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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세수익으로 미국판 '민생쿠폰' 준다는 트럼프…포퓰리즘 논란[AK라디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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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반기 美 관세수익 134조원
美 국민 1인당 83만원씩 환급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관세 수익의 일부를 국민들에게 현금으로 지급하겠다고 발표하면서 미국 정계가 술렁이고 있다. 한국을 비롯한 각국이 관세 협상 타결과 함께 대규모 대미 투자를 약속한 가운데 나온 이번 정책은 "약탈 경제"라는 비판과 함께 치열한 정치적 논란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기자회견에서 "상호 관세를 15%로 낮추는 대신 각국으로부터 대규모 투자 약속을 받아냈다"고 발표했다. 한국은 3500억달러, 일본은 5500억 달러, 유럽연합(EU)은 7500억달러를 미국에 투자하겠다고 약속했다. 이런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이 관세 수익의 일부를 미국민들에게 나눠주겠다고 발표하면서 논란이 시작됐다. 미국 국민 1인당 최대 600달러, 우리 돈으로 약 83만원을 '관세환급금' 형태로 지급한다는 계획이다. 이는 과거 바이든 행정부 때 코로나19 팬데믹 당시 지급했던 지원금과 비슷한 수준이다.


올해 상반기에만 미국의 관세 수입은 1000억달러, 우리 돈으로 134조원에 달했다. 하반기 수익까지 합치면 올해 3000억달러를 넘을 것으로 전망된다. 나라마다 관세가 15%에서 25%까지 차등 적용되고 있고, 품목별 관세도 별도로 적용되기 때문에 하반기까지 미국 정부가 벌어들일 관세 수익은 앞으로도 계속 늘어날 전망이다. 여기에 각국의 엄청난 대미 투자액 약속까지 더해져 전체적인 수익은 3000억 달러를 훨씬 넘어설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조시 홀리 공화당 상원의원은 지난달 29일(현지시간) "관세로 인한 물가 인상 부담을 줄여주자"는 취지로 전 국민에게 관세 환급금을 지급하겠다는 내용의 법안을 발의했다. 트럼프 행정부와 공화당은 관세 수익으로 벌어들인 돈의 대부분은 미국의 정부 부채를 갚는 데 쓰고, 일부 남는 돈의 경우에는 민생 쿠폰처럼 미국인 1인당 최대 600달러씩 나눠준다는 계획이라고 밝혔다.


당초 트럼프 대통령은 이를 의회에 제출하지 않고 대통령령으로 시행하겠다고 발표했으나, 액수 자체가 워낙 크고 절차상 하자들이 많이 발생하기 때문에 결국 공화당에서 법안을 상정하는 형식으로 바뀌었다. 현재 상원과 하원을 모두 공화당이 장악하고 있기 때문에 법안을 밀어붙일 수는 있지만, 정치적 논란은 굉장히 커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관세수익으로 미국판 '민생쿠폰' 준다는 트럼프…포퓰리즘 논란[AK라디오] AF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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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은 이번 정책에 대해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특히 과거 바이든 행정부 때 공화당이 코로나19 관련 지원금 지급을 강하게 비판했던 점을 들어 "입장이 바뀐 것 아니냐"며 공격하고 있다. 당시 공화당은 "지원금을 주면 물가가 상승한다, 오히려 더 어려워진다"며 반대했었다. 그런데 지금은 똑같은 액수로 관세 환급금 법안을 상정한 것이다.


인플레이션 우려가 확산되면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도 금리를 동결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금리를 내려달라고 굉장히 많은 압박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전 국민에게 600달러씩 지원금을 준다는 발표가 나오자 결국 금리를 동결할 수밖에 없었다는 분석이다. 이달뿐만 아니라 9월에도 금리 인하는 어렵다는 전망까지 나왔다. 과거 코로나19 당시 바이든 행정부에서 지급했던 지원금이 인플레이션을 2.6% 정도 올렸다는 지적이 나왔었기 때문에, 이번에도 비슷한 액수가 나가면 미국 경제에 오히려 악영향을 주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한편 미국 민주당과 정재계에서 이번 결정을 크게 반발한 이유 중 하나는 내년 11월에 미국의 중간선거가 있기 때문이다. 관세 환급금 법안을 발의했기 때문에 연말 아니면 내년 초에 실제로 법안이 모두 통과되면 지급될 가능성이 있다. 결국 거의 사전 선거 운동 아니냐는 비판이 나오게 되는 것이다. "그야말로 이거야말로 포퓰리즘 정책 아니냐"며 미국 민주당에서 굉장히 비판하고 있다.


그런데 이 정책이 단순히 미국 내정 문제에 그치지 않는다는 점에서 더욱 주목받고 있다. 결국 우리나라를 비롯한 외국이 낸 관세와 투자금으로 미국 국민들에게 용돈을 나눠준다는 것이기 때문이다. 더 큰 문제는 이 법안이 통과되어 미국에서 관세 환급금이 민생 지원금으로 아예 정착되어버리면, 향후 미국은 정권이 바뀌어도 계속 타국과 관세 전쟁을 벌이지 않겠냐는 우려다. 결국 다른 나라에서 돈을 가져와서 자국민에게 나눠주는 일종의 약탈 경제 시스템이 구축될 수 있다는 것이 가장 우려스러운 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관세수익으로 미국판 '민생쿠폰' 준다는 트럼프…포퓰리즘 논란[AK라디오] 지난달 30일 평화주권행동 평화너머 활동가들이 서울 종로구 주한 미국대사관 앞에서 트럼프 관세-안보 패키지수탈 규탄 시위를 벌이고 있다. 연합뉴스

한 번 이런 식으로 지원금을 주기 시작하면 나중에는 정례화될 수밖에 없다. 결국 그다음 정권에서도 선거를 앞두고서는 이런 현금 살포 정책을 펼칠 수밖에 없기 때문에, 미국 관세 수입이 고정적으로 계속 많아져야 한다는 이야기가 되고 반복적인 관세 협상을 타국에 요구하게 된다는 것이다.


가뜩이나 이번 관세 협상에서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일본, 유럽연합 할 것 없이 굉장히 전 세계 많은 국가들이 상당한 투자금을 미국에 거의 바치다시피 한 상황인데, 이런 상황이 지속되면 궁극적으로는 미국 경제에도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다. 국제 무역 자체가 위축될 수 있고 미국으로의 수출입 물량도 줄어들면서 미국도 손해를 볼 수 있다는 우려다.


관세 환급금이라는 개념 자체도 논란이 되고 있다. 원래 관세 환급금이라는 것은 자국의 주요 산업 보호를 위해서 기업들에게 보조금 형태로 돌려주는 돈인데, 이것을 국가 정부가 민생 지원금처럼 국민들에게 나눠줘도 되는 것이냐는 지적이다. 결국 외국 기업과 미국 기업들이 낸 돈으로 미국 정부가 국민들에게 복지 정책으로 이 돈을 쓰겠다는 것이니까, 기업들에게 돈을 걷어서 국민들에게 나눠주겠다는 얘기가 아니냐는 비판이 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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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환급금 정책은 단순한 미국 내정 사안을 넘어서 국제 통상 질서 전체를 뒤흔들 수 있는 중대한 변화로 평가되고 있다. 앞으로 이 정책이 어떻게 전개될지, 그리고 국제사회가 어떻게 대응할지가 향후 세계 경제의 향방을 좌우할 중요한 변수가 될 전망이다.




이현우 기자 knos84@asiae.co.kr
박수민 PD soop@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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