 콘텐츠

AD

맞춤콘텐츠

AD

실시간 핫이슈

AD

놓칠 수 없는 이슈 픽

  • 25.12.1606:40
     ⑥ 생존과 직결되는 복지 문제로 챙겨야…"진단체계 만들고 부처 간 연계 필요"
    ⑥ 생존과 직결되는 복지 문제로 챙겨야…"진단체계 만들고 부처 간 연계 필요"

    편집자주'장보기'를 어렵다고 느낀 적 있나요? 필요한 식품은 언제든 온·오프라인으로 살 수 있는 시대에 상상조차 불가능한 일이지만 대한민국에는 걸어서 갈 슈퍼도 없고, 배달조차 오지 않아 먹거리를 구하기 어려운 지역이 있습니다. 사막에서 오아시스 찾기처럼 음식을 살 수 없는 이곳을 '식품사막'이라 부릅니다. 식품사막은 고령화, 지방소멸, 정보격차 등으로 점점 넓어지고 있습니다. 장보기라는 일상의 불편함이 어떤

  • 25.12.1606:30
    "케첩은 알아도 토마토는 본 적 없다"는 美…일본은 달걀 아닌 "회·초밥이 왔어요"⑤
    "케첩은 알아도 토마토는 본 적 없다"는 美…일본은 달걀 아닌 "회·초밥이 왔어요"⑤

    편집자주'장보기'를 어렵다고 느낀 적 있나요? 필요한 식품은 언제든 온·오프라인으로 살 수 있는 시대에 상상조차 불가능한 일이지만 대한민국에는 걸어서 갈 슈퍼도 없고, 배달조차 오지 않아 먹거리를 구하기 어려운 지역이 있습니다. 사막에서 오아시스 찾기처럼 음식을 살 수 없는 이곳을 '식품사막'이라 부릅니다. 식품사막은 고령화, 지방소멸, 정보격차 등으로 점점 넓어지고 있습니다. 장보기라는 일상의 불편함이 어떤

  • 25.12.1406:30
     ④ 이동식 마트는 적자…지원 조례는 전국 4곳 뿐
    ④ 이동식 마트는 적자…지원 조례는 전국 4곳 뿐

    편집자주'장보기'를 어렵다고 느낀 적 있나요? 필요한 식품은 언제든 온·오프라인으로 살 수 있는 시대에 상상조차 불가능한 일이지만 대한민국에는 걸어서 갈 슈퍼도 없고, 배달조차 오지 않아 먹거리를 구하기 어려운 지역이 있습니다. 사막에서 오아시스 찾기처럼 음식을 살 수 없는 이곳을 '식품사막'이라 부릅니다. 식품사막은 고령화, 지방소멸, 정보격차 등으로 점점 넓어지고 있습니다. 장보기라는 일상의 불편함이 어떤

  • 25.12.1306:30
    "창고에 쟁여놔야 마음이 편해요"…목숨 건 장보기 해결하는 이동식 마트 ③
    "창고에 쟁여놔야 마음이 편해요"…목숨 건 장보기 해결하는 이동식 마트 ③

    편집자주'장보기'를 어렵다고 느낀 적 있나요? 필요한 식품은 언제든 온·오프라인으로 살 수 있는 시대에 상상조차 불가능한 일이지만 대한민국에는 걸어서 갈 슈퍼도 없고, 배달조차 오지 않아 먹거리를 구하기 어려운 지역이 있습니다. 사막에서 오아시스 찾기처럼 음식을 살 수 없는 이곳을 '식품사막'이라 부릅니다. 식품사막은 고령화, 지방소멸, 정보격차 등으로 점점 넓어지고 있습니다. 장보기라는 일상의 불편함이 어떤

  • 25.12.1206:40
    "새벽배송은 사치, 배달이라도 됐으면"…젊은 사람 떠나자 냉장고가 '텅' 비었다 ②
    "새벽배송은 사치, 배달이라도 됐으면"…젊은 사람 떠나자 냉장고가 '텅' 비었다 ②

    편집자주'장보기'를 어렵다고 느낀 적 있나요? 필요한 식품은 언제든 온·오프라인으로 살 수 있는 시대에 상상조차 불가능한 일이지만 대한민국에는 걸어서 갈 슈퍼도 없고, 배달조차 오지 않아 먹거리를 구하기 어려운 지역이 있습니다. 사막에서 오아시스 찾기처럼 음식을 살 수 없는 이곳을 '식품사막'이라 부릅니다. 식품사막은 고령화, 지방소멸, 정보격차 등으로 점점 넓어지고 있습니다. 장보기라는 일상의 불편함이 어떤

  • 25.12.1810:59
    이재명 대통령 업무 스타일은…"똑부" "구축함" "밤잠 없어"
    이재명 대통령 업무 스타일은…"똑부" "구축함" "밤잠 없어"

    정부 부처 업무 보고가 계속되고 있다. 오늘은 국방부 보훈부 방사청 등의 업무 보고가 진행된다. 업무 보고가 생중계되는 것에 대해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은 "감시의 대상이 되겠다는 의미, 정책이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보여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업무 보고가 이루어지면서 이재명 대통령의 업무 스타일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대통령실 참모들과 대통령과 같이 일했던 이들이 말하는 '이재명 업무 스타일'은 어떤 것인

  • 25.12.0607:30
    한국인 참전자 사망 확인된 '국제의용군'…어떤 조직일까
    한국인 참전자 사망 확인된 '국제의용군'…어떤 조직일까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연출 : 이미리 PD■ 출연 : 이현우 기자 우크라이나 전쟁에 참전했다가 사망한 한국인의 장례식이 최근 우크라이나 키이우에서 열린 가운데, 우리 정부도 해당 사실을 공식 확인했다.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매체 등에서 우크라이나 측 국제의용군에 참여한 한국인이 존재하고 사망자도 발생했다는 보도가 그간 이어져 왔지만, 정부가 이를 공식적으로 확

  • 25.12.0513:09
    김용태 "이대로라면 지방선거 못 치러, 서울·부산도 어려워"
    김용태 "이대로라면 지방선거 못 치러, 서울·부산도 어려워"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박수민 PD■ 출연 : 김용태 국민의힘 의원(12월 4일) "계엄 1년, 거대 두 정당 적대적 공생하고 있어""장동혁 변화 임계점은 1월 중순. 출마자들 가만있지 않을 것""당원 게시판 논란 조사, 장동혁 대표가 철회해야""100% 국민경선으로 지방선거 후보 뽑자" 소종섭 : 김 의원님, 바쁘신데 나와주셔서 고맙습니다. 김용태 :

  • 25.12.0415:35
    강전애x김준일 "장동혁, 이대로면 대표 수명 얼마 안 남아"
    강전애x김준일 "장동혁, 이대로면 대표 수명 얼마 안 남아"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경도 PD■ 출연 : 강전애 전 국민의힘 대변인, 김준일 시사평론가(12월 3일) 소종섭 : 국민의힘에서 계엄 1년 맞이해서 메시지들이 나왔는데 국민이 보기에는 좀 헷갈릴 것 같아요. 장동혁 대표는 계엄은 의회 폭거에 맞서기 위한 것이었다고 계엄을 옹호하는 듯한 메시지를 냈습니다. 반면 송원석 원내대표는 진심으로

  • 25.12.0309:48
    조응천 "국힘 이해 안 가, 민주당 분화 중"
    조응천 "국힘 이해 안 가, 민주당 분화 중"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미리 PD■ 출연 : 조응천 전 국회의원(12월 1일) 소종섭 : 오늘은 조응천 전 국회의원 모시고 여러 가지 이슈에 대해서 솔직 토크 진행하겠습니다. 조 의원님, 바쁘신데 나와주셔서 고맙습니다. 요즘 어떻게 지내시나요? 조응천 : 지금 기득권 양당들이 매일매일 벌이는 저 기행들을 보면 무척 힘들어요. 지켜보는 것


다양한 채널에서 아시아경제를 만나보세요!

위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